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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동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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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Sun, 05 Feb 2012 21:34:5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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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12국제신문] 꿩 엄마 -강경숙</title>
            <dc:creator>강경숙</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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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966/488/8ee876f9549761bccc594bd981812c25.JPG&quot; alt=&quot;물푸레~21.JPG&quot; title=&quot;물푸레~21.JPG&quot; width=&quot;300&quot; height=&quot;225&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꿩 엄마&lt;/p&gt;
&lt;p&gt;강경숙&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 알고보니 품던 알 보호 위해 온몸으로 모성애 발휘&lt;/p&gt;
&lt;p&gt;- 엄마 꿩과 알, 우리가 보호할 터&lt;/p&gt;
&lt;p&gt;&lt;br /&gt;쪼로록 쫄쫄쫄&lt;/p&gt;
&lt;p&gt;처마끝 낙숫물 소리에 눈을 떴다.&lt;/p&gt;
&lt;p&gt;&quot;비 와요?&quot;&lt;/p&gt;
&lt;p&gt;&quot;오이야, 장마철도 아닌데 사흘 달아 비가 오네. 바람도 마이 불고.&quot;&lt;/p&gt;
&lt;p&gt;텔레비전 앞에 있던 할아버지가 돌아보셨다.&lt;/p&gt;
&lt;p&gt;&quot;으윽, 구질구질한 비.&quot;&lt;/p&gt;
&lt;p&gt;투덜거리며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비 오는 날이 싫다. 옷자락이 살갗에 감기는 것도 질색이지만 반곱슬 머리카락이 더욱 곱슬거려서다.&lt;/p&gt;
&lt;p&gt;진희처럼 매직 파마로 머리카락 쫙 폈으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폭 나왔다.&lt;/p&gt;
&lt;p&gt;&quot;지집아가 아즉부터 웬 한숨이고. 청승맞게.&quot; &lt;/p&gt;
&lt;p&gt;방으로 들어오던 할머니가 혀를 찼다. 오늘도 할머니 밥상은 따분했다. 가지나물, 호박잎쌈, 풋고추 등. 늘 무치거나 찐 물컹한 채소반찬 뿐이다. &quot;깨작거리지 말고 퍽퍽 좀 묵어. 그래갖고 어데 복 들어오것나?&quot;&lt;/p&gt;
&lt;p&gt;나는 얼른 밥그릇에 물을 부었다. 물에 만 밥을 입 속에 들이붓다시피 하곤 가방을 멨다.&lt;/p&gt;
&lt;p&gt;&quot;다녀오겠습니다.&quot;&lt;/p&gt;
&lt;p&gt;&quot;치영아, 우산을 바람 부는 쪽으로 기울여라. 그래야 안 뒤집어진다이.&quot;&lt;/p&gt;
&lt;p&gt;할아버지가 마루에 나와 이르신다. 밖으로 나오니 비바람이 정말 세게 불었다. 길가 버드나무가 온몸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내 머리카락도 마구 헝클렸다. 우산을 바짝 낮추어 잡고 버스 서는 곳으로 갔다.&lt;/p&gt;
&lt;p&gt;&quot;어이! 손치영, 어서 와.&quot;&lt;/p&gt;
&lt;p&gt;기울였던 우산을 바로 세웠다. 분홍색 점퍼에 분홍색 우산을 쓴 진희였다. 진희는 빗속에 핀 꽃같이 환했다.&lt;/p&gt;
&lt;p&gt;&quot;새옷이네. 예쁘다!&quot;&lt;/p&gt;
&lt;p&gt;&quot;응. 어제 우리 엄마가.&quot;&lt;/p&gt;
&lt;p&gt;진희가 폼을 재며 은근히 자랑하는데 버스가 왔다. 나는 우산을 접어 들고 진희 뒤를 따라 버스에 올랐다. 진희의 방수 점퍼에 떨어진 빗방울은 스미지 않고 또르르 굴렀다. 진희가 엄마와 지낸 이야기를 할 동안 나는 말없이 앞머리만 잡아당겼다. 집에서 오 리 떨어진 학교엔 금방 도착했다.&lt;/p&gt;
&lt;p&gt;진희와 나는 동네에 딱 둘뿐인 초등학생이다. 둘 다 도시에 살다가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맡겨졌다. 처지가 비슷한 우리는 금방 친해졌다.&lt;/p&gt;
&lt;p&gt;진희는 외할머니와 둘이 사는데 가끔 부모님이 다녀가신다. 옷이나 신발을 사오고 읍내로 나가 외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엄마 아빠는….&lt;/p&gt;
&lt;p&gt;슬며시 일어나는 엄마 아빠 생각을 떨치려 머리를 흔들었다.&lt;/p&gt;
&lt;p&gt;비가 내려 교실 안은 시끌시끌했다. 운동장에 못 나가는 아이들의 장난과 수다로 시장 바닥 같았다.&lt;/p&gt;
&lt;p&gt;&quot;좀 조용히 해라!&quot;&lt;/p&gt;
&lt;p&gt;반장이 크게 소리를 질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 중 진희 소리가 제일 컸다. 오늘따라 말과 행동에 자신감이 넘쳐보인다. 문득 진희가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lt;/p&gt;
&lt;p&gt;&quot;와, 치영이 앞머리 좀 봐라. 인형 머리같이 오글오글하다.&quot;&lt;/p&gt;
&lt;p&gt;순간 꿀꿀하던 기분에 번쩍, 번갯불이 튀었다.&lt;/p&gt;
&lt;p&gt;&quot;남 머리카락은 왜 들먹이는데? 매직 파마했다고 재냐?&quot;&lt;/p&gt;
&lt;p&gt;&quot;내가 언제 쟀어? 계집애가 꽈배기를 먹었나, 배배 꼬이기는.&quot;&lt;/p&gt;
&lt;p&gt;&quot;뭐? 꽈배기?&quot;&lt;/p&gt;
&lt;p&gt;&quot;그래, 꽈배기!&quot;&lt;/p&gt;
&lt;p&gt;&quot;말 다했나?&quot;&lt;/p&gt;
&lt;p&gt;&quot;다했다, 어쩔래?&quot;&lt;/p&gt;
&lt;p&gt;아침 수다로 정신없던 아이들이 이거 웬 구경이냐는 얼굴로 쳐다봤다.&lt;/p&gt;
&lt;p&gt;나도 모르게 어른들께 들은 말을 뱉고 말았다.&lt;/p&gt;
&lt;p&gt;&quot;너희 아버지 돈 떼먹고 달아났다지. 그래서 너네 엄마랑 이혼했다며?&quot;&lt;/p&gt;
&lt;p&gt;내 말에 진희도 지지 않고 노려보며 쏘아붙였다.&lt;/p&gt;
&lt;p&gt;&quot;이혼이 뭐 어때서? 엄마 없는 것보다 백배 낫지.&quot;&lt;/p&gt;
&lt;p&gt;나는 그만 말문이 턱 막혔다. 몇 만 볼트의 전기에 감전된 기분이 이럴까. 귀가 먹먹하고 머릿속이 캄캄해졌다. 할 말을 잃은 나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자리에 앉았다. 곧이어 선생님이 들어오셨다.&lt;/p&gt;
&lt;p&gt;공부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너무 길고 지루한 하루였다.&lt;/p&gt;
&lt;p&gt;청소를 끝내고 나오다가 진희와 마주쳤다. 진희는 나를 힐끗 쳐다보곤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가버렸다. 비는 이미 그쳐있었다. 접은 우산을 건들건들 흔들며 혼자 교문을 나섰다. 재잘대며 옆을 스쳐가는 아이들은 모두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lt;/p&gt;
&lt;p&gt;어느 날, 갑자기 밀려든 거대한 쓰나미처럼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났다.&lt;/p&gt;
&lt;p&gt;엄마가 생각지도 않은 동생을 가졌다고 할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lt;/p&gt;
&lt;p&gt;엄마는 종종 다리가 붓던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 엄마 배가 농구공처럼 둥글둥글해진 어느 날 아침.&lt;/p&gt;
&lt;p&gt;&quot;아이고, 배야….&quot;&lt;/p&gt;
&lt;p&gt;엄마가 지르는 비명 소리에 잠을 깼다. 놀란 아빠는 엄마를 데리고 급히 병원으로 갔다. 그런데, 그날 병원에 간 엄마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임신중독증. 담배나 알코올 중독은 들어봤지만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하루아침에 엄마를 잃은 충격은 나보다 아빠가 더 큰 것 같았다.&lt;/p&gt;
&lt;p&gt;엄마가 말없이 떠나버린 뒤 아빠가 한 일은 술 마시고 우는 일뿐이었다. 아빠는 직장에도 안 갔다.&lt;/p&gt;
&lt;p&gt;&quot;이놈아, 정신 좀 차려라! 어린 치영이는 어떡하라고!&quot;&lt;/p&gt;
&lt;p&gt;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넋 나간 아빠 등을 후려쳤다. 아빠는 아무것에도 마음을 붙일 수 없다고 했다. 나는 할아버지를 따라 시골로 왔다. 오학년이니 벌써 이 년이 다 된 일이다. 아빠는 명절에나 삐쭉 다녀가신다.&lt;/p&gt;
&lt;p&gt;할머니는 툭하면 눈물 찔끔거리며 신세타령이다. 하지만 나는 엄마 아빠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엄마 아빠와 함께 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은 마음이 이상하다. 쓸쓸하고 슬픈 기분이 떨쳐지지 않는다. 문득 문구점이 눈에 들어왔다. 딱히 살 것도 없는데 안으로 들어갔다. 이것저것 건드리다 별 생각없이 머리핀 하나를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런데 운 나쁘게 걸리고 말았다. 아줌마는 요란스럽게 창피를 주지는 않았다. 대신 아버지 이름을 대라고 했다. 할아버지 말씀마따나 시골은 사방 십 리가 이웃 같아서 이름만 들어도 뉘 집 자식인지 알기 때문이다.&lt;/p&gt;
&lt;p&gt;힘없이 털레털레 집에 들어서는 날 보고 할머니가 눈을 흘겼다.&lt;/p&gt;
&lt;p&gt;&quot;진희는 벌써 오더만 니는 와 인자 오노?&quot;&lt;/p&gt;
&lt;p&gt;나는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서 벌렁 누워버렸다.&lt;/p&gt;
&lt;p&gt;&quot;뉘 닮아 성질머리가 저 꼴일꼬? 진희는 입 댈 것 없이 싹싹하더만.&quot;&lt;/p&gt;
&lt;p&gt;할머니 잔소리가 시작되는데 전화벨이 울린다.&lt;/p&gt;
&lt;p&gt;&quot;뭐시라꼬예? 아이고, 뒤엘랑은 그런 일 없그로 단단히 나무래것습니더.&quot;&lt;/p&gt;
&lt;p&gt;나는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겁이 나서가 아니라 짜증이 나서다.&lt;/p&gt;
&lt;p&gt;&quot;치영이 니 이리 쫌 나와봐라.&quot;&lt;/p&gt;
&lt;p&gt;대답이 없으니 할머니 목청이 올라간다.&lt;/p&gt;
&lt;p&gt;&quot;할미 말 안 들리나? 퍼뜩 몬 나오나!&quot;&lt;/p&gt;
&lt;p&gt;마지못해 방문을 열고 마루로 나갔다.&lt;/p&gt;
&lt;p&gt;&quot;와 그랬노? 대체 그기 어데서 배운 행신머리고. 어이?&quot;&lt;/p&gt;
&lt;p&gt;모처럼 비 그쳤는데 잔소리 소낙비가 쏟아진다.&lt;/p&gt;
&lt;p&gt;&quot;자식복 없는 팔자, 손녀복은 뭐 있으까이. 하이고, 내 신세야.&quot;&lt;/p&gt;
&lt;p&gt;또 시작이다, 생각하며 몰래 한숨을 쉬는데 할아버지가 눈짓을 한다.&lt;/p&gt;
&lt;p&gt;나는 슬그머니 엉덩이를 일으켰다. 대문 나서는 할아버지 뒤를 따르는데 할머니 잔소리도 따라붙는다.&lt;/p&gt;
&lt;p&gt;&quot;어데로 내빼노!&quot;&lt;/p&gt;
&lt;p&gt;골목을 벗어날 때 앞서 가시던 할아버지가 돌아보고 웃으셨다.&lt;/p&gt;
&lt;p&gt;&quot;물벼락이 쏟아질 땐 피하고 볼일이재.&quot;&lt;/p&gt;
&lt;p&gt;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lt;/p&gt;
&lt;p&gt;&quot;치영아.&quot;&lt;/p&gt;
&lt;p&gt;&quot;네에.&quot;&lt;/p&gt;
&lt;p&gt;&quot;할애비가 수수께끼 하나 낼낀 께 함 알아맞차 봐라이.&quot;&lt;/p&gt;
&lt;p&gt;조금 전까지의 기분이 싹 가시면서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lt;/p&gt;
&lt;p&gt;&quot;어떤 소장수가 있었는기라. 소 팔러 갔다가 날이 저물어 주막에 들었재.&quot;&lt;/p&gt;
&lt;p&gt;&quot;그래서요?&quot;&lt;/p&gt;
&lt;p&gt;&quot;주막에서는 소죽도 낄이 주는데, 주인이 소가 몇 마린고 물었어.&quot;&lt;/p&gt;
&lt;p&gt;할아버지 수수께끼는 옛날이야기 같이 재미있다.&lt;/p&gt;
&lt;p&gt;&quot;소장수가 대답하길, &apos;우족각이 천이요.&apos; 아, 이러네.&quot;&lt;/p&gt;
&lt;p&gt;무슨 뜻인지 몰라 멀뚱거리는데 할아버지가 말을 이었다.&lt;/p&gt;
&lt;p&gt;&quot;뭔 소린지 몰라 주인이 멀뚱멀뚱하는데 옆에 있던 똑 니만한 딸내미가 네, 알았습니더! 하더란다. 소는 몇 마리였을꼬?&quot;&lt;/p&gt;
&lt;p&gt;내만한 주막집 딸은 척 알았다는 게 신경 쓰였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는데 할아버지가 슬쩍 귀띔을 하신다.&lt;/p&gt;
&lt;p&gt;&quot;그랑깨, 우족각은 소 발하고 뿔이니라.&quot;&lt;/p&gt;
&lt;p&gt;&quot;아! 소 우, 발 족, 뿔 각. 잠깐만요, 할아버지.&quot;&lt;/p&gt;
&lt;p&gt;꼬챙이를 주워 땅바닥에 계산을 했다.&lt;/p&gt;
&lt;p&gt;&quot;발이 네 개고 뿔이 두 개니 천 나누기 육. 음, 백육십육에 나머지 사…. 사? 아, 알았다!&quot;&lt;/p&gt;
&lt;p&gt;저만큼 떨어진 할아버지 뒤에 따라 붙으며 말했다.&lt;/p&gt;
&lt;p&gt;&quot;할아버지, 그러니까 소는 백육십여섯 마리고요, 뿔 안 난 송아지가 한 마리. 맞죠?&quot;&lt;/p&gt;
&lt;p&gt;&quot;옳다구나!&quot;&lt;/p&gt;
&lt;p&gt;나는 기분이 좋아서 활짝 웃었다. 할아버지는 문구점 이야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이래서 할아버지가 좋다. 할머니는 좀 지겹지만.&lt;/p&gt;
&lt;p&gt;왜애앵 왱왱 차르르르.&lt;/p&gt;
&lt;p&gt;밭 가까이 가니 기계 소리가 요란했다. 이웃 밭 아저씨가 기계를 메고 밭둑 풀을 베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단단히 이르신다.&lt;/p&gt;
&lt;p&gt;&quot;돌 튕기면 큰일난깨, 저 예초기 옆엘랑 얼씬도 마라.&quot;&lt;/p&gt;
&lt;p&gt;긴 자루 끝에 달린 둥근 칼날이 바람개비처럼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lt;/p&gt;
&lt;p&gt;빙글빙글 돌아가는 칼날은 풀이고 어린 나무고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베 넘겼다. 아저씨는 기계를 끄고 인사를 했다.&lt;/p&gt;
&lt;p&gt;&quot;비가 와서 풀이 엄청 자랐네예.&quot;&lt;/p&gt;
&lt;p&gt;&quot;그러게. 범이 새끼를 쳐도 모르겠구먼.&quot;&lt;/p&gt;
&lt;p&gt;&quot;낫으로 베면 몇 날 며칠 고생할낀데 예초기가 있어 수월합니더.&quot;&lt;/p&gt;
&lt;p&gt;&quot;그래도 조심 또 조심하게.&quot;&lt;/p&gt;
&lt;p&gt;할아버지는 밭둑에 서서 우리 밭을 휘휘 둘러보셨다.&lt;/p&gt;
&lt;p&gt;&quot;풀에 치여 고추고 고구마고 도통 숨을 못 쉬네. 할애비 밭 맬 동안 오디 따 묵고 놀거라.&quot;&lt;/p&gt;
&lt;p&gt;할아버지는 밭가에 서있는 뽕나무를 가리켰다. 죽죽 늘어진 뽕나무 가지마다 검붉은 오디가 쪼롬히 달렸다. 나는 가지를 당겨 잘 익은 오디를 따서 입속에 털어넣었다. 달콤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찼다.&lt;/p&gt;
&lt;p&gt;한 주먹을 따서 할아버지께 가져가는데 풀 베던 아저씨가 &quot;에헤!&quot;하며 기계를 껐다.&lt;/p&gt;
&lt;p&gt;&quot;무슨 일이여?&quot;&lt;/p&gt;
&lt;p&gt;할아버지가 놀라 물었다.&lt;/p&gt;
&lt;p&gt;&quot;별 일은 아니고예, 꿩이 한 마리….&quot;&lt;/p&gt;
&lt;p&gt;&quot;꿩?&quot;&lt;/p&gt;
&lt;p&gt;나는 얼른 그쪽으로 달려갔다. 할아버지도 따라왔다. 여기저기 풀이 어지러이 널린 곳을 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 한쪽 날개 잘린 꿩 한 마리가 파닥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주변에는 얼룩덜룩한 작은 알이 흩어져 있었다.&lt;/p&gt;
&lt;p&gt;몇 개는 깨져서 노른자가 흘러나왔다.&lt;/p&gt;
&lt;p&gt;&quot;꿩 있는 줄 알 턱이 있어야재.&quot;&lt;/p&gt;
&lt;p&gt;아저씨는 대수롭잖다는 듯이 말했다.&lt;/p&gt;
&lt;p&gt;&quot;아이고, 이 미련한 짐승아, 기계 소리가 나면 얼른 피할 것이재. 알 품고 있다 이 꼴 당했구먼. 쯧쯧쯧.&quot;&lt;/p&gt;
&lt;p&gt;할아버지가 혀를 찼다.&lt;/p&gt;
&lt;p&gt;&quot;하여튼 꿩이란 놈은 제 목숨 내놓고 알을 지킬라 칸다카이.&quot;&lt;/p&gt;
&lt;p&gt;아저씨는 날지 못하고 파닥대는 어미 꿩 날개 죽지를 잡아들었다.&lt;/p&gt;
&lt;p&gt;&quot;이게 바로 꿩 먹고 알 먹고네예. 예전부터 꿩알 주우면 과거 급제 한다 캤는데 좋은 일이 있을 모양입니더.&quot;&lt;/p&gt;
&lt;p&gt;&quot;안돼요!&quot;&lt;/p&gt;
&lt;p&gt;나는 눈물을 쏟으며 소리쳤다. 흩어진 꿩알을 줍던 아저씨는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lt;/p&gt;
&lt;p&gt;목구멍 저 안에서 뭉클한 덩어리가 올라오고 가슴이 못에 찔린 것 같이 아팠다.&lt;/p&gt;
&lt;p&gt;&quot;할아버지, 어떡해? 꿩 엄마랑 알 이제 어떡해요? 엉엉엉.&quot;&lt;/p&gt;
&lt;p&gt;나는 울음을 터뜨리며 털썩 주저앉았다.&lt;/p&gt;
&lt;p&gt;품고있던 알 놔두고 날아올랐으면 아무 일 없었을텐데. 날개가 잘렸으니 날지도 못하고, 불쌍한 꿩 엄마. 엄마, 엄마아….&lt;/p&gt;
&lt;p&gt;오랫동안 가둬놓았던 몸 안의 눈물샘이 터진 듯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 할아버지는 몸을 구부려 말없이 내 어깨를 가만가만 다독였다.&lt;/p&gt;
&lt;p&gt;할아버지 따뜻한 손길에 나는 발버둥을 치며 더 큰 소리로 울었다.&lt;/p&gt;
&lt;p&gt;&quot;포수도 새끼 품은 짐승은 안 건드린다네. 그 꿩은 이리 주게.&quot;&lt;/p&gt;
&lt;p&gt;&quot;예? 어떡하실라꼬예?&quot;&lt;/p&gt;
&lt;p&gt;&quot;아, 어떡하긴! 집에 델꼬가서 치료하고 꺼병이 봐야재.&quot;&lt;/p&gt;
&lt;p&gt;할아버지는 아저씨 손에서 다친 꿩을 받아 들었다. 꿩알 일곱 개는 내 티셔츠 앞섶에 싸주셨다.&lt;/p&gt;
&lt;p&gt;&quot;치영아, 헛간에 집 만들어 어미꿩 돌봐주자. 새끼 까서 크면 날려 주고.&quot;&lt;/p&gt;
&lt;p&gt;나는 울음 끝을 추스르며 옷자락에 싼 꿩알을 두 손으로 소중히 감쌌다.&lt;/p&gt;
&lt;p&gt;이상하게 가슴이 따뜻하고 코끝이 시큰했다. 아기를 안은 것처럼 조심조심 걸었다. 집 가까이 왔을 때였다. 골목길에 진희가 보였다. 진희는 할아버지가 든 꿩을 보고 달려왔다.&lt;/p&gt;
&lt;p&gt;&quot;어, 꿩이네요!&quot;&lt;/p&gt;
&lt;p&gt;&quot;그래. 좀 다쳤느니라.&quot;&lt;/p&gt;
&lt;p&gt;&quot;안됐다. 어쩌다가 그랬어?&quot;&lt;/p&gt;
&lt;p&gt;진희는 내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lt;/p&gt;
&lt;p&gt;&quot;으응, 알 품고 있다가….&quot;&lt;/p&gt;
&lt;p&gt;&quot;꿩알? 그럼 조금 있으면 아기 꿩 나오겠네.&quot;&lt;/p&gt;
&lt;p&gt;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진희가 두 눈을 빛내며 말했다.&lt;/p&gt;
&lt;p&gt;&quot;치영아, 엄마꿩 우리가 돌봐주자. 아기꿩 나오면 이름도 지어주고. 응응?&quot;&lt;/p&gt;
&lt;p&gt;아침의 일 따위 깡그리 잊어버린 진희 모습에 나는 피식 웃었다.&lt;/p&gt;
&lt;p&gt;비 내리다 갠 유월 오후의 햇살은 더욱 밝고 눈부셨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당선소감&amp;gt;세모에 날아든 낭보, 면구스럽지만 나에겐 특별한 보너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맑은 햇살 속에 뛰노는 아이들을 보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lt;/p&gt;
&lt;p&gt;세상에 그보다 찬란하고 눈부신 존재는 없을 것이다. 울고 있는 아이를 보면 슬프고 속상하다.&lt;/p&gt;
&lt;p&gt;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 파탄 낸 사정 때문에 하루아침에 낯선 곳에 내몰려 불안하고 외로운 우리 아이들. 맑고 여린 그 영혼들이 감당한 삶의 무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lt;/p&gt;
&lt;p&gt;그러나 캄캄하고 모진 삶의 물살 속에서도 나의 아이들은 빛나는 생명력으로 꿋꿋하게 살아갈 것이다. 슬플 겨를 없는 꿀벌처럼, 버려진 순간 생존하는 법을 터득하는 &apos;길냥이&apos;처럼.&lt;/p&gt;
&lt;p&gt;그 아이들이 때 묻고 굳은 내 마음의 숲에 맑은 시냇물처럼 흘러드는 동화쓰기. 어쩌면 동화는, 어디선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찾는 지점이 될 것도 같았다. 무성한 것 다 떨치고 본래 지니고 있던 맑고 단순한 마음을 찾는 진정한 자기 승화. 그 가당찮은 견강부회의 해석과 확신이 나쁘지 않다.&lt;/p&gt;
&lt;p&gt;올 한해도 나는 잘 살아왔다. 막힌 하수구처럼 풀리지 않는 집안일에, 여기저기 아파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했고, 돌아올 수 없는 길 떠난 혈육으로 하늘이 안 보이기도 했지만 내 행복지수는 낮은 적이라곤 없었다.&lt;/p&gt;
&lt;p&gt;세모에 날아든 낭보는 실적 없이 받은 특별 보너스다. 불타는 야망도 치열한 자기성찰도 없는 설렁설렁한 글쓰기가 면구스럽지만. 그러나 나보다 더 기뻐할 좋은 사람들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이 세상 누구도 저 혼자 잘나서 이루는 것은 없다. 무수한 관계 속에서 비로소 온전한 자신의 존재 새삼 확인하나니….&lt;/p&gt;
&lt;p&gt;밭 매고, 바느질 하고, 글 쓰는 노동 속에서 이미 행복하였기에 이 영광은 모두 그들의 몫이다.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약력 1958년 경남 합천 출생. 국어국문학을 전공 / 초등학교 방과후강사 활동 / 현재 수행전문지 &apos;반냐&apos;에 기고 중.&lt;/p&gt;
&lt;p&gt;&lt;br /&gt;&amp;lt;심사평&amp;gt;자연친화적 생명의식 드높이면서 따뜻한 감동 돋보여&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올해 &apos;국제신문&apos;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응모한 작품은 144편이었다. 전국 각지 그리고 해외에 살고 있는 동화작가 지망생들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서 쓴 작품들을 보내와 심사위원들은 진지하게 오랜 시간 토론과 고민을 해야 했다. &lt;/p&gt;
&lt;p&gt;응모한 작품들 가운데 &apos;꿩 엄마&apos; &apos;쓰레기통의 시계 할아버지&apos; &apos;두고 보자, 개&apos; &apos;철인 무&apos;가 마지막까지 당선작 자리를 겨루었다.&lt;/p&gt;
&lt;p&gt;&apos;철인 무&apos;는 몇 가지 사고를 겹쳐 당해 장애를 가진 주인공 영무와 전학 온 경수의 캐릭터는 잘 살렸으나 너무 흔한 소재였다. &apos;두고 보자, 개&apos;는 개성적인 구성과 긴장감이 도드라진 점은 좋았으나 가장 중요한 감동이 부족한 것이 흠이었다. &apos;쓰레기통의 시계 할아버지&apos;는 환상동화답게 아기자기하고 캐릭터들도 생동감이 넘쳤으나 너무 뻔한 결말을 보여준 점이 아쉬웠다.&lt;/p&gt;
&lt;p&gt;강경숙의 &apos;꿩 엄마&apos;는 서정적인 분위기와 안정감 있는 구성, 문장이 술술 잘 읽히는 장점은 있었으나 시대적 배경을 뚜렷이 보여주지 못한 점과 주제의 참신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자연친화적이고 생명의식을 드높인 점, 인상적인 결말에서 따뜻한 감동이 전달된 점을 높이 사 당선작으로 뽑았다.&lt;/p&gt;
&lt;p&gt;응모작 144편을 살펴보면 왕따, 결손가정, 다문화 가정 이야기 등 흔한 주제를 다룬 생활동화가 주류를 이루었고 환상동화 역시 의인화에 판에 박힌 안이한 주제 구성과 단순한 결말에 그쳤다.&lt;/p&gt;
&lt;p&gt;동화작가 지망생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찾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apos;꿩 엄마&apos;를 응모한 강경숙의 당선을 축하하며 부디 정진하여 좋은 작가가 되길 빈다. &lt;/p&gt;
&lt;p&gt;■심사위원 : 김병규 최영희&lt;br /&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3:13:34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매일신문] 오! 해피 봉순  -김진희</title>
            <dc:creator>김진희</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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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strong&gt;&lt;font color=&quot;#112a75&quot;&gt;&lt;span style=&quot;FONT-SIZE: 12pt&quot;&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962/488/99918b95b99aa794fc23a5a606ecd647.JPG&quot; alt=&quot;물푸레~15.JPG&quot; title=&quot;물푸레~15.JPG&quot; width=&quot;300&quot; height=&quot;261&quot; style=&quot;&quot; /&gt;&lt;/span&gt;&lt;/font&gt;&lt;/strong&gt;&lt;/p&gt;
&lt;p&gt;&lt;strong&gt;&lt;font color=&quot;#112a75&quot;&gt;&lt;span style=&quot;FONT-SIZE: 12pt&quot;&gt;오&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rgb(255,255,255); FONT-FAMILY: 함초롬바탕; LETTER-SPACING: 0pt; FONT-SIZE: 12pt; background-origin: initial; background-clip: initial&quot; lang=&quot;EN-US&quot;&gt;&lt;span style=&quot;FONT-SIZE: 12pt&quot;&gt;! &lt;/span&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rgb(255,255,255); FONT-SIZE: 12pt; background-origin: initial; background-clip: initial&quot;&gt;&lt;span style=&quot;FONT-SIZE: 12pt&quot;&gt;해피 봉순&lt;/span&gt;&lt;/span&gt;&lt;/font&gt;&lt;/strong&gt;&lt;/p&gt;
&lt;p&gt;&lt;strong&gt;&lt;font color=&quot;#112a75&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rgb(255,255,255); FONT-SIZE: 12pt; background-origin: initial; background-clip: initial&quot;&gt;&lt;span style=&quot;FONT-SIZE: 12pt&quot;&gt;&lt;/span&gt;&lt;/span&gt;&lt;/font&gt;&lt;/strong&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FONT-WEIGHT: bold;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김진희&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right; BACKGROUND: #ffffff; WORD-BREAK: keep-all;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amp;nbsp; &lt;!--?xml:namespace prefix = o ns = &quot;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quot; /--&gt;&lt;?XML:NAMESPACE PREFIX = O /&gt;&lt;o:p&gt;&lt;/o:p&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와 붙어서 이길 수 있는 남자애는 우리 반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처음부터 해피를 학교에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지금 와서 후회해봤자 소용없지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쉬는 시간이 됐을 때 나는 가방에 몰래 넣어 온 해피를 조심스레 꺼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이들이 순식간에 내 자리로 몰려들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다들 귀엽다고 소리치며 한 번만 만지게 해달라고 해서 처음엔 기분이 우쭐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솜뭉치처럼 하얗고 폭신한 해피를 보고 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거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런데 갑자기 봉선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거 우리 봉순이 아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무슨 소리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 해피한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우리 봉순이랑 똑같이 생겼는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는 한 달 전 집을 나간 자기 집 강아지 봉순이가 틀림없다고 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여기 왼쪽 머리에 점처럼 까만 털이 있잖아&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우리 봉순이가 맞다니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러더니 지갑에서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는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사진 속 하얀 강아지는 내 해피와 똑같이 생긴&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야말로 해피였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웃기지 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하나도 안 닮았거든&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얜 해피라구&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어디서 주웠는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네가 알아서 뭐하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순간 나는 말을 다시 주워담고 싶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주운 게 아니라고 했어야 하는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는 씨익 웃더니 손을 내밀며 말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놔&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우리 봉순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그냥 모른 척하기로 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의 행동이 전혀 장난 같지 않아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좀 남자답지 못한 행동인 건 알지만 이럴 땐 어쩔 수가 없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러나 봉선혜는 끈질기게 들러붙으며 계속 떽떽거렸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좋아&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럼 이렇게 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네가 우리 봉순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우리 집에 와서 보게 해줄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정말 기가 막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만 좀 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왜 남의 강아지를 자꾸 네 거라고 우기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름도 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하&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촌스럽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눈을 아몬드처럼 뾰족하게 만들어 나를 흘겨보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오현준이 우리 봉순이 훔쳐갔다고 엄마한테 이를 거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너무 당황해서 안고 있던 해피를 놓칠 뻔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네 엄마는 우리 엄마와 고등학교 동창이라 가끔 우리 집에 놀러 오곤 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물론 지금은 엄마가 집에 없으니 오지 않지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는 한 달째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가끔 나한테만 연락해서 곧 모든 게 끝난다고&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있으라고 말한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빠와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건 알지만 대놓고 물어본 적은 없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빠는 내가 방에 해피를 몰래 숨겨두고 기르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회사 일이 바빠서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 늦게야 들어오시기 때문이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가끔 아슬아슬한 순간도 있었지만 다행히 들키지 않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빠는 늘 피곤하니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아빠가 회사를 쉬고 집에서 늦잠을 잤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해피를 데리고 학교에 왔는데 그게 실수였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엄마한테 일러서 집으로 찾아오면 아빠 역시 해피 기르는 걸 반대하고 화낼 게 틀림없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리고 봉선혜는 정말로 그렇게 할 것 같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사실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2&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년 전에도 길에서 강아지를 주워 온 적이 있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때는 엄마가 똥개를 아파트에서 키울 수 없다며 내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예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를 시골 외할머니네로 바로 보내버렸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예삐는 시골 마당에서 살다가 어느 날 집을 나가 사라졌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도 그렇게 되면 난 정말 슬플 것이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래&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어쩌면&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시골집보다는 차라리 봉선혜네 집으로 보내는 게 나을지도 몰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를 위해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를 봉선혜한테 보내 놓고 잠이 오지 않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어쩔 수 없이 보내긴 했지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가 봉선혜 거라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 같고 봉선혜한테 속은 것만 같아서 억울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주말 내내 해피가 눈앞에 둥둥 떠다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봉선혜네 집으로 달려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를 안고 싶고 만지고 싶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는 해피를 마당에서 키우고 있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개집에 목줄이 묶인 채 앉아 있는 해피가 대문 틈으로 보였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를 이런 환경에서 키우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밥이나 제대로 줄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대문은 잠겨 있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근처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담을 넘어 봉선혜 집으로 몰래 들어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는 똥개가 아니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가 똥개는 멍청하다고 했는데 해피는 날 알아보고 짖지도 않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를 본 해피가 벌떡 일어나 꼬리를 흔들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것 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도 나를 기다렸던 거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를 안고 비비자 해피도 내 얼굴을 핥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조용히 해피의 목줄을 풀기 시작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말도 없이 데려가는 게 나쁜 짓인 건 알지만 봉선혜가 먼저 시작한 거니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생각과 다르게 가슴은 쿵쾅쿵쾅 뛰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때 갑자기 앞에 그늘이 졌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뭔가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드니 봉선혜가 무서운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집을 향해 소리쳤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누가 우리 봉순이를 훔쳐가려고 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조용히 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황급히 봉선혜의 입을 막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도둑놈아&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나를 쏘아봤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가 왜 도둑이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 거 도로 데려가는 것뿐인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가 왜 네 거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우리 집 거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가 봉순이라는 증거 있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하얗고 점 있으면 다 너네 봉순이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너 앞으로 우리 집 오지 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 보게 해준다는 말 취소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한 번만 더 우리 봉순이 건드리면 가만 안 둬&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한테 자꾸 봉순이라고 하지 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왁 소리를 질렀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 동생이니까 봉순이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도 지지 않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 강아지 이름은 해피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오해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웃겨&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넌 이제 안씨잖아&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럼 안해피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안해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갑자기 봉선혜가 이상한 말을 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입을 다물었고 봉선혜도 곧 입을 다물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 이름은 아빠 성을 따라 오현준이었지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는 안 씨였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우리 부모님이 곧 이혼해서 내가 엄마와 함께 살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겠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마 엄마가 봉선혜네 엄마한테 말했을 테고&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가 아무 말 없이 노려보자 봉선혜도 곧 후회하는 것 같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하지만 이미 늦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한 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너 진짜 싫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그대로 뒤돌아서 봉선혜네 대문을 쾅 닫고 집으로 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한 말은 나를 정말 화나게 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이런 애였다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반에서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다고 봉선혜를 좋아하는 남자애들이 많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물론 난 봉선혜가 예쁘다고 생각한 적 단 한 번도 없지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날 저녁 엄마가 집에 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한 달 만에 본 엄마는 조금 말라 보였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빠도 오늘은 어쩐 일로 일찍 퇴근하고 집에 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오랜만에 엄마가 만든 음식으로 저녁을 먹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우리 셋이 함께 밥 먹는 게 얼마 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러나 식탁은 너무 조용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수저 움직이는 소리만 들렸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가 내 숟가락에 조기 반찬을 올려주며 말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일 학교 갈 때 엄마랑 같이 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선생님도 찾아봬야 하고 준비할 게 좀 있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 이사 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상한 질문이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빠는 바쁘시잖아&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 대답도 내 질문만큼 이상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넌 엄마랑 사는 게 싫으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랑만 사는 게 싫으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혹은 아빠랑만 사는 게 싫으니&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라고 물었어야 더 맞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는 계속 조기를 발라 내 숟가락에 올려주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빠는 조기 반찬엔 손도 대지 않고 닭볶음탕만 먹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는 항상 고기보다 생선을 좋아했지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빠는 생선을 싫어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사실 조기도 좋고 닭볶음탕도 좋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하지만 오늘은 둘 다 아무 맛도 느낄 수 없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너는 아직 이해 못 할 거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빠가 말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자주 보러 가겠다며 머리를 쓰다듬는 아빠 손을 쳐내고 싶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 아빠가 헤어졌다는 건 나도 알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하지만 이유는 알지 못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 아빠는 왜 따로 살려고 하는 걸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왜 나는 내 뜻과는 상관없이 마치 탁구공처럼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하는 걸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해가 가지 않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모든 게 다 이상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 생각이 났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가 보고 싶다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문 열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대문 철창을 잡고 흔들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문 안 열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나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 보러 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너 또 우리 봉순이 훔쳐가려고 그러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안 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 해피란 말이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 해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가 왜 해피를 너한테 줘야 하는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도 해피랑 같이 살고 싶단 말이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사실 나는 그냥 아무 데나 대고 소리라도 마구 지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까부터 가슴에 뭐가 콱 걸린 것처럼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으니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는 나 때문에 놀랐는지 주춤거리며 대문을 열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곧바로 해피에게 달려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도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겼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알았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럼 우리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내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말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승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가 결정하게 하는 거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는 여기 두고 우리 둘이 저쪽에 떨어져 앉아서 봉순이가 누구한테 가는지 시합하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가 만약 너한테 가면 네가 데려가도 뭐라 안 할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내가 왜 이런 식으로 봉선혜와 해피를 나누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는 게 과연 해피에게 잘하는 일일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게다가 난 이제 이곳을 떠나야 하는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에게 미안하기만 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소용없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어차피 난 해피 못 데려가니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해피를 꽉 껴안으며 말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뭉클하고 따뜻한 느낌이 품에 가득 찼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처음 해피를 주워 품에 안고 집으로 달려갔을 때가 생각났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 걸 느낄 수 있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 이제 엄마랑 살아&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럼 학교는&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엄마 있는 곳으로 가니까 학교도 그쪽으로 가겠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는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분위기가 어색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 밥 줘야겠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집으로 들어가더니 밥그릇을 들고 다시 나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가 코를 킁킁거리며 봉선혜에게 달려들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는 시래기와 밥이 담긴 그릇을 뒤집어 해피의 밥그릇에 쏟아 부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밥 아래쪽에는 고기가 잔뜩 있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게 뭐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불고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밥 먹으면서 엄마 몰래 식탁 밑으로 숨겼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웃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도 왠지 웃음이 나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는 빈 그릇을 계속 핥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해피를 쓰다듬으며 행복한 얼굴로 웃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도 봉선혜를 보며 꼬리를 흔들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처음으로 봉선혜 얼굴이 조금 예뻐 보였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바람이 불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가 지려나 보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마당에 딸려 있는 작은 정원에서 풀 냄새가 훅 끼쳤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는 해피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무럭무럭 크게 해 달라고 속으로 빌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을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또 올 거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물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왠지 봉선혜 눈이 빨갛게 변한 것 같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뭐가 왜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귀찮으니까 그렇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부루퉁해서 말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나 없는 동안 우리 해피 잘 부탁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거든&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무리 생각해도 봉순이는 너무 촌스러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보단 훨 나아&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라고 불러&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선혜가 하도 봉순이 봉순이거려서 집을 떠날 때까지 귓가에 봉봉 소리가 계속 떠다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봉순이라는 이름도 이제 조금 괜찮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다음에 만날 땐 봉순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역시 봉선혜와 붙어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COLOR: #0000ff;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mp;l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COLOR: #0000ff;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당선소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COLOR: #0000ff;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mp;gt;&lt;br /&gt;&lt;span style=&quot;WIDTH: 1px; FLOAT: right; HEIGHT: 1px&quot; id=&quot;callbacknestkssstistorycom736765&quot;&gt;&lt;/span&gt;&lt;/span&gt;&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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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style=&quot;TEXT-ALIGN: center; BACKGROUND: #ffffff; WORD-BREAK: keep-all;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지나왔기에 행복했던 그 기억들 그 느낌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어&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center; BACKGROUND: #ffffff; WORD-BREAK: keep-all;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어릴 때 학교가 끝나면 가방을 벗어 던지고 밖으로 나가 마구 뛰어놀았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기사방&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고무줄놀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얼음땡&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술래잡기&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마당에서 언니들과 놀다 보면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금세 저녁이 되어 해가 뚝 떨어지고 사위가 어두워져도 도무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매일매일 놀아도 질리지 않던 그때의 즐거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다 커버린 어른이 어린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이유는 누구나 그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일 것입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행복했던 그 기억이 저를 자꾸 동화로 이끕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제가 보았던 아름다운 풍경을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고&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제가 느꼈던 가슴저린 슬픔을 묵묵히 견디고 있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말괄량이 삐삐는 학교에서 하루종일 캐러멜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저는 삐삐 말대로 아이들이 먹기 좋게 캐러멜 껍질을 까 주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리고 옆에서 같이 오물거리며 먹고 싶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러려면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캐러멜을 만들어야겠죠&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 길을 알려주신 김지은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좋은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매일신문사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마지막으로 언제나 제게 힘이 되어주는 우리 가족&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제 글의 원천인 가족들에게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미래의 우리 아이들은 손에 촛불을 그러모을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런 세상을 기대하며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좋은 글을 쓰는 것뿐입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부끄럽지 않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약력&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1984&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년생 서울예술대학교 졸업 대산대학문학상 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9&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회 희곡 부문 당선&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COLOR: #0000ff;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mp;l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COLOR: #0000ff;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심사평&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COLOR: #0000ff;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mp;gt;&lt;br /&gt;&lt;/span&gt;&lt;/p&gt;
&lt;p style=&quot;MARGIN: 0px&quot;&gt;
&lt;div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gt;&lt;img src=&quot;http://cfile24.uf.tistory.com/image/1658E84F4F08602601EF0D&quot; alt=&quot;1658E84F4F08602601EF0D&quot; title=&quot;1658E84F4F08602601EF0D&quot; width=&quot;200&quot; height=&quot;319&quot; style=&quot;&quot; /&gt;&lt;/div&gt;
&lt;p&gt;&lt;/p&gt;
&lt;p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br /&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center; BACKGROUND: #ffffff; WORD-BREAK: keep-all;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이 마음으로 사는 어른 많아 흐뭇&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FONT-SIZE: 12pt; FONT-WEIGHT: bold;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무거운 주제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center; BACKGROUND: #ffffff; WORD-BREAK: keep-all;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82&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편의 응모 작품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마음이 참 따뜻해졌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산골짝 샘물처럼 맑은&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구들방 아랫목처럼 따스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고향 흙냄새처럼 질박한 마음이 느껴지는 작품이 많았기 때문이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아이 마음으로 사는 어른이 많다는 건 팍팍한 세상에서도 우리가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이 된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 경우 글 솜씨는 둘째 문제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심사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은 모두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8&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편이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김지원 씨의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맨발의 동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는 두 어린이의 갈등과 화해 과정에 나타나는 심리를 절묘하게 묘사한 수작이지만 너무 흔한 소재를 선택함으로써 참신함에서 멀어진 것이 약점이 되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경원 씨의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악마의 소원&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은 아이들 흥미를 끌 만한 소재와 박진감 있는 문장으로 서사의 힘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끝에 가서 교훈주의에 묻히는 바람에 그 빛을 잃어버렸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윤숙희 씨의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박형진 따라하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도 서사가 튼튼한 작품으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심도 있는 주제로 독자의 시야를 넓히는 데 이바지했음에도 새로움이 눈에 띄지 않아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그렇고 그런 이야기&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라는 느낌에 머물렀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김경숙 씨의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혹&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은 어린이 눈을 통해 본 어른들 세계를 그린 작품으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가난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인물들의 삶이 절제된 문장에 실려 감동을 주는데 다만 어른 취향의 서술이 눈에 걸렸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곽부강 씨의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할머니와 잿빛 토끼&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는 생생한 입말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다룬 따뜻한 이야기가 마치 한 폭의 먹그림처럼 담백하게 펼쳐지다가 뒤로 가면서 줄거리가 엉키는 약점 때문에 아깝게 밀려나야 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유은상 씨의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네모 잘 그리는 아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도 선입견을 깨뜨리는 소재와 주제의 신선함이 매력 있어 끝까지 심사자의 손을 떠나지 못한 작품이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감칠맛 나는 입말체 문장도 좋았건만&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끝에 가서 주제를 드러내는 서툰 방식이 점수를 크게 깎아먹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런 까닭으로 김진희 씨의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해피 봉순&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apos;&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을 당선작으로 뽑는 데는 오랜 망설임이 필요치 않았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이 작품은 신인의 응모작이라 보기 어려울 만큼 그 완성도가 높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처음부터 독자를 강하게 사로잡는 입담&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금방이라도 현실세계로 튀어나올 것 같은 살아 있는 인물 묘사도 돋보이거니와 서사의 재미 속에 무게 있는 주제를 녹여낸 역량도 놀랍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어른 갈등에 상처받는 아이와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주인이 바뀌는 강아지 처지가 절묘하게 대비된 것도 공감을 키우는 구실을 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정색하지 않고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나간 서술 방식도 이런 이야기에서는 유효해 보인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앞으로 아이들의 삶과 정서에 더 큰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고 현실에 대한 통찰력도 키워 세상을 놀라게 할 큰 작가가 되기를 바라고 또 믿는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right; TEXT-INDENT: 10pt; BACKGROUND: #ffffff; WORD-BREAK: keep-all; 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pt 0pt 0pt 0pt&quot; class=&quot;0&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심사위원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함초롬바탕; BACKGROUND: #ffffff; LETTER-SPACING: 0pt; mso-font-width: 100%; mso-text-raise: 0pt&quot; lang=&quot;EN-US&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 #ffffff; mso-fareast-font-family: 함초롬바탕&quot;&gt;서정오&lt;/span&gt;&lt;/p&gt;&lt;/p&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3:10:22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경상일보] 부엉이와 나비 -강경숙</title>
            <dc:creator>강경숙</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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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954/488/9338c9404ea84b6a9478bec3303260e5.JPG&quot; alt=&quot;물푸레~14.JPG&quot; title=&quot;물푸레~14.JPG&quot; width=&quot;449&quot; height=&quot;641&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부엉이와 나비&lt;/p&gt;
&lt;p&gt;강경숙&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큰길 버스 정류소 앞에 편의점이 하나 있어요. 밤새도록 불이 켜져 있어 이름도 ‘부엉이 편의점‘이죠. 지나가는 사람도 뜸한 늦은 밤입니다.&lt;/p&gt;
&lt;p&gt;“수고하세요, 부엉이 아저씨!” 벽 한쪽에서 컵라면 먹던 두 남학생이 독서실로 돌아가자 주위는 물 속 같이 고요해졌어요. 벽에 걸린 시계는 어느새 자정이 다 돼갑니다.&lt;/p&gt;
&lt;p&gt;“아하함!” 뒤적거리던 신문을 접으며 아저씨가 하품을 합니다. 눈꼬리에 째앨 고인 눈물을 주먹으로 훔치는데 살그머니 문 여는 소리가 났어요. &lt;/p&gt;
&lt;p&gt;“어서 오십….” 문 쪽으로 눈길을 주던 아저씨는 그만 말을 마셔버립니다. 문틈으로 뭉툭하고 하얀 발이 설핏 보였거든요. 스르르 문이 열리더니 어라, 고양이 한 마리가 쑥 들어왔어요. &lt;/p&gt;
&lt;p&gt;아마 문이 꽉 닫혀 있지 않았나 봐요.&lt;/p&gt;
&lt;p&gt;“니야우옹”&lt;/p&gt;
&lt;p&gt;“어, 웬 괭이고? 누가 델꼬 왔남.” 아저씨는 고개를 내밀고 문 밖을 살폈어요. 가로수 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만 솨악솨악 들릴 뿐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lt;/p&gt;
&lt;p&gt;“니, 집 없는 괭이가?”&lt;/p&gt;
&lt;p&gt;“에웅” 고양이는 뎅그런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어요. &lt;/p&gt;
&lt;p&gt;“하이가! 말귀를 알아듣네.” 아저씨는 뜻밖의 작은 손님이 왠지 반가웠어요. 심심해서 벽하고라도 이야기하고 싶은 참이었거든요&lt;/p&gt;
&lt;p&gt;“배 고프재?” 냉장고에서 우유 하나를 꺼냅니다. &lt;/p&gt;
&lt;p&gt;“자, 이거라도 쫌 무봐라.”&lt;/p&gt;
&lt;p&gt;자그마한 그릇에 듬뿍 부어 내밀었어요. 수염 난 손님은 코를 내밀어 큼큼거리더니 다가앉았어요. 앞발을 얌전히 모으고 할짝할짝 우유를 먹습니다. 배가 몹시 고팠나 봐요. 아저씨는 다시 소시지 하나를 뜯었어요.&lt;/p&gt;
&lt;p&gt;“근처에 대형마트 생겨서 장사도 안 되는데 마, 니라도 마이 묵어라.” 한 발 떨어 &lt;/p&gt;
&lt;p&gt;져서 지켜보는 아저씨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lt;/p&gt;
&lt;p&gt;연한 갈색에 살짝살짝 하얀 가로무늬, 네 발은 꼭 하얀 양말을 신은 것 같았어요. 앞 뒤 양말 길이는 달랐지만요. &lt;/p&gt;
&lt;p&gt;“어릴 적 우리 집에도 꼭 니같은 노란둥이가 있었재.” 입가를 핥던 고양이는 두 귀를 쫑긋 세웠다 눕히며 아저씨를 쳤다봤어요. &lt;/p&gt;
&lt;p&gt;“한 날은 학교 갔다 온깨 우리 나비가 없어졌어. 물 아래 동네 사는 아재가 델꼬 갔다캐. 쥐 잡는다고.”&lt;/p&gt;
&lt;p&gt;“에엥.”&lt;/p&gt;
&lt;p&gt;“그러구러 몇 달이 지났는데….” 부엉이 아저씨는 옛 생각이 떠오르는 듯 잠시 말을 멈추고 눈을 지그시 감았어요. &lt;/p&gt;
&lt;p&gt;“어떤 날 새벽, 누가 방문을 톡톡 두드리는 기라. 문을 열어 봉깨 아 글쎄, 우리 나비야. 온 몸이 이슬에 홈빡 젖어서리.” &lt;/p&gt;
&lt;p&gt;“냥!” 오도카니 앉아 귀 기울이던 고양이는 기다란 꼬리를 펄럭거렸어요.&lt;/p&gt;
&lt;p&gt;“그 먼 길을 우째 찾아 왔으꼬? 참 영리한기라.” 문득 부엉이 아저씨는 야릇한 기분이 들었어요. 꼭 마음 잘 맞는 친구와 밤을 새는 것 같았거든요. 고양이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편의점 안을 기웃거렸어요. 털뭉치같은 앞발로 늘어진 끈을 건드려보다가 잠시 몸을 전주르더니 커피 자판기 위로 훌쩍 뛰어 올랐어요. &lt;/p&gt;
&lt;p&gt;“용케 따신 데를 찾았네.” 알찐알찐 재롱 피우는 아기 보듯 아저씨 얼굴에 웃음이 번집니다. &lt;/p&gt;
&lt;p&gt;“아아웅!” 입을 좌악 벌리며 고양이가 하품을 하자,&lt;/p&gt;
&lt;p&gt;“아하함!” 아저씨도 따라서 하품을 합니다. 자판기 위에 엎드린 고양이는 이내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동그랗게 몸을 만 고양이를 보자 아저씨도 졸음이 몰려왔어요. 꾸벅꾸벅 조는데 드르륵 문이 열립니다.&lt;/p&gt;
&lt;p&gt;“손님 없으면 더 피곤하다니까. 여긴 어때요?” 가끔 오는 택시 기사 아저씨였어요.&lt;/p&gt;
&lt;p&gt;“허허 말하나마나. 손님이라곤 쥐 한 마리도 없소.” 기사 아저씨는 뚜껑을 우두둑 비틀어 피로회복 드링크를 쭈욱 마십니다.&lt;/p&gt;
&lt;p&gt;그러다가 자판기 위에서 자고 있는 고양이를 봤지요.&lt;/p&gt;
&lt;p&gt;“웬 고양이요?” 부엉이 아저씨가 빙긋 웃으며 대답합니다.&lt;/p&gt;
&lt;p&gt;“하긴, 고양이 손님 하나는 왔구먼.” &lt;/p&gt;
&lt;p&gt;“고양이가 손님을 불러 온다는데, 나도 택시에 하나 태우고 다니든지 해야지 원.” 기사 아저씨는 엎드린 고양이 등을 쓰다듬으며 편의점을 나갔어요. &lt;/p&gt;
&lt;p&gt;어느새 날이 새는지 유리문 너머로 야광 띠를 두른 청소부가 보입니다. 힘찬 비질에 길에 널린 쓰레기가 쓱쓱 쓸립니다. 쓰레기와 함께 어둠도 쓸려나간 듯 동쪽 하늘이 점점 훤해졌어요. &lt;/p&gt;
&lt;p&gt;부엉이 아저씨도 물건을 정리하고 먼지 쌓인 진열대와 탁자를 닦습니다.아침 8시쯤 아저씨와 교대하기 위해 아주머니가 들어왔어요. &lt;/p&gt;
&lt;p&gt;“밤새 별 일 없었수?” &lt;/p&gt;
&lt;p&gt;“으응. 뭔 일이 있을라꼬.”&lt;/p&gt;
&lt;p&gt;“길 건너 식육점과 과일 가게도 문을 닫았대요. 계란으로 바위치기지, 대형마트와 경쟁이 되겠어요 어디.” 한숨을 내쉬던 아주머니가 소스라치게 놀랍니다.&lt;/p&gt;
&lt;p&gt;“아니, 이게 뭐요?”&lt;/p&gt;
&lt;p&gt;“그기 그랑깨, 지난 밤 느지막이 찾아온 손님인데.”&lt;/p&gt;
&lt;p&gt;“손님은 무슨. 가뜩이나 장사 안 돼 죽을 맛인데 어서 내쳐요!”&lt;/p&gt;
&lt;p&gt;“어허 이 사람이. 업둥이는 내치는 법이 아닌기라.”&lt;/p&gt;
&lt;p&gt;“지금 그런 한가한 소리 할 땐가요? 장사가 안 돼 길에 나앉겠건만.”&lt;/p&gt;
&lt;p&gt;“그래도 살아 있는 걸 함부로 하는 기 아이라카이.”&lt;/p&gt;
&lt;p&gt;아주머니 서슬에 고양이는 사뿐히 뛰어내려 출입문으로 후다닥 달려갑니다. 앞발을 문틈에 넣어 밀치더니 연기처럼 빠져 나가버렸어요.&lt;/p&gt;
&lt;p&gt;“그 자슥 참, 간다는 말도 없이 내 빼네.” 부엉이 아저씨는 조금 서운했어요. 아쉬운 눈길로 고양이가 사라진 바깥을 한참 쳐다봤지요. 그날 밤, 아저씨는 출입문을 살짝 열어놓았어요. 손님은 별로 없어도 이상하게 마음이 설렜어요. 밤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이 뜸해질 무렵입니다. 출입문 아래쪽에 하얀 발이 먼저 보이더니 지난밤 그 손님이 쏙 들어왔어요. &lt;/p&gt;
&lt;p&gt;“에우우웅.”&lt;/p&gt;
&lt;p&gt;“그래, 어서 오너라. 어데 가 있었노?” 나비는 목을 길게 빼서 인사를 하며 반기는 아저씨 발치에 머리를 마구 부벼댔어요. 갸르릉갸르릉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면서요.&lt;/p&gt;
&lt;p&gt;“아무래도 니하고 내하고 눈이 딱 맞았는기라. 아줌마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응깨, 이제부터 내랑 같이 살아 보자.” 나비도 좋다는 듯 아저씨를 올려보며 뎅그런 두 눈을 깜빡였어요. 밖이 소란스럽더니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하던 학생들 몇이 우르르 들어왔어요. 나비는 얼른 지난밤 자리로 올라갑니다. &lt;/p&gt;
&lt;p&gt;“아저씨, 컵라면 좀 먹을게요. 어, 고양이네!”&lt;/p&gt;
&lt;p&gt;“귀엽다. 이름이 뭐에요?”&lt;/p&gt;
&lt;p&gt;“고양이털은 보들보들, 만지기만해도 스트레스가 날아간다네.”&lt;/p&gt;
&lt;p&gt;밤참을 먹으러 온 학생들은 한 마디씩하며 나비를 쓰다듬었어요.&lt;/p&gt;
&lt;p&gt;나비는 싫은 기색 없이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자판기 아래로 늘어뜨린 꼬리를 살랑거립니다.&lt;/p&gt;
&lt;p&gt;“나비야, 넌 시험 안쳐서 좋겠다.” 어떤 학생은 들여다보고 신세타령도 합니다. 부엉이 아저씨는 어리둥절했어요. 나비는 그냥 자판기 위에 엎드려 있을 뿐인데 묘하게 활기가 넘쳤거든요.&lt;/p&gt;
&lt;p&gt;“거참,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 부엉이 아저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학생들이 먹은 라면 그릇을 치우고 힘차게 탁자를 닦습니다. 문득 계산대 위 전화벨이 울렸어요.&lt;/p&gt;
&lt;p&gt;“예예. 부엉이 편의점입니다!” 전화를 받는 아저씨 목소리에 기운이 넘칩니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당선소감&amp;gt;아프고 외로운 아이 굶주리는 목숨 없는 세상을 염원합니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밖은 찬바람 몰아치는데 따뜻한 집에서 가족들과 저녁밥을 먹습니다. 바랄 것 없이 행복합니다. 문득 이 소박한 행복이 누군가의 고통과 눈물을 담보로 한 건 아닌지, 아마도 그럴 거라는 생각이 떨쳐지지 않습니다.&lt;/p&gt;
&lt;p&gt;이 세상은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동물과 곤충, 나무와 꽃이 똑같은 존재의 이유와 무게로 살아가지요. 글을 쓰면서 발견하는 온갖 유정물과 무정물의 질서와 진실. 그것이 종국에는 나를 끌어올릴 거라는 기대와 확신이 나쁘지 않습니다. &lt;/p&gt;
&lt;p&gt;밭 매고 재봉틀 돌리고 글 쓰는 시간, 말로 살지 않고 일로 산 그 시간 이미 평화롭고 충만했는데 세모에 날아든 낭보는 보너스처럼 행복했습니다. &lt;/p&gt;
&lt;p&gt;그러나 세상 누구도 저 혼자 잘나서 이루는 것은 없는 법. 무수한 존재들이 관여하여 수상의 영광 만든 것 깊이 인식합니다. 좋은 글을 쓰기 전에 좋은 삶을 살아야하며 그러고서야 진정성 있는 글이 확보됨을 말없는 가르침으로 전해 주신 백영현 선생님, 한결같은 신뢰와 기대로 성취해 나가는 보람과 자부심 독려하시는 김재원 선생님. 두 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수상의 자리가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책무가 사뭇 부담됩니다. &lt;/p&gt;
&lt;p&gt;하지만 여전히 작은 이익 따져 대형마트 찾지 않고, 가방 속에 길냥이 사료 넣어 다니며, 아프고 외로운 아이와 굶주리는 목숨 없는 세상 염원합니다. 작고 약하고 낮은 이에게로 향하는 시선, 그들을 위해 고민하고 눈물 흘리는 것이 결국 나를 위한 것이라는 것. 아카시아 꽃잎 떨어지는 날, 먼 길 떠난 오빠가 깨우쳐주었거든요.&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1958년 경남 합천 출생 / 국어국문학을 전공 / YWCA 신문 칼럼 연재, 현 수행전문지 &amp;lt;반냐&amp;gt; 기고 중&lt;/p&gt;
&lt;p&gt;&lt;br /&gt;&amp;lt;심사평&amp;gt;따뜻한 이야기·활달한 상상력으로 감동 불어 넣어&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올라온 동화 작품은 모두 23편이었다. 한편 한편 작가의 땀과 정열이 느껴지는 귀한 작품이므로 읽고 또 읽으며 고심했다. &lt;/p&gt;
&lt;p&gt;작가 지망생들이 쓴 글이기에 미숙하고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장래에 얼마나 좋은 글을 쓸 수 있겠는가를 염두에 두었다. 글쓰기에 있어 몇 가지 언급하자면 책을 많이 읽고 습작을 많이 하라는 충고를 주고 싶다. 평범한 이야기지만 다독과 다작을 많이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작품은 확연히 다르다. 거기에 사물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글쓴이로서 독특한 색채를 갖게 될 것이다. &lt;/p&gt;
&lt;p&gt;&amp;lt;부엉이와 나비&amp;gt;는 그런 점에서 가장 돋보인 작품이었다.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 아저씨와 길고양이와의 따뜻한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한 가지 조심스러운 점은 동화에서 사투리를 사용하는 문제다. 앞으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끝까지 견주었던 &amp;lt;달리는 자전거&amp;gt;와 &amp;lt;금동이&amp;gt; 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lt;/p&gt;
&lt;p&gt;동시 부문에 있어서는 보내온 여러 편 가운데에서 &amp;lt;호박&amp;gt;을 쓴 이의 동시 여러 편과 &amp;lt;손 머리 위로&amp;gt;를 쓴 이의 여러 편을 꼼꼼히 살펴 보았다. &amp;lt;호박&amp;gt; 을 쓴 이의 작품은 뛰어난 상상력이 돋보였으나 형상화하는 힘이 조금 모자란 느낌이었다. 조금만 더 차분히 손보았더라면 싶은 아쉬움이 들었다. &amp;lt;손 머리 위로&amp;gt;를 쓴 이의 동시의 장점은 활달한 상상력과 밋밋하지 않은 표현 등이 오랜 습작기를 거쳐온 듯 든든함과 신선함을 함께 주었다.&lt;/p&gt;
&lt;p&gt;동화와 동시, 두 부문 가운데 어느 한쪽을 버릴 수 없이 탄탄한 이유도 있어서겠지만, 아동문학을 아껴 두 부문 모두 수상키로 결정해주신 경상일보 측에 깊고도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lt;/p&gt;
&lt;p&gt;■심사위원 : 소중애&lt;br /&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3:08:23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 경남신문] 아빠의 본두  -곽영미</title>
            <dc:creator>곽영미</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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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gt;아빠의 본두&lt;/p&gt;
&lt;p&gt;곽영미&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어봉머을!” “어벙마얼!” “오봉마을!”&lt;/p&gt;
&lt;p&gt;그들은 아무도 ‘오복마을’이라고 정확히 말하지 못했다. 그나마 마지막에 말한 그가 제일 나았다. 보라색 티셔츠를 입은 그는 오복마을에 온 것이 오늘로 세 번째다. 그의 이름은 하킴이다. 하킴은 작년 겨울 마을 도로 공사 때 아빠와 함께 일했다. 구경 나온 아줌마들이 까만 그들의 얼굴을 훔쳐보며 실실 웃어댔다. &lt;/p&gt;
&lt;p&gt;“오복이든, 어봉이든 그게 못자리랑 뭔 상관이야!”&lt;/p&gt;
&lt;p&gt;마을 회관 모퉁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훔쳐보던 성수가 투덜거렸다. 마을 이름을 알려주던 이장 아저씨는 이제 모판을 보여주며 말하고 있다. &lt;/p&gt;
&lt;p&gt;“…아무튼 못자리를 만들 거니까 잘 보라고. 요것이 모판이여, 모판. 여기다 흙을 요만큼 담고, 요렇게 물을 주어.”&lt;/p&gt;
&lt;p&gt;그들은 이장 아저씨와 모판을 번갈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lt;/p&gt;
&lt;p&gt;오늘은 이장 아저씨네 못자리를 만드는 날이다. 이장 아저씨는 볏모를 사지 않고 모를 직접 키워서 심는다. 그래야 제 날짜에 모를 옮겨 심기도 좋고, 돈도 적게 든다고 했다. 하지만 못자리를 만들 일손이 부족했다. 그래서 용역업체에다 사람을 불렀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온 것이다. 실은 마을 사람들이 바쁘기도 했지만 이장 아저씨네 임금이 적어 다들 선뜻 나서지 않았다. &lt;/p&gt;
&lt;p&gt;“이게 볍씨여, 볍씨. 이 볍씨를 여기다가 골고루 뿌리는 거여. 키포인트는 골고루여, 여기다 요렇게 골고루.”&lt;/p&gt;
&lt;p&gt;“키포인트 고고루.”&lt;/p&gt;
&lt;p&gt;그들은 볍씨 뿌리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lt;/p&gt;
&lt;p&gt;“흐흐흐, 그려. 키포인트는 골고루여. 왕년에 내가 영어 좀 했다니까!”&lt;/p&gt;
&lt;p&gt;이장 아저씨가 으스대자 성수는 입을 비죽였다. &lt;/p&gt;
&lt;p&gt;“잘난 척하기는! 못자리는 대체 언제 만들려고…….”&lt;/p&gt;
&lt;p&gt;“그러니 사람까지 사서 못자리를 만들지, 요 녀석아!”&lt;/p&gt;
&lt;p&gt;“아야!”&lt;/p&gt;
&lt;p&gt;성수는 머리를 감싸며 뒤돌아섰다. 어느새 아빠가 서 있었다. 석이는 자연스레 아빠의 왼손에 눈이 갔다. 손가락 부분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 늘어진 낡은 목장갑이 눈에 들어왔다. 아빠는 3년 전 공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로 왼손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그 사고로 일자리도 잃고, 고향인 이곳 오복마을에 내려와 성수와 단둘이 남 일을 도우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lt;/p&gt;
&lt;p&gt;“오기 싫다면서 왜 여기서 도둑고양이처럼 숨어서 보냐? 왔으면 도와주기라도 할 것이지.”&lt;/p&gt;
&lt;p&gt;“내가 왜 도와줘? 이제 집에 갈 거야!”&lt;/p&gt;
&lt;p&gt;성수는 씩씩대며 발로 땅바닥을 걷어찼다. 그 바람에 노란 꽃망울을 머금은 꽃다지가 짓이겨졌다. &lt;/p&gt;
&lt;p&gt;성수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논두렁을 걸었다. 빈 논으로 꽃샘바람이 쌩쌩 불어왔다. 불어오는 꽃샘바람에 성수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lt;/p&gt;
&lt;p&gt;보리밭이 푸른 물결처럼 출렁거렸다. 성수는 출렁이는 보리밭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아빠가 그들과 같이 일하는 게 싫었다.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는 아빠가 더 작고 초라해 보였다.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성수가 골목에 들어서자 유정이가 앞서 걷고 있었다. &lt;/p&gt;
&lt;p&gt;“…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언제나 즐거워….” &lt;/p&gt;
&lt;p&gt;유정이의 펑퍼짐한 엉덩이와 두 팔이 들썩였다. 6학년이나 됐으면서 길에서 과자를 먹으며 만화 주제가나 흥얼거리다니. 성수는 유정이를 보며 고개를 휘휘 저었다. 유정이는 성수네 옆집에 사는 누나다. 나이는 성수보다 두 살 더 많지만, 지능이 낮아 말이나 행동이 꼭 다섯 살 먹은 어린아이였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모두 어린아이 취급했다. &lt;/p&gt;
&lt;p&gt;“야, 박유정!”&lt;/p&gt;
&lt;p&gt;성수와 또래인 진원이가 건들거리며 반대편에서 막아섰다. 그 옆으로 태수도 보였다. &lt;/p&gt;
&lt;p&gt;“그 과자 맛있냐?”&lt;/p&gt;
&lt;p&gt;“응! 맛있어.”&lt;/p&gt;
&lt;p&gt;진원이가 묻자 유정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lt;/p&gt;
&lt;p&gt;“응! 맛있어.”&lt;/p&gt;
&lt;p&gt;진원이가 태수를 보며 유정이를 따라 고갯짓했다. 태수가 킥킥댔다. &lt;/p&gt;
&lt;p&gt;“진짜 맛있어?”&lt;/p&gt;
&lt;p&gt;“응!”&lt;/p&gt;
&lt;p&gt;“그럼 나 좀 줘 봐. 진짜 맛있나 없나 보게.”&lt;/p&gt;
&lt;p&gt;유정이는 순순히 진원이에게 과자 하나를 내밀었다. 진원이는 과자를 한입에 넣었다. 초콜릿이 잔뜩 묻은 쿠키였다. 과자를 다 먹은 진원이는 태수를 보며 씩 웃었다. 그러고는 갑자기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소리를 질러댔다. &lt;/p&gt;
&lt;p&gt;“윽! 이게 무슨 맛이야! 똥 맛이다, 똥 맛! 아이고, 배 아파! 배 아파 죽겠네! 이게 어디서 거짓말을 해. 너 나한테 거짓말했으니까 그거 다 이리 내. 얼른 이리 줘!”&lt;/p&gt;
&lt;p&gt;진원이가 주먹을 들어 보이며 을렀다. 유정이는 놀란 토끼 눈을 하며 과자 봉지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태수가 거들었다. &lt;/p&gt;
&lt;p&gt;“박유정, 거짓말하면 안 되지? 네가 거짓말했으니까 얼른 진원이한테 과자 줘! 그래야 하는 거야, 네가 먼저 거짓말했잖아. 그리고 그 과자 먹으면 배 아파. 너 진원이처럼 배 아프고 싶어?”&lt;/p&gt;
&lt;p&gt;유정이는 아랫입술을 툭 내밀며 울상을 지었다. &lt;/p&gt;
&lt;p&gt;‘어휴, 저 꼴통! 자기가 똥 맛을 어떻게 알아? 똥도 먹어보지도 않은 게….’&lt;/p&gt;
&lt;p&gt;성수는 과자 봉지를 들고 사라지는 진원이와 태수를 보며 혀를 찼다. 한심하기는 유정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바보같이 과자를 뺏기다니. 성수는 유정이를 못 본 척하며 지나갔다. 유정이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골목에 오도카니 서 있었다.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해넘이가 한참 지났건만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다. 성수는 건성으로 텔레비전을 보며 바깥소리에 귀 기울였다. 조금 뒤 마당으로 들어오는 아빠의 발소리가 들렸다. &lt;/p&gt;
&lt;p&gt;“성수야, 밥 먹자. 아빠 배고프다.”&lt;/p&gt;
&lt;p&gt;성수는 쏟아지는 수돗물 소리를 들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빠와 같이 밥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밥때가 되니 배가 고팠다. 한 끼도 못 굶는 제 뱃속이 얄궂었다. &lt;/p&gt;
&lt;p&gt;“우와 맛있겠다. 얼른 먹자.”&lt;/p&gt;
&lt;p&gt;아빠는 밥상에 앉자마자 허겁지겁 밥을 푸기 시작했다. 성수는 반찬 그릇을 훑어보았다. 아침에 먹은 된장찌개, 옆집 유정이 할머니가 준 시금치 무침, 언제나 올라오는 김치와 김, 간장까지. 맛있는 반찬은 하나도 없었다. 성수는 시금치 무침을 보자 낮에 보았던 유정이가 떠올랐다. &lt;/p&gt;
&lt;p&gt;아빠의 밥공기는 거의 비어 갔다. 아빠는 배가 부른지 숟가락을 놓고는 “꺼억!” 하고 트림을 했다. 그러고는 성수를 보며 헤벌쭉 웃었다. &lt;/p&gt;
&lt;p&gt;“성수야, 너 방글라데시어로 친구가 뭔지 알아?” &lt;/p&gt;
&lt;p&gt;“몰라, 관심 없어!”&lt;/p&gt;
&lt;p&gt;성수는 고개를 숙인 채 퉁명스레 대꾸했다. &lt;/p&gt;
&lt;p&gt;“하킴이 알려줬는데 본두래! 본두! 하킴이 나한테 뭐라고 그랬는지 알아?”&lt;/p&gt;
&lt;p&gt;성수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lt;/p&gt;
&lt;p&gt;“본두래. 나보고 자기 친구래! 하하하! 아빠 이제 방글라데시 친구 생겼다!”&lt;/p&gt;
&lt;p&gt;성수는 좋아서 웃는 아빠의 모습에 기가 막혔다. 가난한 나라인 방글라데시 친구가 무슨 대수라고! &lt;/p&gt;
&lt;p&gt;“아빤 방글라데시 친구 생겨서 좋아?”&lt;/p&gt;
&lt;p&gt;성수는 비아냥거리듯 물었다. &lt;/p&gt;
&lt;p&gt;“그럼, 좋고말고! 외국 친구 사귀기가 싶냐?”&lt;/p&gt;
&lt;p&gt;“체!”&lt;/p&gt;
&lt;p&gt;성수는 코웃음을 쳤다. 밥맛이 뚝 떨어졌다. 같이 일하는 것도 모자라 친구가 됐다고 좋아하는 아빠가 바보 같아 보였다. 대통령도 아니고 부자도 아닌 고작 가난한 나라에서 돈 벌러 온 못생긴 사람과 친구가 되어 좋다니. 어떻게 외국인 노동자와 친구를 할 수 있는지 성수는 아빠에게 단단히 화가 났다.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다음 날도 아빠는 이장 아저씨네 못자리를 만들러 갔다. 성수는 그런 아빠가 못마땅했지만 가만히 뒤따랐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승합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어제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아빠는 그들과 자연스럽게 악수했다. 아무도 아빠의 왼손에 신경 쓰지 않았다. 아빠의 왼손을 보고도 놀라거나 불쌍하다는 듯 쳐다보지도 않았다. 마치 그들의 눈에는 아빠의 왼손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 &lt;/p&gt;
&lt;p&gt;“어이, 본두!”&lt;/p&gt;
&lt;p&gt;이장 아저씨가 나오며 또 잘난 척했다.&lt;/p&gt;
&lt;p&gt;“안녕하새요!” &lt;/p&gt;
&lt;p&gt;그들은 한국말로 인사하고는 어제와 똑같이 볍씨를 뿌리는 일을 시작했다. 그중 하킴이 모판을 모아 마을 회관 앞 이장 아저씨네 논까지 날랐다. 아빠와 이장 아저씨는 논에서 모판에 비닐을 덮었다. &lt;/p&gt;
&lt;p&gt;성수는 숨어 비닐을 덮는 아빠를 지켜보았다. 한 손으로 일하는 아빠가 걱정되었다. 아빠는 손가락이 잘려 뭉그러진 왼손으로 비닐을 누르며 오른손으로 비닐을 덮어갔다. 다행히 이장 아저씨보다 일이 많이 늦지 않았다. &lt;/p&gt;
&lt;p&gt;성수는 마음이 놓이자 모판에 볍씨를 뿌리는 그들을 관찰했다. 그들은 잠시도 쉬지 않았다. 담배를 피우러 가지도 않고, 기계처럼 흙과 볍씨를 뿌리고, 모판을 나르는 일을 반복했다. 가끔 자기들 나라 말로 뭐라고 얘기했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이었다. 그때 이장 아저씨의 말소리가 들렸다. &lt;/p&gt;
&lt;p&gt;“어, 조심해. 모판 떨어지면 큰일 나. 그나저나 젊어서 힘이 장사네.”&lt;/p&gt;
&lt;p&gt;하킴이 모판을 더 높게 쌓아 옮기고 있었다. 이장 아저씨의 한쪽 입꼬리가 길게 올라갔다. &lt;/p&gt;
&lt;p&gt;“우리나라 사람보다 훨씬 나아. 임금도 싸고 말이지.”&lt;/p&gt;
&lt;p&gt;이장 아저씨는 아빠를 보고 말했다. &lt;/p&gt;
&lt;p&gt;“그렇지요.”&lt;/p&gt;
&lt;p&gt;아빠가 웃으며 대꾸했다. 성수는 이장 아저씨가 아빠에게 왜 그 말을 했는지 짐작했다. 아빠 보고 들으라는 거다. 훨씬 임금도 싸고 일 잘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아빠보다 낫다는 얘기다. 성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임금도 적게 주면서 저런 말을 하는 이장 아저씨가 미웠다. 자기들끼리 히히거리는 그들이 마치 아빠를 비웃는 것만 같았다. 외국인 노동자들보다 더 작아지는 아빠가 너무 초라해 보였다.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이게 뭐여? 모판이 왜 엉망이여?”&lt;/p&gt;
&lt;p&gt;비닐을 덮던 이장 아저씨가 소리를 질렀다. 아빠와 그들이 모두 이장 아저씨 곁으로 모여들었다. 모판이 엉망이었다. 볍씨와 흙이 뒤섞여 있었다. 그들은 모른다고 어깨를 들썩였다.&lt;/p&gt;
&lt;p&gt;“모판 쏟은 거 아니여? 그러니까 조심히 하라고 했제.”&lt;/p&gt;
&lt;p&gt;아저씨가 하킴에게 인상을 썼다. 하킴은 아저씨의 말을 알아듣고 대꾸했다.&lt;/p&gt;
&lt;p&gt;“나 잘못 업서. 내 잘못 아이야!”&lt;/p&gt;
&lt;p&gt;하킴은 자신이 그러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쳤다. &lt;/p&gt;
&lt;p&gt;“이게 어디서 반말이여?”&lt;/p&gt;
&lt;p&gt;이장 아저씨는 반말이 귀에 거슬렸는지 짜증을 냈다. 그러고는 하킴이 들고 온 모판을 차례대로 살펴보았다. 엉망인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lt;/p&gt;
&lt;p&gt;“에이 씨! 이 아까운 볍씨를…. 이걸 확!”&lt;/p&gt;
&lt;p&gt;‘안 돼!’&lt;/p&gt;
&lt;p&gt;모퉁이에서 지켜보던 성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쿵 소리를 내며 모판이 떨어졌다. 성수의 심장도 쿵 소리를 내었다. 이장 아저씨가 모판을 바닥에 내던졌다. 하지만 성수는 알고 있다. 이장 아저씨가 던진 모판은 바닥이 아닌 하킴을 향해 있었다는 걸. 몸을 움츠린 하킴이 벌벌 떨며 이장 아저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는 허둥지둥 이장 아저씨의 팔을 잡고 말렸다. 그러고는 이장 아저씨를 한쪽 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조금 뒤 이장 아저씨와 얘기를 나눈 아빠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lt;/p&gt;
&lt;p&gt;“자, 괜찮아요. 얼른 다시 일해요.”&lt;/p&gt;
&lt;p&gt;아빠는 하킴의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킴은 여전히 두려운 눈빛이었다. 곧 다시 일이 시작되었다. 성수는 흙이 묻어 있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등에는 볍씨 한 개가 동그마니 붙어 있었다. &lt;/p&gt;
&lt;p&gt;성수는 무작정 논두렁을 걸었다. 아빠가 자신이 모판을 엉망으로 만든 걸 알아챈 것만 같았다. 봄인데도 여름이 온 것처럼 날이 무더웠다. 속이 울렁댔다. 체한 것처럼 메슥거렸다. &lt;/p&gt;
&lt;p&gt;‘바보같이. 바보같이….’&lt;/p&gt;
&lt;p&gt;성수는 벌벌 떠는 하킴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하킴의 얼굴이 아빠의 얼굴과 자꾸 겹쳤다.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하지 마! 하지 말라고!”&lt;/p&gt;
&lt;p&gt;유정이가 논두렁을 뛰어오고 있었다. 성수가 뒤를 돌아보자 유정이가 멈췄다. 그 바람에 진원이가 유정이를 따라잡았다. 진원이는 긴 나뭇가지 끝으로 유정이의 치맛자락을 들어 올렸다. 하얀 스타킹을 신은 유정이의 통통한 허벅지가 눈에 들어왔다. 성수는 그런 진원이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속이 또다시 메슥거렸다. &lt;/p&gt;
&lt;p&gt;“하지 마! 아아앙!”&lt;/p&gt;
&lt;p&gt;유정이가 치맛자락을 내리며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진원이는 헤헤거리며 계속했다. &lt;/p&gt;
&lt;p&gt;“그만둬!”&lt;/p&gt;
&lt;p&gt;성수가 소리치며 나섰다. 진원이가 뜬금없다는 눈으로 성수를 째려보았다. &lt;/p&gt;
&lt;p&gt;“장난으로 하는 건데 네가 뭔 상관이야? 어제는 아무 말도 안 했으면서.” &lt;/p&gt;
&lt;p&gt;진원이가 이기죽거리자 성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장난이라는 말에 갑자기 뒤섞인 모판이 떠올랐다. 유정이가 재빨리 성수 뒤로 몸을 숨겼다. &lt;/p&gt;
&lt;p&gt;“성수야, 쟤가 나 괴롭혀. 자꾸 괴롭혀.”&lt;/p&gt;
&lt;p&gt;성수는 짜증이 났다. 자신보다 덩치가 큰 유정이가 뒤에 숨는다고 안 보일 리 없었다. &lt;/p&gt;
&lt;p&gt;‘그냥 밀어 버려. 너보다 덩치도 작잖아!’ &lt;/p&gt;
&lt;p&gt;“네가 뭔데 나서냐? 네가 유정이 동생이냐? 친구냐? …아, 친구 하면 되겠네. 네 아빠도 장애인이니까….”&lt;/p&gt;
&lt;p&gt;쿵! &lt;/p&gt;
&lt;p&gt;진원이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성수는 진원이를 노려보며 두 주먹을 내밀었다. &lt;/p&gt;
&lt;p&gt;“아이 씨! 너 죽었어! 병신!”&lt;/p&gt;
&lt;p&gt;진원이가 득달같이 일어나 성수에게 달려들었다. &lt;/p&gt;
&lt;p&gt;꺅!&lt;/p&gt;
&lt;p&gt;진원이의 비명이 논두렁에 울려 퍼졌다. 진원이의 손등에 깊게 잇자국이 났다. &lt;/p&gt;
&lt;p&gt;“욕하면 안 돼! 친구한테 욕하면 나빠!”&lt;/p&gt;
&lt;p&gt;유정이가 손으로 입을 닦으며 말했다. 진원이는 손등을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파인 잇자국에서 피가 송송 솟아올랐다. &lt;/p&gt;
&lt;p&gt;“너희 두고 봐. 나중에 두고 봐!”&lt;/p&gt;
&lt;p&gt;진원이가 유정이와 성수를 번갈아 보며 씩씩댔다.&lt;/p&gt;
&lt;p&gt;“두고 보기는 뭘 두고 봐!”&lt;/p&gt;
&lt;p&gt;성수는 도망치는 진원이의 뒤통수에 대고 바락 소리쳤다. &lt;/p&gt;
&lt;p&gt;“두고 보기는 뭘 두고 봐!”&lt;/p&gt;
&lt;p&gt;유정이도 성수의 말을 따라 했다.&lt;/p&gt;
&lt;p&gt;유정이가 앞서 걷고 있다. 두 팔과 엉덩이를 흔들며 신나게 노래를 흥얼거렸다. &lt;/p&gt;
&lt;p&gt;“…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언제나 즐거워. 개구쟁이….” &lt;/p&gt;
&lt;p&gt;성수는 노랫소리에도 흥이 나지 않았다. 발걸음을 멈추고 손등을 들여다보았다. 손등 이곳저곳에 볍씨가 잔뜩 묻어 있는 것만 같았다. &lt;/p&gt;
&lt;p&gt;“…유정이 누나.”&lt;/p&gt;
&lt;p&gt;유정이가 뒤돌아보았다. &lt;/p&gt;
&lt;p&gt;“먼저 가. 나 마을 회관 좀 갔다 와야 해.”&lt;/p&gt;
&lt;p&gt;“응! 얼른 갔다가 와.”&lt;/p&gt;
&lt;p&gt;유정이가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노래를 부르며 풀쩍풀쩍 뛰어갔다. &lt;/p&gt;
&lt;p&gt;성수는 논두렁을 힘차게 달렸다. 유정이의 노랫소리가 귓가에 흥겹게 맴돌았다. 자장면을 실은 오토바이가 마을로 들어와 마을 회관으로 달리고 있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당선소감&amp;gt;선함과 바름 주는 글 쓰고파&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우리에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요?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보다 낫고 힘 있는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합니다. 제 글에 나오는 성수 역시 그렇답니다. 성수는 아빠가 자신보다 못한 외국인 노동자와 친구가 되는 게 싫습니다. 아빠보다 더 나은 친구를 사귀어 아빠가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이길 원하지요. &lt;/p&gt;
&lt;p&gt;다섯 살 어린아이들도 자신보다 힘 있는 친구들을 좋아합니다. 또한 힘을 가지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폭력을 휘두르지요. 아마 저를 포함한 우리 대부분이 그런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폭력이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니까요. &lt;/p&gt;
&lt;p&gt;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부와 권력의 힘만을 좇으며 살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 안에 있는 선함과 바름의 힘을 키우고 타인이 당하는 폭력에 정의로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의 힘을 키워 소중한 친구를 만들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동화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삶을 살아가며, 그런 글을 쓰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lt;/p&gt;
&lt;p&gt;평생 나를 웃고 울게 만드는 ‘글’이라는 씨앗을 주신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 씨앗을 잘 심고 보살펴 주신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그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해 주신 정해왕 선생님, 김서정 선생님,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전합니다. 재미없는 내 글을 읽어 조언해 주는 조카 이주, 서영, 지유, 그리고 막 태어난 서윤이에게도 사랑을 전합니다. 또한 이번 작품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경남신문과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1974년 제주 출생 ●세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 ●국립한국경진학교 유치원 교사로 재직 중&lt;/p&gt;
&lt;p&gt;&lt;br /&gt;&amp;lt;심사평&amp;gt;삶의 정경 풋풋하게 살아 있어&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응모해 온 많은 작품들 중 우선 여섯 편(‘아라 백련의 꿈’ ‘코코와 눈길’ ‘내 친구는 왕따’ ‘아빠의 똥’ ‘빨간 리본이 달린 모자‘ ‘아빠의 본두’)의 동화를 예심의 자리에 올려놓고 작품이 지닌 저마다의 좋은 점들을 찾아 심도 있게 논의했다. &lt;/p&gt;
&lt;p&gt;여섯 편의 작품은 저마다 동화의 특질을 알고 동화가 지녀야 할 사람의 체온을 마디마디에 잘 연결해 낸 점을 높이 칭찬했다. 거듭 숙의하고, 숙의한 끝에 ‘코코와 눈길’,‘아빠의 본두’ 두 편을 뽑아 놓고 작품의 진가를 평균율로 잡기 시작했다. &lt;/p&gt;
&lt;p&gt;‘코코와 눈길’은 저학년 동화로 너구리와 여우를 대립시켜 반전과 갈등을 이어 눈 오는 날의 산속 풍경을 맛깔나게 그려 한 편의 그림동화로 내세워도 흠은 없으나, 신춘문예 등용이라는 통과례에는 어딘가 연약하다는 느낌을 줘 안타깝게 내려놓고 말았다. &lt;/p&gt;
&lt;p&gt;당선작 ‘아빠의 본두’는 우리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노동을 서사성과 사람이 지녀야 할 따뜻한 품성으로 거침없이 그려낸 작가적인 그 기량이 돋보였다. 우리는 명실상부 다문화 속에 삶을 영위하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어느 시골, 이른 봄 볍씨를 뿌리는 작업과정에서 일손이 모자라 일손을 빌려야 했다. 궁여지책으로 용역업체에 연락해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일을 한다. 작업을 하면서 흘리는 땀의 색깔이나, 소금의 맛과 노동의 거친 숨소리는 같으나, 내뱉는 말은 서로의 모국어다. 주인공 성수의 아버지와 가까워진 하킴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사람이다. 성수 아버지는 3년 전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왼손 손가락을 모두 잃는 아픔을 겪는다. 성수 아버지와 하킴이 이어내는 삶의 정경은 리얼리티이나 작가가 그려내는 서사의 한 마당, 한 마당이 묘한 환상성을 불러내는 특장을 지녔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본두’는 방글라데시 말로 친구다.&lt;/p&gt;
&lt;p&gt;“아버지의 본두(친구)”하고 입에 올리면 비온 뒤 산과 산을 이어주는 무지개처럼 야릇한 친근감에 사로잡히게 한다. 동화의 본성에는 아니, 문학의 본성에는 순연한 휴머니티가 내재되어야 한다면, 당선작 ‘아빠의 본두’는 땀 흘리며 살아가는 건강한 사람들의 올곧은 정신이 오늘에서 미래에까지 밝음을 유열성으로 시사하고 있다. 작품 전면에 도도하게 흐르는 이야기의 살과 뼈대가 강건하여, 앞으로 좋은 동화를 생산할 수 있는 그 가능성과 그 역량이 얼비친다. 문운이 장구하기를….&lt;/p&gt;
&lt;p&gt;■심사위원 : 임신행·배익천&lt;br /&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3:06:00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전북일보] 선물  -김근혜</title>
            <dc:creator>김근혜</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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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941/488/19ef733130d82d4380e43f3fb76c1fa8.JPG&quot; alt=&quot;물푸레~12.JPG&quot; title=&quot;물푸레~12.JPG&quot; width=&quot;540&quot; height=&quot;545&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선물&lt;/p&gt;
&lt;p&gt;김근혜&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quot;넌 무슨 선물 받고 싶어?&quot;&lt;/p&gt;
&lt;p&gt;&quot;응? 나?&quot;&lt;/p&gt;
&lt;p&gt;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날 보던 도연이가 손가락으로 주은이 팔을 쿡쿡 찔러요. 주은이는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차렸는지 조개처럼 입을 꼭 다물어요. 기분은 나빴지만 차라리 잘 된 일이에요. 괜히 거짓말을 할 뻔 했거든요. 친구들은 내가 작년까지 무료 급식을 받는 아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올해부터 모든 학생이 무료 급식을 받는데도 그 꼬리표는 여전해요. 그래서 나 같은 아이는 선물도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하나 봐요. &lt;/p&gt;
&lt;p&gt;&quot;방학 잘 보내.&quot;&lt;/p&gt;
&lt;p&gt;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면서 방학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해요. 대부분의 친구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를 등지고 걸었어요. 평소에는 방과 후 공부방으로 갔지만 오늘은 거기도 쉬어요. 내 옆을 지나가는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선물, 여행, 스키장 이야기를 하느라 잔뜩 신이 나 있어요.&lt;/p&gt;
&lt;p&gt;매서운 바람에 끌려 집에 도착했을 땐 대문이 덜컹거리며 춤을 췄어요. 난 문을 붙잡고 집안을 살폈어요. 밖에서 쓸려 들어온 낙엽이 부엌을 더 지저분하게 해 놓았어요. 하여튼 아빤 못 말려요. 문도 제대로 닫지 않고 나가다니. 그래도 며칠 동안 집에서 술만 드셨는데 오늘은 일거리가 생겼나 봐요. &lt;/p&gt;
&lt;p&gt;가방을 내려놓고 밥상을 덮은 신문지를 들췄어요. 말라빠진 김치가 다에요. 기운이 더 쭉 빠져요. 그냥 이불 안으로 들어가 몸을 녹였어요.&lt;/p&gt;
&lt;p&gt;&quot;소정아!&quot;&lt;/p&gt;
&lt;p&gt;옆집에 사는 민지 목소리예요.&lt;/p&gt;
&lt;p&gt;&quot;나랑 복지관 갈래? 오늘 맛있는 것도 주고 게임도 하고 선물도 준다는데.&quot;&lt;/p&gt;
&lt;p&gt;&apos;선물?&apos; &lt;/p&gt;
&lt;p&gt;그곳은 평소에도 가난한 아이들과 노인들을 위해 밥을 줄 때가 많아요. 오늘처럼 특별한 날은 선물까지 줘요. 하지만 난 한 번도 복지관에 간 적이 없어요. 눈칫밥은 학교만으로도 충분해요. 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불쌍하게 보는 눈빛도 싫고요. &lt;/p&gt;
&lt;p&gt;&quot;혼자 가.&quot;&lt;/p&gt;
&lt;p&gt;혼자 가라는 말에 민지 입이 뾰족 나왔어요. 민지가 복지관에 왜 가려고 하는지 알아요. 네 살짜리 동생이 있는 민지는 급식으로 나온 젤리나 샌드위치도 먹지 않고 갖다 주는 언니예요. 지난 번 유라 생일 때는 동생 준다고 남은 통닭까지 싸 갔어요. &lt;/p&gt;
&lt;p&gt;&quot;가자~아.&quot;&lt;/p&gt;
&lt;p&gt;발을 동동 구르며 애처롭게 날 바라보는 민지 눈빛에 내 마음이 흔들려요. 아무래도 눈 딱 감고 가줘야 할 것 같아요. &lt;/p&gt;
&lt;p&gt;바람은 더 차가워졌어요. &lt;/p&gt;
&lt;p&gt;&quot;선물이 뭘까? 혹시 지난번처럼 색연필이나 노트일까?&quot;&lt;/p&gt;
&lt;p&gt;&quot;…….&quot;&lt;/p&gt;
&lt;p&gt;&quot;통장아줌마가 그러는데 엄청나게 돈 많은 부자가 복지관에 돈을 기부했대. 그럼 선물도 어마 어마할거야. 그치!&quot;&lt;/p&gt;
&lt;p&gt;&quot;응!&quot;&lt;/p&gt;
&lt;p&gt;시큰둥하게 대답했지만 나도 어떤 선물을 줄지 살짝 기대 돼요. &lt;/p&gt;
&lt;p&gt;복지관 입구에는 어른 키보다 훨씬 큰 트리가 있어요. 벽에는 색색의 꼬마전구들이 앞 다투어 반짝였어요. 추워서 빨개졌던 볼이 이상하게 화끈거렸어요.&lt;/p&gt;
&lt;p&gt;복지관 안은 갓 태어난 병아리들처럼 시끄러워요. 우린 자원봉사자들 손에 이끌려 자리에 앉았어요. 내 건너편에 앉은 남자 아이는 탁자 위에 있는 과자를 몰래 주머니에 넣고 있어요.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어요.&lt;/p&gt;
&lt;p&gt;게임을 하고 마술쇼도 봤어요.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요. 그러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깜깜해져가요. &lt;/p&gt;
&lt;p&gt;아빠가 집에 일찍 온다면 큰일이에요. 아빠와 나만 아는 장소에 있어야 할 열쇠가 지금 내 주머니에 있거든요. 마음이 급해졌어요. 그런데 선물 추첨은 계속 미루기만 해요. 우리를 위해 춤을 보여 준다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늦게 오는 바람에 더 시간이 길어졌어요. &lt;/p&gt;
&lt;p&gt;&quot;민지야, 나 먼저 갈게.&quot;&lt;/p&gt;
&lt;p&gt;&quot;왜? 선물 받고 가야지.&quot;&lt;/p&gt;
&lt;p&gt;&quot;아빠가 왔을지도 몰라.&quot;&lt;/p&gt;
&lt;p&gt;민지가 눈을 흘겨요. 쌓여 있는 선물상자들이 마음을 붙잡았지만 아빠 때문에 어쩌지 못해요. 민지도 더는 말리지 않아요. 덜덜 떨며 날 기다릴 아빠 생각에 집으로 한달음에 뛰어갔어요. &lt;/p&gt;
&lt;p&gt;굳게 잠겨 있어야 할 현관문이 열려 있어요. 다행히 아빠한테도 열쇠가 있었나 봐요. 턱까지 차오른 숨을 억지로 가라앉히고 태연한척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었어요. 술 냄새와 발 냄새가 코를 찔러요.&lt;/p&gt;
&lt;p&gt;&quot;아휴.&quot;&lt;/p&gt;
&lt;p&gt;나도 모르게 한 숨이 나왔어요. &lt;/p&gt;
&lt;p&gt;&quot;아빠, 아빠. 일어나봐.&quot;&lt;/p&gt;
&lt;p&gt;&quot;어, 어. 우리 딸. 내? ─?.&quot;&lt;/p&gt;
&lt;p&gt;아빠는 잠꼬대를 하며 팔을 쭉 뻗더니 다시 굼벵이처럼 몸을 웅크려요. 발냄새라도 해결해야 될 것 같아 양말을 벗겼어요. 그런데 오른발 엄지발톱이 퉁퉁 부은 채로 피딱지가 말라붙어 있어요. 어딘가에 부딪혀 멍까지 든 발톱은 보라색 매니큐어를 바른 것 같아요. 없는 소독약 대신 끓인 물을 수건에 묻혀 발을 닦았어요. 차갑던 아빠 발이 조금 따뜻해졌어요. 발가락에 굳은 피딱지도 말끔해졌어요. 그 자리에 친구한테 받은 알록달록한 반창고를 붙였어요.&lt;/p&gt;
&lt;p&gt;&quot;아빠, 좀 조심해. 나 없으면 어떻게 살 거야?&quot;&lt;/p&gt;
&lt;p&gt;꼭 엄마처럼 잔소리를 하는 내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와요. 베개를 베어주고 이불을 덮어 주었지만 금방 걷어차고 말아요. 밥도 못 먹었는지 배가 홀쭉해요. &lt;/p&gt;
&lt;p&gt;나도 불을 끄고 누웠어요. 쉽게 잠이 오지 않아요. 아빠 코고는 소리 때문인지 선물도 못 받고 뛰어 온 것 때문인지 모르겠어요. &lt;/p&gt;
&lt;p&gt;&apos;민지는 어떤 선물을 받았을까?&apos;&lt;/p&gt;
&lt;p&gt;민지가 원했던 선물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민지네도 우리 집과 사는 건 다를 게 없거든요. 하지만 민지에겐 엄마가 있어요. 누군가 나에게 선물을 준다면 타임머신이면 좋겠어요. 엄마가 돌아가시던 그 날로 돌아가서 일 나가는 엄마 치맛자락을 끝까지 놓지 않을 거예요. &lt;/p&gt;
&lt;p&gt;뺑소니 교통사고로 엄마가 세상을 떠난 날부터 아빠는 술을 많이 마셔요. 그 후로 아빠도 엄마처럼 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해요. 그 걱정에 아빠가 너무 늦을 땐 한밤중에 골목 입구까지 나가곤 했어요. &lt;/p&gt;
&lt;p&gt;몸을 뒤척이는 아빠 때문에 자꾸 잠이 달아나요. 다시 아빠 다리를 가지런히 모아주고 이불을 목까지 덮어 주었어요. 창밖으로 구름에 가려졌던 달이 모습을 나타냈어요. 달은 가로등처럼 방을 밝혀요. 그 빛에 아빠 얼굴에 미소가 보여요. 나도 따라 웃어봤어요. 기분이 한결 나아졌어요. 아빠 곁으로 몸을 바짝 붙였어요. 조금 전보다 훨씬 따듯해졌어요. &lt;/p&gt;
&lt;p&gt;큼큼!&lt;/p&gt;
&lt;p&gt;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요. 또각또각 도마에 칼질하는 소리도 들려요. 부엌에서 누군가 움직이는 것이 보여요.&lt;/p&gt;
&lt;p&gt;엄마! 벌떡 일어나려는데 자꾸만 눈이 감겨요. &lt;/p&gt;
&lt;p&gt;얼마나 잤을까요? 밝아진 쪽창이 아침이 온 걸 알렸어요. 둥글게 말고 잤던 내 몸이 쭉 펴졌고 그 위로 얇은 이불이 엄마 품 속처럼 포근하게 날 덮어 줬어요. 바닥에 온기도 가득해요. &lt;/p&gt;
&lt;p&gt;아빠가 누웠던 자리를 향해 눈을 가늘게 떴어요. 아빠 대신 둥근 밥상이 놓여 있어요. 흰 종이로 덮인 밥상에서는 구수한 된장국 냄새와 밥 냄새가 솔솔 풍겨요. 꿈속에서 맡은 냄새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lt;/p&gt;
&lt;p&gt;맛있는 냄새 때문인지 뱃속이 요란스러워요. 이불을 걷어 내고 밥상 앞에 앉았어요. 상 위에 곱게 접은 쪽지가 놓여 있어요. &lt;/p&gt;
&lt;p&gt;&apos;밥 맛있게 먹고 있어. 일하고 금방 올게! 아빠가&apos;&lt;/p&gt;
&lt;p&gt;쪽지를 다시 곱게 접어 가슴에 품었어요. 아빠가 빨리 오면 좋겠어요. 오늘은 진짜 선물을 받은 메리 크리스마스거든요.&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당선소감&amp;gt;이 기운 이어나가 좋은 작품 쓰겠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4학년 1반 교실 뒤에는 귀퉁이가 떨어진 나간 자그마한 책장이 앉은뱅이처럼 놓여 있었습니다. 책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책은 몇 권되지 않았습니다. 책은 아이들의 손길을 전혀 받지 못해 늙어갈 뿐이었습니다. &lt;/p&gt;
&lt;p&gt;담임은 시력이 나빴습니다. 그래서 맨 뒷자리에 앉는 것은 일종의 복권 당첨이었습니다. 소녀는 앉은뱅이 책장을 배경으로 선생님의 눈을 피해 책을 읽었습니다. 몰래한 책읽기는 소녀가 저지른 최초의 일탈이었습니다. &lt;/p&gt;
&lt;p&gt;책 많은 집에서 사는 게 소원이 되었고 소설가가 되겠다며 순정소설을 써서 혼자 키득거렸습니다. 소녀는 작가를 꿈꾸며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lt;/p&gt;
&lt;p&gt;그 후로 많은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책 보다 돈을 좋아하게 되고, 순정 소설을 쓰는 것 보다 스케줄 짜는 일에 시간을 더 투자하면서 꿈은 저만큼 멀어져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묻어 두었던 꿈단지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주저 없이 동화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lt;/p&gt;
&lt;p&gt;아무도 읽어 주지 않을 것 같던 제 글에 생명을 넣어 준 박정희 선생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따끔하면서도 애정 어린 도움을 준 행글행글(행복한 글읽기, 행복한 글쓰기) 글벗 전은희, 이순미, 조현순, 황희정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도와 준 남편과 금쪽 같은 아들 민석, 시부모님, 친정 식구들 그리고 저를 아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기운 이대로 이어나가 더 좋은 작품을 쓰는 동화작가가 되겠습니다.&lt;/p&gt;
&lt;p&gt;&lt;br /&gt;&amp;lt;심사평&amp;gt;여운 남는 결말·섬세한 묘사 돋보여&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전반적으로 요즘 시대 현실을 반영하는 다문화 가정, 결손 가정. 장애아 등 소외계층을 다룬 생활동화가 많았다. 아빠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아쉬운 점은 판타지 동화나 현실과 환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동화가 드물다는 점이었다. 또한, 기존 동화에서 흔히 다루어진 소재와 주제의 작품이 많은 것도 아쉬웠다. &lt;/p&gt;
&lt;p&gt;최종심에서 검토한 작품은 양율의 &apos;기분 좋은 운동회 &apos; 박순길의 &apos;아빠는 다카에 갔다&apos; 김소희의 &apos;파출부 아빠&apos; 김근혜의 &apos;선물&apos;이었다. &apos;기분 좋은 운동회&apos;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배려하는 따스한 이야기였으나 기존동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설정과 결말이 단점이었다. &lt;/p&gt;
&lt;p&gt;&apos;아빠는 다카에 갔다&apos;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를 다룬 동화로서 고향의 나라에 간 아빠에게 띄우는 편지글의 형식이 눈길을 끌었으나 외할아버지가 엄마와 아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작위적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졌다.&lt;/p&gt;
&lt;p&gt;&apos;파출부 아빠&apos;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뒤바꾼 설정이 기발하고 구성과 문장도 무난했다. 그러나 친구 아빠를 파출부로 오해하는 장면이나 파출부로 쓰게 되는 과정이 억지로 꾸며 만든 느낌이 드는 게 흠이었다. 당선작으로 뽑은 &apos;선물&apos;은 단연 눈에 띄는 뛰어난 작품이었다. 아빠를 생각하는 아이의 애틋한 마음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동화다운 문장과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 그리고 가슴 훈훈하면서도 따스한 감동의 여운을 남기는 결말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였다. 동화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는 좋은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게 되어 기쁘다. 꾸준히 정진하여 훌륭한 동화작가가 되기를 바란다.&lt;/p&gt;
&lt;p&gt;■심사위원 : 이준관 (아동문학가·한국동시문학회장)&lt;br /&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3:03:45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광주일보]  오미르바다 입양 보내기 -장미연</title>
            <dc:creator>장미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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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오미르바다 입양 보내기&lt;/p&gt;
&lt;p&gt;장미연&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모든 게 그 녀석 때문이었다.&lt;/p&gt;
&lt;p&gt;모든 게 그 녀석으로부터 시작되었다.&lt;/p&gt;
&lt;p&gt;모든 게…….&lt;/p&gt;
&lt;p&gt;정말이지 난 조금도 그 녀석을 괴롭힐 생각 따윈 없었다. 뭐 그다지 달가운 존재라 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대놓고 녀석을 미워하거나 해코지 할 생각 따윈 조금도 없었다. 그리고 설마…설마 엄마가, 여태껏 십 년 동안 나만 사랑해온 엄마가 그런 쬐끄만 녀석 하나 때문에 사랑이 식을 거라고는 조금도, 정말 병아리 눈물만큼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녀석이 태어나던 날부터 모든 게 바뀌어 버렸다. 특히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엄마의 사랑은 영원히 시베리아 벌판 너머로 날아가 버렸다. 날아가 버리기만 하면 다행이게? 아주 꽁꽁 얼어붙어 새봄이 와도 다시 돌아올 생각조차 안했다. 아, 이건 정말 배신이다, 배신!&lt;/p&gt;
&lt;p&gt;“오깊은하늘!”&lt;/p&gt;
&lt;p&gt;“…….”&lt;/p&gt;
&lt;p&gt;엄마가 내 이름을 이렇게 꽉꽉 채워서 부르는 건 정말 정말 화가 많이 났다는 신호이다. 하지만 난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다. 반항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이지 울음이 목구멍까지 꽉 차서 홍수가 날 것만 같아 대답을 못 하는 것이다. 대답을 하면 그 순간 목구멍까지 차오른 물들이 막 흘러넘칠 것 같다. &lt;/p&gt;
&lt;p&gt;“오 깊은하늘! 너 정말 엄마한테 끝까지 맞서 보겠다는 거얏?”&lt;/p&gt;
&lt;p&gt;“그…그게 아니고요. 꺼…꺼억…꺼억.”&lt;/p&gt;
&lt;p&gt;존심 상하게 나도 모르게 그만 꺽꺽대기 시작했다.&lt;/p&gt;
&lt;p&gt;“애 좀 봐. 뭘 잘 했다고 꺽꺽대고 울어, 울기는?”&lt;/p&gt;
&lt;p&gt;“그…그게 아니고요. 어…어엉.”&lt;/p&gt;
&lt;p&gt;내 꺽꺽댐이 통했나 보다. 엄마의 치켜 올라갔던 눈꼬리가 조금씩 그 탱탱한 기운이 빠지더니 15도쯤 내려갔다.&lt;/p&gt;
&lt;p&gt;“그래, 너도 뭔가 쌓인 게 많을 거란 건 알아. 오늘은 엄마가 다 들어줄게 속 시원하게 말해봐라.”&lt;/p&gt;
&lt;p&gt;속 시원하게라……. 엄마의 달콤한 미끼에 아까 맞은 손바닥이 김칫국물에라도 담근 것 마냥 얼얼해져 왔다. &lt;/p&gt;
&lt;p&gt;“바다는 아기잖아. 말귀도 못 알아듣는 아기가 조금 귀찮게 한다고 그렇게 거칠게 다루면 어떡해? 그래서 회초리 몇 대 때린 게 그렇게 억울했어?”&lt;/p&gt;
&lt;p&gt;와와. 회초리 몇 대란다. 조금 귀찮게 했단다. 그래요, 엄마. 난 진짜 억울해요. 이 순간에도 얄미운 녀석은 엄마한테 찰싹 붙어서 헤헤거리고 있다. 나아쁘은 노옴! 모든 게 저 놈 때문이다. 순간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물들이 순식간에 뜨거운 화산불로 바뀌어 화르르 화르르 타올랐다. &lt;/p&gt;
&lt;p&gt;“나이 먹어서 다시 애 낳는다는 건 엄마에게도 힘든 결정이었어. 하지만 갑자기 동생 갖고 싶다고 먼저 떼 부린 건 너였잖아?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떡하니?”&lt;/p&gt;
&lt;p&gt;그래, 알고 있다. 이기적인 아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동생이란 건 귀찮고 성가시고 빽빽거리며 울기만 하는 것들이다.’ 그 뿐인가. ‘툭 하면 고자질을 해대서 착하고 순해빠진 형이나 누나들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는 아주 쓸모없는 존재들이다.’라고 주변의 동생 있는 친구들이 끊임없이 가르쳐 줬다. 그래서 난 누구 보다도 동생이 있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난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외아들인 내 자리를 끝까지 지켜내리라 굳은 결심을 했다. &lt;/p&gt;
&lt;p&gt;그…런…데…….&lt;/p&gt;
&lt;p&gt;정말 그날 일은…….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었던 결정적인 그 일에 대해서도 더 냉정해질 수 있겠는데……. 아, 아쉽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인 걸 어떡한단 말인가.&lt;/p&gt;
&lt;p&gt;1학년 때였다. 같은 반에 덩치만 믿고 설쳐대는 대범이라는 무식한 아이가 있었다. 나도 나름 싸움짱이었던 터라 그 녀석과 자주 붙곤 했다. 그 날도 어김없이 그 녀석과 한판 붙었다. 하지만 내가 먼저 주먹을 날렸다는 조금은 억울한 이유로 나만 더 오래 벌을 받았다. &lt;/p&gt;
&lt;p&gt;“에이 씨, 맨날 나만 더 혼나!”&lt;/p&gt;
&lt;p&gt;투덜거리며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저만큼 등나무 그늘 아래 앉아있는 대범이가 보였다. 남은 분이 덜 풀려 한판 더 붙으려는데,&lt;/p&gt;
&lt;p&gt;“오빠아!”&lt;/p&gt;
&lt;p&gt;어디선가 물방울 같은 목소리가 또그르르 굴러 나왔다. 병설 유치원에서 갈래 머리를 묶은 꼬마애가 분홍색 주름치마를 나풀거리며 뛰어 나왔다. 그리고는 대범이 녀석에게, 무식한 대범이 녀석에게 찰싹 붙더니 웃어준다. 봄바람같이. 인상파 대범이가 봄바람에 간지러운 듯 흐물흐물거린다. 봄바람이 나랑 싸우다 생긴 퍼런 멍을 걱정스레 들여다 본다. 새싹을 어루만지는 봄햇살같이. 그 봄바람, 그 봄햇살 때문이었을까? 난 그날 이후로 싸움짱에서 밀려나고 말았다.&lt;/p&gt;
&lt;p&gt;그날 처음 “외! 롭! 다!”라는 말을 잘근잘근 씹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 때부터였다. 내게도 동생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부러움과 외로움에서 시작한 작은 생각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더니 나중엔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큰 바람으로까지 자랐다. 그래서 결국은 부모님을 조르게까지 되었다. &lt;/p&gt;
&lt;p&gt;어차피 힘든 결정 하시는 거 이왕이면 순하고 예쁜 여동생으로 만들어주실 것이지 귀찮게끔 허구헌 날 빽빽 우는 저런 애송이 남동생이나 만들어 주시다니. 아, 정말이지 저런 녀석은 ‘됐어요. 필요 없어요’다. 녀석은 돌까지 지났으면서 아직까지도 새벽이면 깨서 이 형님의 수면을 방해하는 철딱서니 없는 짓만 한다. 그런데도 엄마는 내게만 철딱서니 없다고 한다. 이건 정말 억울하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 녀석을 벼르는 사악한 형이 되어가나 보다. &lt;/p&gt;
&lt;p&gt;어느 날 엄마와 외출 갔다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끔 마주치는 4층 아줌마를 또 만났다. 둥글둥글한 몸매에 얼굴까지 동글동글한 그 아줌마의 눈은 네모난 뿔테 안경 너머에서 늘 웃고 있었다. 어쨌든 바다 녀석이 태어난 뒤로 내게는 하나도 상냥하지 않은 울 엄마 보다 열 배는 상냥하게 날 보고 웃어주신다. 그런데 그 날은 인사하는 나 보다 바다 녀석을 보고 더 반가워 하셨다. &lt;/p&gt;
&lt;p&gt;“어머, 애가 많이 컸네? 아유, 귀여워라. 어머, 웃기도 잘 웃네.”&lt;/p&gt;
&lt;p&gt;“그러게요. 언제 크나 했는데 벌써 이렇게 컸네요. 하늘아, 인사 해야지.”&lt;/p&gt;
&lt;p&gt;치, 엄마는 아줌마랑 수다 떠느라 내가 인사하는 것도 못 봤나 보다. 녀석이 생긴 후로 늘 이런 식이다. 억울한 잔소리까지 들어야 한다. 사람 좋아 보이던 그 아줌마도 내 인사는 건성으로 받더니 나중에야 아는 체를 하셨다.&lt;/p&gt;
&lt;p&gt;“어머, 하늘이도 많이 컸구나. 동생 생기니까 좋지?”&lt;/p&gt;
&lt;p&gt;동생 생기니까 좋냐고? 이럴 땐 인사치레라도 ‘네, 정말 좋아요.’ 라고 헤헤거리며 대답해줘야 한다는 것쯤은 나도 어린 나이가 아니니까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물어오면 심술이 나서 좀 더 솔직하게 대답하기 시작했다. &lt;/p&gt;
&lt;p&gt;“아니요. 하나도 안 좋아요.”&lt;/p&gt;
&lt;p&gt;그러자 늘 부드럽게 웃기만 하던 아줌마의 눈이 단추알처럼 동그래졌다.&lt;/p&gt;
&lt;p&gt;“아니, 왜?”&lt;/p&gt;
&lt;p&gt;“아주 귀찮아 죽겠어요. 맨날 빽빽 울고 억울하게 나만 야단맞게 하잖아요.”&lt;/p&gt;
&lt;p&gt;“호호호. 하늘이가 동생 때문에 힘든가 보구나.”&lt;/p&gt;
&lt;p&gt;힘든 정도 뿐이겠어요. 아주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구만. 이런 내 맘이 표정으로 나타났을까? 엄마가 잠시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lt;/p&gt;
&lt;p&gt;“그래? 그럼 우리 바다 입양 보낼까?”&lt;/p&gt;
&lt;p&gt;입양이라고? 정말 우리 엄마 유치하기도 하시지. 내가 뭐 아직도 산타클로스나 기다리는 유치원생인 줄 아나봐. 엄마는 내가 바다 땜에 속상하다고 막 투덜대기 시작할 때부터 걸핏하면 입양 얘기를 꺼냈다. 내가 뭐 그 말에 속을 줄 알고?&lt;/p&gt;
&lt;p&gt;“그래요. 그게 좋겠네요.”&lt;/p&gt;
&lt;p&gt;나도 엄마의 잔머리에 지지 않고 눈 똑바로 뜨고 대꾸했다. 그런데 이번엔 403호 아줌마가 기세 좋게 말대꾸 하는 내 말을 받아쳤다.&lt;/p&gt;
&lt;p&gt;“그래? 정말이니? 아줌마는 아기가 없어서 하늘이네가 항상 부럽던데…….”&lt;/p&gt;
&lt;p&gt;“어머 그러시구나? 하늘아, 너도 들었지?”&lt;/p&gt;
&lt;p&gt;아이고. 두 분이 아주 쿵짝이 잘 맞으셨다. 아주 감동스럽습니다. 그런다고 내가 뭐 눈 하나 깜짝할 줄 아나 보죠?&lt;/p&gt;
&lt;p&gt;“진짜로 입양 보내게? 그럼 뭐 멀리까지 보낼 거 있어? 그냥 나한테 보내. 난 바다 욕심나니깐.” &lt;/p&gt;
&lt;p&gt;403호 아줌마가 엄마를 보고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말했다. &lt;/p&gt;
&lt;p&gt;“글쎄요.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니 애 아빠하고 상의해보고요.”&lt;/p&gt;
&lt;p&gt;엄마는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치, 그럼 누가 속을 줄 알고? 그래요. 보내버려요. 안 보내기만 해봐라. 엄마와 403호 아줌마의 유치한 수다는 그렇게 끝났다. &lt;/p&gt;
&lt;p&gt;수다이긴 했어도 상상만 해도 신났다. 녀석이 사라지다니……. 그럼 그 날로 난 달콤한 수면을, 자유로운 독서를, 방해 안 받는 블록 조립을……. 으흐흐흐. 상상만 해도 신난다. 에휴, 상상만 하면 뭐 하나. 어차피 날 달래기 위한 엄마의 연기였을 뿐인 걸.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하나도 신경 안 썼다. 맨날 여자애들 반지 쪼가리 같은 것들만 뽑히는 해바라기 문구점의 뽑기 만큼도 기대 안 했다. 어차피 날 놀리기 위한 장난일 뿐이었으니까. &lt;/p&gt;
&lt;p&gt;어? 어? 그런데……. 몇 밤 자고 학교 몇 번 갔다 왔더니 장난이… 장난이 아니란다. 헐∼ 어떻게 이런 일이? 어느 날 아빠랑 엄마가 녀석을 재우더니 밤늦게 날 불렀다. 그러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정말 그렇게도 간절히 바다가 없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너무 심각하게 물으시길래 나도 그냥 목구멍에서 간신히 기어나오는 대답으로 “네”라고 했다. 그랬을 뿐인데 어느 날 오미르바다를, 귀찮은 그 녀석을 입양 보낸단다. 403호로. 어떻게 이런 일이?&lt;/p&gt;
&lt;p&gt;모든 게 그 녀석 때문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번엔 모든 게 내 대답 한 마디에 정신 차리고 생각해 볼 틈도 없이 순식간에 정리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늦잠을 자서 허겁지겁 일어나 밥을 먹는데 뭔가 다른 날과 달랐다. 아빠는 이미 출근했고 엄마는 조용히 집안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만, 나만 혼자서 밥을 먹고 있었다. 뭐지? 이 썰렁한 분위기는? 맨날 아침부터 집안을 어지르던 바다 녀석도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 현관 앞에 놓인 큼직하고 빨간 여행 가방은 또 뭐란 말인가? 그 가방은 엄마가 바다를 낳으러 갈 때 함께 병원에 따라 갔다가 다시 퇴원하던 날 바다와 함께 온 건데? 털도 안 난 강아지새끼 같이 쬐끄맣던 그 녀석이 아빠 품에 안겨 하품을 했지. 아, 그 땐 나도 녀석을 한없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지? 에이…설마? &lt;/p&gt;
&lt;p&gt;학교에서도 내내 그 빨간 여행 가방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귀찮은 녀석, 가려면 조용히 사라질 것이지 왜 또 끝까지 날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403호? 403호? 슬쩍 한번 들여다 볼까? 봐서? 그 다음엔? 뭐 그냥 한번 들여다 보고만 오면 되지. 그래 아줌마를 잘 따르기나 하는지 슬쩍 한번 보고만 오지, 뭐. 그래 보고만 오는 거야. 뭐 녀석이 걱정되거나 다시 데려오고 싶어서 그런 게 절대 아니다. 그래도 입양을 보냈으니 최소한 잘 있는지는 봐 주는 게 예의일 것 같아서였다. &lt;/p&gt;
&lt;p&gt;학교가 끝나자 마자 집으로 달려가 가방을 던졌다. 바로 나오려는데 빨간 여행 가방이 아직도 현관 앞에 턱 하니 버틴 채 날 째려 봤다. &lt;/p&gt;
&lt;p&gt;“깊은하늘, 저 가방 좀 403호 갖다 줄래? 엄마는 차마 못 가겠다.”&lt;/p&gt;
&lt;p&gt;안방에서 엄마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울고 난 목소리 같았다. 평소 같았으면 ‘에이, 귀찮게 내가 왜요?’라고 했을 텐데 이번엔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빨간 가방은 그대로 둔 채 조용히 현관문을 닫고 나왔다. &lt;/p&gt;
&lt;p&gt;403호 현관 앞에서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아무 소리도 안 났다. 짜식, 벌써 적응해버렸나? 이렇게 빨리? 아냐, 그럴 녀석이 아닌데. 그냥 한번만 직접 눈으로 보고 갈까? 403호 아줌마가 참 좋은 분이란 건 알지만 혹시 알아? 만약에, 정말이지 만약에 입양한 척 하고 우리 미르바다를 이상한 데다 팔아버렸으면 어떡해? 그래, 그것만 확인하고 가자. &lt;/p&gt;
&lt;p&gt;초인종을 누르는 검지 손가락이 이상하게도 떨고 있었다. &lt;/p&gt;
&lt;p&gt;“어머, 하늘아! 무슨 일이니? 동생이 걱정되서 왔구나? 걱정마. 아줌마가 아주 잘 키울 테니까. 그리고 너 이제부턴 이렇게 불쑥 찾아오면 안 된다. 이제 바다는 네 동생이 아니라 아줌마 아들이니까. 앞으론 이름도 바꿀 테니깐 오미르바다라고 부르지도 말고.” 사람 좋은 403호 아줌마가 어지러운 말들을 막 다다다 쏟아놓았다. 다시 보니 조금도사람 좋아 보이지 않았다. 우리 미르바다를이상한 데다 팔아버리고도 남을 사람처럼 보였다. 아, 뭐 이런 또 귀찮은 상황으로 연결되나? 이왕 보낼 거면 좀 멀리 보내서 다시는 신경 안 쓰이게 할 것이지. 맨날 엄마랑 마주치면 또 엄마는 맨날 질질 짜실텐데……. 그리고 이왕 보낼 거 좀 큰 부잣집으로 보내면 나중에 늠름하고 럭셔리한 뭔가가 되서 ‘형아를 찾습니다.’ 하고 올 수도 있잖아. 그런데 이게 뭐야? 아, 정말이지 여전히 귀찮네.&lt;/p&gt;
&lt;p&gt;안 되겠어. 잠깐만 계획 수정이다. 뭐 많이, 참 많이 귀찮은 녀석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상한 곳에 팔려가게 놔두기엔 내 양심이 허락하질 않지. 그럼, 그렇고 말고. &lt;/p&gt;
&lt;p&gt;“아줌마, 우리 바다 좀 보고 가야 겠어요. 바다 어디 있어요?”&lt;/p&gt;
&lt;p&gt;난 일부러 바다가 내 소리를 듣고 징징거리라고 큰 소리를 냈다. 아니나 다를까 내 소리를 들은 녀석이 “영, 영!” 하면서 자박자박 걸어나왔다. 짜식, 역시 내 동생이라 똑똑하군. 목소리만 듣고도 날 알아보고 나오다니……. 순간 아줌마가 바다를 안으려 했다. 난 혹시라도 아줌마에게 바다를 뺏길까봐 달려드는 바다를 낚아채듯 덥석 안았다. 아 무겁다. 이 녀석 언제 이렇게 컸지. 그래도 놓아선 안 된다. 아줌마가 뺏어가면 안 되니까. 난 어안이 벙벙해서 쳐다보는 아줌마를 뒤로 하고 잽싸게, 아주 잽싸게 바다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lt;/p&gt;
&lt;p&gt;그래, 조금만 계획을 바꾸자. 귀찮지만, 날 많이 괴롭게 하지만 이렇게 형을 ‘영’이라고 눈물겹게 불러주잖아. 10년만 참았다가 입양은 그때 다시 생각하지, 뭐. 히힛.&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당선소감&amp;gt;&lt;/p&gt;
&lt;p&gt;세상에 따뜻한 국밥 같은 글 쓸 것&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저녁을 준비하다 당선 통보를 받았다. 느닷없이 심장 속에 철딱서니 없는 아기 도깨비 몇 놈들이 들어와 축구를 했다. 그 바람에 갑자기 목소리가 엄청 커졌다. 스토리빔으로 ‘팥죽할멈과 호랑이’를 보고 있던 깊은하늘, 미르바다, 맑음이 놀라서 쳐다봤다. 아! 이쁜 것들! 쪽쪽 빨아주고 싶었다. 이번 작품 모델이 되어준 두 아들과 내 꿈 앞에 고슴도치 믿음을 준 가족들에게 너무 고맙다. &lt;/p&gt;
&lt;p&gt;들뜬 채 이틀을 보내고 나니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다.&lt;/p&gt;
&lt;p&gt;‘이제 뭘 해야 하나?’ ‘어떡하지?’&lt;/p&gt;
&lt;p&gt;당선만 되면 했는데 막상 되고 나니 막막해졌다. 문득 내 이름 뜻을 떠올렸다. 그대로 풀면 ‘베푸는 아름다운 연꽃’이다. 지금껏 난 진심으로 베푸는 사람이었던가? 적잖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받으려고만 하고 가족들에게 짜증이나 냈다. 이제부터라도 이름값 좀 하고 살아야겠다. 40대엔 마당 넓은 주막 지어 국밥 퍼주는 아줌마가 되겠다 한 당돌한 꿈도 다시 꾸어야겠다. &lt;/p&gt;
&lt;p&gt;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제자에게 ‘한번 제자는 영원한 제자다’라고 격려해주신 배봉기 선생님, 이은봉 선생님, 김해등 선생님 고맙습니다. 오기만 창창했던 제 20대를 따뜻하게 토닥여 주셨던 고(故) 조태일 선생님 너무 너무 그립고 고맙습니다. 누구보다 딸의 꿈을 의심치 않고 믿어주었던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 하늘만큼 우주만큼 사랑합니다.&lt;/p&gt;
&lt;p&gt;부족한 글 예쁘게 봐주신 심사위원 이상권 선생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앞으로 사람들과 세상에 따뜻한 국밥 같은 글로 베풀며 살아가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1973년 강진 출생 ▲광주대 문예창작과 졸업 ▲강진에서 논술지도&lt;/p&gt;
&lt;p&gt;&lt;br /&gt;&amp;lt;심사평&amp;gt;&lt;/p&gt;
&lt;p&gt;시적인 리듬, 깊이있는 문장 으뜸&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먼저 전체 응모작품에 대한 평부터 시작하겠다. 안타깝게도 동화라는 장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글이 너무 많았다. 동화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대로 적어놓은 게 아니다. 소설하고 똑같은 서사문학이다. 주위에 아름다운 이야기 거리가 있다고 치자. 그걸 그대로 쓰면 그건 동화가 아니라 에세이에 가깝다. &lt;/p&gt;
&lt;p&gt;동화가 되려면 작가가 이야기의 시작과 결론을 다시 짜고, 이야기를 이리저리 비틀어대고, 적절한 등장배우들을 등장시키고, 곳곳에 복선을 배치해서 작가만의 완벽한 세상을 만들어내야 한다. 다음에는 이렇게 문학이라는 옷을 입은 동화를 많이 만나기를 기대한다. &lt;/p&gt;
&lt;p&gt;예심을 거쳐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다영이와 더미23호’ ‘오미르바다 입양보내기’ ‘코쿤아이’ 세 편이다. ‘다영이와 더미23호’는 인간이 하기 힘든 위험한 연기를 대신해주는 더미인형의 슬픔 삶을 다른 소재가 재미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짜임새가 허술하다. 인형이 추락한 뒤에 곧바로 극적인 결말로 이어져야 하는데 불필요하게 나열된 에피소드도 작품 흐름을 더디게 한다. &lt;/p&gt;
&lt;p&gt;‘코쿤아이’는 ‘코쿤옷’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먼 미래의 모습을 패기있게 그려내려고 하였다. 작가가 무대장치도 훌륭하게 만들어놓았고 등장인물까지도 잘 설정을 하였지만 아쉽게도 이야기의 완결성이 떨어진다. 특히 주인공이 미래사회의 특권층인 코쿤아이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확실하게 전달이 되지 않는다. &lt;/p&gt;
&lt;p&gt;‘오미르바다 입양보내기’는 새 동생이 생겼을 때 생기는 가족 내의 갈등을 다룬 이야기다. 소재는 평이하지만 시적인 리듬과 깊이가 있는 문장이 단연 돋보였다. 여러 가지 복선을 깔면서 이야기를 꾸려가는 솜씨도 안정감이 있어, 이 작품을 결정하였다. 당선을 축하하고, 너무 좁게 동화라는 틀을 한정짓지 말고, 그 어떤 장르의 문학보다 넓게 세상을 보면서 글을 쓰기를 바란다.&lt;br /&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3:01:35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강원일보] 악어 호루라기 -김경숙</title>
            <dc:creator>김경숙</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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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934/488/f9736fd3e1a712c9bb7284c0ba97ed1f.JPG&quot; alt=&quot;물푸레~1.JPG&quot; title=&quot;물푸레~1.JPG&quot; width=&quot;493&quot; height=&quot;301&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악어 호루라기&lt;/p&gt;
&lt;p&gt;김경숙&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대구역에 할머니가 나와 계실 거야. 도착하면 문자 보내.”&lt;/p&gt;
&lt;p&gt;아빠가 손으로 내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미안하면 아빠는 내 머릿속을 이렇게 헤집어놓았다. 좌석에 앉으며 아빠의 눈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lt;/p&gt;
&lt;p&gt;나와 눈이 마주치자 아빠가 살그머니 손을 잡았다.&lt;/p&gt;
&lt;p&gt;“조금만 참고 있으면 금방 데리러 갈게.”&lt;/p&gt;
&lt;p&gt;`걱정 마.&apos;&lt;/p&gt;
&lt;p&gt;하지만 말은 입 속에서만 뱅글뱅글 돌았다. 나는 엄마 얘기를 물어보고 싶었다. 내 마음을 읽은 것처럼 아빠가 말했다.&lt;/p&gt;
&lt;p&gt;“엄마 깨어나면 바로 연락할게.”&lt;/p&gt;
&lt;p&gt;눈물을 참으려고 나는 주머니 속의 호루라기를 아프도록 꽉 움켜쥐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 아빠가 한숨을 내쉬었다.&lt;/p&gt;
&lt;p&gt;“이제 가야겠다.”&lt;/p&gt;
&lt;p&gt;기차에서 내린 아빠가 나를 볼 수 있는 곳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사람들이 통로로 우르르 들어오는 바람에 아빠의 모습이 보였다 안 보였다 했다. 기차가 출발하자 순식간에 아빠의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lt;/p&gt;
&lt;p&gt;옆자리 창가에 앉은 아줌마가 나한테 말을 걸어왔다.&lt;/p&gt;
&lt;p&gt;“몇 살이가?”&lt;/p&gt;
&lt;p&gt;나는 손가락을 죄다 폈다.&lt;/p&gt;
&lt;p&gt;“열 살?”&lt;/p&gt;
&lt;p&gt;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줌마는 또 물었다.&lt;/p&gt;
&lt;p&gt;“니, 말 몬하나?”&lt;/p&gt;
&lt;p&gt;아줌마가 하품을 하며 신기한 동물을 보듯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시도 때도 없이 하품을 해대는 아줌마였다. 엄마는 하품을 할 때 입을 가리라고 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더 조심하라고 했었다.&lt;/p&gt;
&lt;p&gt;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악어 호루라기를 만지작거렸다. 악어 호루라기를 문구점에서 처음 봤을 때 나는 마음을 온통 빼앗겼다. 악어 호루라기는 초록색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엄마와 같이 문구점으로 가서 악어 호루라기를 샀을 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입에 호루라기를 대고 후욱 불면 양쪽에 있는 악어의 눈이 뱅글뱅글 돌았다.&lt;/p&gt;
&lt;p&gt;문구점에서 호루라기 값을 치르고 엄마는 나를 장난스럽게 놀렸다.&lt;/p&gt;
&lt;p&gt;“아직 아기 같다니까.”&lt;/p&gt;
&lt;p&gt;귓가에 엄마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lt;/p&gt;
&lt;p&gt;옆자리에 앉은 아줌마가 내 팔을 툭 쳤다.&lt;/p&gt;
&lt;p&gt;“무슨 생각을 그래 하나?”&lt;/p&gt;
&lt;p&gt;아무 것도 아니라고 두 마디만 하려고 해도 말이 좀처럼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무심코 손을 내저었는데 주머니에서 호루라기가 딸려 나왔다. 아줌마가 호루라기를 잡으려고 했다. 나는 재빨리 호루라기를 잡아채듯 움켜잡아 목에 걸었다.&lt;/p&gt;
&lt;p&gt;아줌마가 손을 거두며 샐쭉했다.&lt;/p&gt;
&lt;p&gt;“어린 기 보통이 아이다.”&lt;/p&gt;
&lt;p&gt;창밖으로 눈을 돌린 아줌마는 속이 좋지 않은지 자꾸만 배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호루라기를 뺏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나는 괜히 멋쩍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자동문을 열고 6호차와 7호차가 연결된 곳으로 나갔다. 얼굴에 더운 기운이 확 끼쳤다. 화장실과 손을 닦는 작은 세면대가 놓여 있었다. 화장실 냄새랑 녹슨 쇠 냄새가 코를 찔렀다.&lt;/p&gt;
&lt;p&gt;- 우리 열차는 잠시 후에 수원역에 도착합니다. -&lt;/p&gt;
&lt;p&gt;웅웅거리는 안내방송이 끝나자 열차가 푸쉭 큰 바람소리를 내며 멈추었다. 사람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는 재빨리 자리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3호인 내 좌석은 출입구 바로 앞이라 드나들기가 편했다. 사람들은 열차표를 보며 자리를 찾느라 부산스럽게 움직였다.&lt;/p&gt;
&lt;p&gt;엄마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뒤로 아빠는 병원에도 가고 또 회사에도 가야 했다. 아빠가 늦으면 나 혼자 저녁을 먹었다.&lt;/p&gt;
&lt;p&gt;아빠는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lt;/p&gt;
&lt;p&gt;“밥은?”&lt;/p&gt;
&lt;p&gt;“…….”&lt;/p&gt;
&lt;p&gt;“또 라면 먹었구나.”&lt;/p&gt;
&lt;p&gt;아빠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느닷없이 내 양팔을 잡고 흔들었다.&lt;/p&gt;
&lt;p&gt;“제발 말을 해, 말을!”&lt;/p&gt;
&lt;p&gt;“…….”&lt;/p&gt;
&lt;p&gt;아빠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lt;/p&gt;
&lt;p&gt;“아빠가 얼마나 힘든데. 너까지 왜 그래? 놀란 건 알지만 언제까지 이럴 거야.”&lt;/p&gt;
&lt;p&gt;나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lt;/p&gt;
&lt;p&gt;아빠가 나를 꽈악 껴안았다. 아빠의 커다란 몸이 가늘게 떨렸다.&lt;/p&gt;
&lt;p&gt;열차가 평택역을 지나고 있었다. 옆의 아줌마가 가늘게 코를 골았다.&lt;/p&gt;
&lt;p&gt;가가가가.&lt;/p&gt;
&lt;p&gt;아줌마의 가방에서 휴대폰 진동소리가 났다. 아줌마가 눈을 번쩍 뜨고 가방에서 휴대폰을 허겁지겁 꺼냈다. 언제 잠을 잤는가 싶을 만큼 재빨랐다. 아줌마는 느긋하고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받았다.&lt;/p&gt;
&lt;p&gt;“우얀 일로 전화를 다 했나?”&lt;/p&gt;
&lt;p&gt;탁, 힘자랑을 하듯 아줌마가 휴대폰을 소리 나게 끊었다.&lt;/p&gt;
&lt;p&gt;“다 소용없다.”&lt;/p&gt;
&lt;p&gt;씩씩 숨을 몰아쉬던 아줌마가 가방에서 꺼낸 인절미 서너 개를 한꺼번에 입에 넣었다. 아줌마의 입가에 인절미 가루가 노랗게 묻었다. 아줌마는 손으로 입가를 쓱쓱 문질러 털었다. 그러고는 인절미 한 개를 나한테 불쑥 내밀었다.&lt;/p&gt;
&lt;p&gt;“묵으라.”&lt;/p&gt;
&lt;p&gt;나는 아줌마의 퉁퉁한 손가락이 내미는 인절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콩가루가 묻은 손가락도 인절미처럼 물컹거릴 것 같았다. 그래도 나는 예의바르게 인절미를 받아 비닐봉지에 넣었다.&lt;/p&gt;
&lt;p&gt;아줌마가 나를 바라봤다.&lt;/p&gt;
&lt;p&gt;“안 묵나?”&lt;/p&gt;
&lt;p&gt;얼떨결에 나는 인절미를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었다. 이에 콩가루랑 찰떡이 찐득찐득 달라붙었다. 인절미 하나를 먹는 것도 힘든데 아줌마는 한꺼번에 왜 그렇게 많이 먹는지 모르겠다.&lt;/p&gt;
&lt;p&gt;아줌마가 한 마디 했다.&lt;/p&gt;
&lt;p&gt;“니는 고맙다는 인사도 할 줄 모르나?”&lt;/p&gt;
&lt;p&gt;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하는데 나는 그만 목이 울컥 메어왔다. 얼른 음료수를 꺼내 한 모금 마셨다.&lt;/p&gt;
&lt;p&gt;아줌마의 휴대폰이 또 울렸다. &lt;/p&gt;
&lt;p&gt;“와 자꾸 전화하고 그라노. 이제사 아들이다 그 말이가. 상관 말거래이.”&lt;/p&gt;
&lt;p&gt;휴대폰을 끊고서 아줌마는 인절미를 다 털어 먹어버렸다. 아들 때문에 엄청 화가 난 것 같았다. 하긴 나도 엄마를 화나게 했었다. &lt;/p&gt;
&lt;p&gt;엄마는 내가 너무 오랫동안 게임을 한다고 화를 냈다. 내가 소리를 지르며 대들자 놀라서 울 것 같은 얼굴을 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잘못했다고 말할 텐데.&lt;/p&gt;
&lt;p&gt;엊그제 저녁, 아빠가 설거지를 끝내고 물기를 털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아빠의 바지랑 윗옷이 오줌을 싼 것처럼 젖어 있었다.&lt;/p&gt;
&lt;p&gt;“당분간 대구에 가 있어라.”&lt;/p&gt;
&lt;p&gt;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도리질 쳤다.&lt;/p&gt;
&lt;p&gt;아빠는 손으로 턱을 문질러 댔다. 손톱으로 턱 밑에 걸리는 걸 잡아 뜯으며 어렵게 말을 이었다.&lt;/p&gt;
&lt;p&gt;“밥이라도 제 때 먹어야지.”&lt;/p&gt;
&lt;p&gt;아빠는 나를 안타까운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그러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나를 자꾸 쓰다듬었다.&lt;/p&gt;
&lt;p&gt;그래, 아빠 말대로 할머니 댁에 가자. 어차피 다 내 잘못인걸. 엄마가 나 때문에 사고를 당한 거라고 차마 아빠한테 말할 수가 없었다. 아빠가 내 탓이라고 할까 봐 겁이 났다.&lt;/p&gt;
&lt;p&gt;인절미를 우물거리며 아줌마가 나한테 물었다.&lt;/p&gt;
&lt;p&gt;“아까 느그 아빠가 얘기하는 거 다 들었대이. 엄마는 얼매나 아프나?”&lt;/p&gt;
&lt;p&gt;엄마 얘기를 물어보면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사레가 들린 것처럼 갑자기 기침이 터져 나왔다.&lt;/p&gt;
&lt;p&gt;아줌마가 내 등을 두드려주었다.&lt;/p&gt;
&lt;p&gt;“야가 와 이라노.” &lt;/p&gt;
&lt;p&gt;아줌마는 큰소리를 물었다. &lt;/p&gt;
&lt;p&gt;“와? 이렇게 놀래노? 니가 엄마를 쓰러뜨리기라도 했나?”&lt;/p&gt;
&lt;p&gt;그랬다, 나는 엄마를 쓰러뜨렸다. &lt;/p&gt;
&lt;p&gt;아줌마가 비닐봉지에서 음료수를 꺼내 주었다.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자 겨우 목에서 기침이 잦아들었다. 아줌마가 내 목에 걸린 악어를 내려다보며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lt;/p&gt;
&lt;p&gt;“악어고마. 예전 사람들은 말이다. 악어가 지 새끼를 입에 무는 걸 보고 자식까지 잡아먹는 흉악한 짐승이라꼬 생각했다. 사실 악어는 입 속에 지 새끼를 담아 옮기는 중이었던 기라. 다 보호할라꼬 했던기다. 그기 부모 맴이다. 할 말 있으모 다 하그라. 가슴에 묻어두모 다 병 되는 기다.”&lt;/p&gt;
&lt;p&gt;아, 악어는 그랬구나!&lt;/p&gt;
&lt;p&gt;아줌마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lt;/p&gt;
&lt;p&gt;“쪼매만 비키라.”&lt;/p&gt;
&lt;p&gt;아줌마는 급하게 화장실로 걸어갔다. 돌아와 자리에 털썩 앉는 아줌마의 얼굴이 하얬다. 인절미를 허겁지겁 먹는 거 같더니 배가 많이 아픈가 보다. 아줌마가 다시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lt;/p&gt;
&lt;p&gt;물기가 묻은 손을 비비며 돌아온 아줌마한테서 시큼한 냄새가 났다. 토했을 때 나는 냄새였다. 땀 냄새도 났다. 에어컨을 세게 틀어서 살갗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데 아줌마는 땀을 많이 흘렸다. 아줌마의 머리카락이 푹 젖었다. &lt;/p&gt;
&lt;p&gt;아줌마가 팔을 뻗어 앞쪽 의자를 잡았다.&lt;/p&gt;
&lt;p&gt;“화, 화장실.”&lt;/p&gt;
&lt;p&gt;내가 몸을 움츠려서 비켜주자, 아줌마는 배를 움켜쥐고 몸을 구부정하게 구부린 채 화장실로 뛰듯이 들어갔다. 이번에는 한동안 나오질 않았다. 모두 화장실 반대편을 향해 앉아 있었고, 옆의 창 쪽 1호 좌석과 통로 쪽 2호 좌석에 앉은 사람들은 자고 있었다.&lt;/p&gt;
&lt;p&gt;세면대 쪽을 보니 화장실에서 나오던 아줌마가 뒤돌아서 다시 들어갔다.&lt;/p&gt;
&lt;p&gt;`벌써 몇 번째야?&apos;&lt;/p&gt;
&lt;p&gt;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던 여자애가 다른 화장실을 찾아서 가버렸다. 겨우 화장실에서 나온 아줌마는 기운이 없는지 투덜거리지도 못했다. 축 늘어져 자리에 앉는 아줌마의 얼굴을 보자 나는 덜컥 겁이 났다.&lt;/p&gt;
&lt;p&gt;아줌마의 얼굴이 그때의 엄마의 얼굴과 똑같아 보였다. 악어 호루라기를 사서 나올 때 나는 차가 달려오는 걸 보지 못했다. 엄마가 나를 밀치고 차에 치여 바닥에 쓰러지던 그때의 얼굴, 그 순간이 되돌이표처럼 떠올랐다.&lt;/p&gt;
&lt;p&gt;아줌마의 손하고 발이 아줌마의 손과 발이 아닌 것처럼 뒤틀렸다. 겁이 나서 아줌마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아줌마의 눈에 흰자위만 보였다. 숨소리가 거칠게 들리더니 아줌마의 고개가 창 쪽으로 툭 떨어졌다.&lt;/p&gt;
&lt;p&gt;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나는 벌떡 일어나 주위를 돌아보았다. 말을 해야 해. 목젖 아래가 꽉 막혀서 쇳소리만 나왔다. &lt;/p&gt;
&lt;p&gt;“도, 도.”&lt;/p&gt;
&lt;p&gt;온몸이 떨렸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때 손에 호루라기가 잡혔다. 호루라기, 그래 맞다, 내 악어 호루라기. 호루라기를 입에 대고 힘껏 불었다.&lt;/p&gt;
&lt;p&gt;뿌르르르 뿌르르르 뿌르르르&lt;/p&gt;
&lt;p&gt;사람들의 눈길이 쏠렸다.&lt;/p&gt;
&lt;p&gt;“무슨 일이야?”&lt;/p&gt;
&lt;p&gt;“다 큰 애가 웬 호루라기 장난이람.”&lt;/p&gt;
&lt;p&gt;머리카락 끝까지 소름이 돋았다. 제발! 손가락으로 아줌마를 가리켰다.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불쑥 토해지듯 말이 툭 터져 나왔다.&lt;/p&gt;
&lt;p&gt;“도와줘요.”&lt;/p&gt;
&lt;p&gt;앞자리에 앉았던 짧은 머리 아줌마가 일어나 다가왔다. 맞은편에 앉아있던 아저씨도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짧은 머리 아줌마는 나를 통로로 밀어내고 기절해 있는 아줌마의 손을 주물렀다.&lt;/p&gt;
&lt;p&gt;사람들이 몰려들고 역무원 아저씨가 왔다.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어른들 두세 명이 긴장한 얼굴로 인절미 아줌마를 한참 동안 도와주는 것 같았다. 아줌마는 들것에 실린 채 천안역에서 내려 병원으로 갔다.&lt;/p&gt;
&lt;p&gt;대구역이 가까워졌을 때 역무원 아저씨가 나한테 다가왔다.&lt;/p&gt;
&lt;p&gt;“너는 괜찮니? 연락이 왔는데 그 아줌마 급체였다더라.”&lt;/p&gt;
&lt;p&gt;“…….”&lt;/p&gt;
&lt;p&gt;역무원 아저씨가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다.&lt;/p&gt;
&lt;p&gt;“애썼다.”&lt;/p&gt;
&lt;p&gt;엄마가 보고 싶었다. 아빠도 보고 싶었다. 엄마하고 아빠한테 내 호루라기를 자랑하고 싶었다. 호루라기로, 내 뱅글뱅글 악어 호루라기로 아줌마를 살렸다고 말하고 싶었다.&lt;/p&gt;
&lt;p&gt;나는 창밖으로 휙휙 달려가는 산을 보며 휴대폰을 꺼냈다. 아빠에게 문자를 쓰기 시작했다.&lt;/p&gt;
&lt;p&gt;-아빠, 엄마 다친 거 나 때문이야.-&lt;/p&gt;
&lt;p&gt;똥또로로. 편지 왔어요.&lt;/p&gt;
&lt;p&gt;-절대, 절대 너 때문이 아니다. 네 덕분에 엄마가 빨리 병원에 갈 수 있었던 거야.-&lt;/p&gt;
&lt;p&gt;-정말?-&lt;/p&gt;
&lt;p&gt;-그럼. 그러니까 그런 걱정 하지 마.-&lt;/p&gt;
&lt;p&gt;바로 앞에 아빠가 있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lt;/p&gt;
&lt;p&gt;안내방송이 들렸다.&lt;/p&gt;
&lt;p&gt;우리 열차는 잠시 후에 대구역에 도착합니다. 소지품을 두고 내리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lt;/p&gt;
&lt;p&gt;기차가 멈춰 서자 나는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내렸다. 나가는 곳 쪽으로 걸어가자 할머니가 보였다. 할머니는 나오는 사람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나를 찾고 있었다.&lt;/p&gt;
&lt;p&gt;나는 팔을 번쩍 들어 할머니에게 손을 흔들었다.&lt;/p&gt;
&lt;p&gt;“할, 할머니.”&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당선소감&amp;gt;&lt;br /&gt;&amp;nbsp;딸 위해 눈길 쓸어주던 아버지처럼… 모두를 위한 성실한 동화 쓰고 싶어&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수제비 눈이 내리더니 당선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소식이었습니다.`이제 써도 돼!&apos;하고 겨우 허락받은 것 같아 휴우 한시름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가슴이 쿵 내려앉으며 덜컥 겁이 났습니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lt;/p&gt;
&lt;p&gt;문득 어린 저를 위해 큰길까지 싸리비로 눈을 쓸어 오롯이 황톳길을 내주던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뭣도 모르고 그 길을 오갔지만,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 무엇이든 열심히 했습니다. 딸을 위해 눈길을 쓸어주던 아버지처럼, 그런 마음으로 모두를 위한 성실한 동화를 쓰겠습니다.&lt;/p&gt;
&lt;p&gt;이 자리를 빌어서 부족한 제 글을 어여삐 봐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고향에 계신 부모님, 든든한 남편, 두 아들 기제와 성혁이, 먼 곳에 살고 있어서 무시로 그리운 동생들, 자상하신 정해왕 선생님, 후학을 보듬어주시는 윤기현 선생님, 담임선생님 같은 박현경 선생님, 김지은 선생님, 김상진 선생님, 저에겐 너무 특별한 박현정 조규미 선생님, 아침나무 식구들, 강원일보사, 그리고 귀한 인연으로 함께 공부하는 문우 여러분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대전산업대 전자공학과 졸업 △어린이책 작가&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심사평&amp;gt;&lt;/p&gt;
&lt;p&gt;제목과 함께 어울리는 이야기 과장되지 않은 내용 전개 빛나&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본선에 든 작품들의 경향은 사회현상을 반영하듯 이혼 가정 등 결손 가정 이야기와 사고와 질병 등으로 가족을 잃은 상실감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 거기다 또 한 가지 문제되는 점은 한정되어 있는 짧은 매수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집어 넣으려는 데서 발생하는 이야기의 혼란함이다. &lt;/p&gt;
&lt;p&gt;본심에 든 열 편 가운데에서 다시 가려낸 세 편은 `둠벙에 텀벙!&apos; 과 `언니는 요술쟁이&apos;, `악어 호루라기&apos; 였다. 세 편 모두 단점과 장점을 가지고 있었으나 대체로 무난한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이 돋보였다. `둠벙에 텀벙!&apos;은 물속 생물의 생태를 다룬 동화인데, 이야기의 전개 등에 무리가 없었으며 결말 또한 수긍이 갔으나, 앞부분은 지루하고 결말은 밋밋한 것이 흠이었다. 황소개구리의 반론이 황당하지 않아 수긍이 갔다. `언니는 요술쟁이&apos;는 재치있는 줄거리가 재미있게 읽혔으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감동과 깊이가 모자랐다. &lt;/p&gt;
&lt;p&gt;끝으로 `악어 호루라기&apos;는 `악어 호루라기&apos; 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내용으로서 이야기의 흐름이 무리가 없었으며 문체 또한 적절했다. 엄마가 저로 인해 사고를 당했다고 여겨 말을 잃은, 다소 과장되게 다뤄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 잘 다듬어냈다. 제목과 따로 놀지 않는 이야기 내용이 충실하고 침착해 심사를 본 두 사람은 `악어 호루라기&apos;를 당선작으로 밀기로 마음을 모았다. 본심에 올라온 두 분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며 당선한 분에게 더욱 정진할 것을 부탁드린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심사위원 : 이상교·권영상 아동문학가&lt;br /&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2:59:48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전남일보] 장고는 장고다 -홍기운</title>
            <dc:creator>최용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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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931/488/3e04bfc9220aff871039a9dcd9fcdae9.jpg&quot; alt=&quot;111111.jpg&quot; title=&quot;111111.jpg&quot; width=&quot;550&quot; height=&quot;448&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장고는 장고다&lt;/p&gt;
&lt;p&gt;홍기운&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었다. 발치에 흙탕물이 튀었다. &lt;/p&gt;
&lt;p&gt;&quot;으악, 더러워. 이게 뭐야!&quot;&lt;/p&gt;
&lt;p&gt;내 입에서 짜증 섞인 비명이 튀어나왔다. &lt;/p&gt;
&lt;p&gt;&quot;야, 그만해. 저 혼자 깨끗한 척은?&quot;&lt;/p&gt;
&lt;p&gt;옆에 있는 몸거울이 핀잔을 주었다. 몸거울이라고 해 봐야 위쪽은 반이나 깨지고 없는, 별 볼 일 없는 녀석이다. &lt;/p&gt;
&lt;p&gt;&quot;깨끗한 척이라고? 난 너희랑은 달라. 할머니가 날 얼마나 예뻐했는지 알아?&quot;&lt;/p&gt;
&lt;p&gt;&quot;너만 그런 거 아니거든. 우리도 옛날에는 다 잘나갔다고!&quot;&lt;/p&gt;
&lt;p&gt;그나마 몸거울은 내 투정에 대꾸라도 해 준다. 하지만 팔걸이가 다 찢어진 소파는 아니꼽다는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다. 내가 처음 마당에 나왔을 때도, 바로 저 표정을 하고 있었다. &lt;/p&gt;
&lt;p&gt;내 이름은 장고. 한 달 전에 마당 처마 밑으로 쫓겨난 냉장고다. 이십 년 전, 이 집에 도착해 상자 옷을 벗고, 하얗고 매끈한 몸을 당당히 드러냈던 날이 아직 생생하다. 그때 다른 녀석들은 눈이 부셔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자주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수리 기사 아저씨가 왔다 가도 그때뿐이었다. 결국 할머니는 새 냉장고를 샀고, 나는 깨진 몸거울, 찢어진 소파처럼 마당 신세가 되었다. &lt;/p&gt;
&lt;p&gt;&quot;그래도 우리는 알뜰한 할머니 덕분에 곧바로 쓰레기가 되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이니? 난 갑갑한 집 안에서만 살아서 그런지 여기가 마음에 들어. 햇볕도 쬐고, 바람도 쐬고.&quot;&lt;/p&gt;
&lt;p&gt;내가 몸거울 옆에 자리를 잡던 날, 녀석은 이런 말로 나를 위로했다. 그때 나의 첫마디는 이거였다. &lt;/p&gt;
&lt;p&gt;&quot;나는 너랑 달라!&quot; &lt;/p&gt;
&lt;p&gt;아무렴, 다르고말고. 나에게는 &apos;장고&apos;라는 특별한 이름이 있다. &lt;/p&gt;
&lt;p&gt;나에게 이름을 지어 준 것은 할머니의 손자 지호다. 총각 귀신이 되는 줄 알았던 할머니의 아들이 늦장가를 가서 얻은 아들, 지호. 어느 날, 고 녀석이 내 몸에 착 달라붙어 &apos;당고, 당고&apos; 했다. 그때 옆에서 할머니가 그 모습을 보고는 이랬다. &lt;/p&gt;
&lt;p&gt;&quot;아이고, 우리 지호 잘하네. 장고, 장고. 그렇지. 냉장고니까 장고지. 어유, 기특해라.&quot;&lt;/p&gt;
&lt;p&gt;&apos;도대체 뭐가 기특하다는 거야? 남의 이름이나 똑 잘라먹는 바보 같은 녀석!&apos;&lt;/p&gt;
&lt;p&gt;어쨌든 그때부터 할머니는 나를 &apos;장고&apos;라고 불렀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 때문에 이름이 생기다니, 지금 생각하니 참 우습다. &lt;/p&gt;
&lt;p&gt;소나기가 그치자 뜨거운 여름 볕이 마당에 쏟아진다. 발치에 튀었던 흙탕물이 그대로 말라붙었다. &lt;/p&gt;
&lt;p&gt;&quot;아이고, 덥다, 더워. 시원한 물 한 대접 줘 봐.&quot;&lt;/p&gt;
&lt;p&gt;밭일을 마치고 돌아온 할아버지가 마당으로 들어서며 젖은 우비를 몸거울 위에 아무렇게나 걸쳤다. &lt;/p&gt;
&lt;p&gt;&quot;앗, 차가워. 아이, 참. 이러면 앞이 안 보이잖아.&quot;&lt;/p&gt;
&lt;p&gt;옷걸이가 돼 버린 몸거울이 소리쳤다. &lt;/p&gt;
&lt;p&gt;&apos;저러고도 여기가 좋다고? 쳇, 잘난 척하는 수다쟁이.&apos;&lt;/p&gt;
&lt;p&gt;할머니가 냉장고 문을 열고 물병을 꺼내 대접에 따르는 소리가 들렸다. 눈에 잔뜩 힘을 주고 부엌 쪽을 노려보자, 새 냉장고의 옆구리가 보였다. &lt;/p&gt;
&lt;p&gt;&apos;나쁜 녀석! 멀쩡하게 내 자리를 차지하고 서 있는 꼴 좀 보라지.&apos;&lt;/p&gt;
&lt;p&gt;새로 온 녀석은 냉동실이 왼쪽, 냉장실이 오른쪽에 있다. 키도 나보다 한 뼘은 큰 것이 영 기분 나쁘다. 새 냉장고를 들이던 날, 할머니는 내 몸에 있던 물건을 하나씩 꺼내 녀석의 몸으로 옮겼다. 그때마다 몸속의 기운도 조금씩 빠져나갔다.&lt;/p&gt;
&lt;p&gt;&quot;나도 아직 찬바람 잘 나와요. 얼음도 꽁꽁 얼릴 수 있다고요!&quot; &lt;/p&gt;
&lt;p&gt;마지막으로 버텨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어느새 몸속은 텅 비고, 나는 마당에 서 있었다. &lt;/p&gt;
&lt;p&gt;짐꾼 중에 한 사람이 나를 차에 실으려고 하자, 할머니가 마당으로 뛰어나오며 말했다. &lt;/p&gt;
&lt;p&gt;&quot;아이고, 그거 버리는 거 아녜요. 거기 처마 밑에 놔 주세요. 내 다 쓸 데가 있으니까. 고생들 하셨어요.&quot;&lt;/p&gt;
&lt;p&gt;&apos;쓸 데가 있다고? 그럼 그렇지. 할머니가 날 이렇게 버릴 리가 없어.&apos;&lt;/p&gt;
&lt;p&gt;그날 오후, 몸속으로 반찬 그릇 대신 신발이 하나씩 들어왔다. 할아버지가 마루 밑에 멋대로 굴러다니던 흙 묻은 고무신, 끈 떨어진 슬리퍼, 찢어진 고무장화 따위를 되는 대로 몸속에 욱여넣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lt;/p&gt;
&lt;p&gt;&quot;이거 문짝도 떼어 버리지 뭐.&quot;&lt;/p&gt;
&lt;p&gt;할아버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냉장실 문짝이 떨어져 나갔다. &lt;/p&gt;
&lt;p&gt;&quot;윽, 이게 뭐야! 난 신발장이 아니라고요! 아, 싫어, 싫어! 누가 좀 도와줘요.&quot;&lt;/p&gt;
&lt;p&gt;소파가 우스워 죽겠다는 듯이 낄낄거렸다.&lt;/p&gt;
&lt;p&gt;&quot;으하하하, 저 녀석 꼴 좀 봐. 이제 보니 신발장으로 딱이네. 하하하하.&quot;&lt;/p&gt;
&lt;p&gt;그날 저녁,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새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으로 맛있게 저녁밥을 먹었다. &lt;/p&gt;
&lt;p&gt;맴맴 찌르르르, 맴맴 찌르르르. 매미들이 죽을힘을 다해 합창을 한다. 그 소리에 세상의 다른 소리는 모두 묻혀 버렸다. 그때 합창을 방해하는 소리가 끼어들었다. &lt;/p&gt;
&lt;p&gt;&quot;할머니이~~.&quot;&lt;/p&gt;
&lt;p&gt;지호가 엄마, 아빠와 함께 마당으로 들어섰다. &lt;/p&gt;
&lt;p&gt;&quot;앗, 저 말썽쟁이가 웬일이지?&quot; &lt;/p&gt;
&lt;p&gt;몸거울이 놀라서 소리쳤다. 지호의 발차기에 박살이 난 기억이 떠오르는 모양이다. &lt;/p&gt;
&lt;p&gt;&quot;그러게 말이야. 명절도 아닌데 갑자기 왜 온 거야?&quot;&lt;/p&gt;
&lt;p&gt;소파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마당의 분위기를 살폈다. &lt;/p&gt;
&lt;p&gt;&quot;어이구, 우리 귀한 손자 왔는가. 어서 오게, 어서 와.&quot;&lt;/p&gt;
&lt;p&gt;할머니와 지호는 마당 한가운데서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한바탕 난리를 쳤다. 요란스러운 인사가 끝나고 지호네 다섯 식구가 안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마당 물건들은 지호 때문에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lt;/p&gt;
&lt;p&gt;&quot;저 말썽쟁이는 정말 귀찮아. 여기 오기만 하면 내 얼굴에 끈적끈적한 스티커를 잔뜩 붙여 놓았어. 지금은 그 얼굴도 깨지고 없지만…….&quot;&lt;/p&gt;
&lt;p&gt;몸거울이 말했다. &lt;/p&gt;
&lt;p&gt;&quot;그건 약과야. 내 위에 올라가서 &apos;방방이다&apos; 하고 소리를 지를 땐 정말 악마 같다니까. 그러니 내 몸이 남아나겠냐고. 내가 밖으로 쫓겨난 게 다 저 녀석 때문이야!&quot;&lt;/p&gt;
&lt;p&gt;소파는 정말 악마를 본 것 같은 얼굴로 이야기했다. &lt;/p&gt;
&lt;p&gt;나도 지호가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요구르트를 꺼내겠다고 손잡이에 매달려 버둥거린 일, 할머니가 숨겨 놓은 초콜릿을 꺼내려다가 김칫국을 쏟은 일, 크레파스로 아랫도리에 잔뜩 낙서를 해 놓은 일, 모두 안 좋은 기억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끈적거리고 냄새나는 일들마저도 그립다. &lt;/p&gt;
&lt;p&gt;웬일인지 지호네 엄마, 아빠는 저녁도 먹지 않고 시골집을 떠났다. 설, 추석 같은 명절이면 지호는 꼭 할머니 집에 왔다. 하지만 길어야 이틀, 어떨 때는 낮에 왔다가 밤에 돌아가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호만 할머니 집에 남겨졌다. 지호는 시무룩한 얼굴로 할머니 치마폭에서 몸을 배배 꼬았다. &lt;/p&gt;
&lt;p&gt;&quot;우리 지호, 할미가 뭐 해 줄까? 옥수수 삶아 줄까? 참외 깎아 먹을까?&quot;&lt;/p&gt;
&lt;p&gt;할머니가 엉덩이를 토닥이자 금세 신이 나서는, 마치 제 집인 양 구석구석을 뛰어다녔다.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듯 혼자 하는 가댁질에 아주 신이 났다. &lt;/p&gt;
&lt;p&gt;&quot;정신없어 죽겠네. 저 녀석은 여기가 무슨 놀이터라도 되는 줄 아나?&quot;&lt;/p&gt;
&lt;p&gt;늘 불만투성이인 소파가 입을 삐죽거렸다. 그러자 지호가 마치 그 소리를 듣기라도 한 것처럼 마당으로 내려와 소파에 몸을 날렸다. 웁! 소파는 짧은 비명을 내뱉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소파의 아픔을 알 리 없는 지호가 이번에는 아예 신발을 신은 채로 소파에 올라가 방방 뛰었다. 그렇게 한참을 날뛰던 녀석의 눈이 내 쪽을 향했다. &lt;/p&gt;
&lt;p&gt;&apos;뭐야? 날 알아보는 거야? 짜식, 그래도 이 장고님을 기억은 하는구나?&apos;&lt;/p&gt;
&lt;p&gt;하지만 지호가 관심을 보인 건 내가 아니었다. 녀석은 어디서 막대기를 하나 주워 오더니 냉장실에 처박혀 있던 신발을 마당으로 하나씩 내던졌다. &lt;/p&gt;
&lt;p&gt;&quot;아이고, 이 녀석. 지지야, 지지. 이리 와.&quot;&lt;/p&gt;
&lt;p&gt;할머니는 지호를 저만치 떼어 놓고는 옷에 묻은 흙먼지를 떨어 주었다. 아주 잠깐, 할머니가 고마웠다. &lt;/p&gt;
&lt;p&gt;&quot;할머니, 장고가 왜 밖에 있어요?&quot;&lt;/p&gt;
&lt;p&gt;&quot;저건 이제 고장이 나서 못 써요. 저기 부엌에 새 냉장고 있지? 내 정신 좀 봐. 지호 주려고 사다 놓은 아이스크림 있다. 자, 아이스크림 먹자.&quot;&lt;/p&gt;
&lt;p&gt;할머니는 마당에 널브러진 신발을 내 몸속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고는 지호를 데리고 갔다. 지호가 막대기로 쿡쿡 쑤셔서인지, 할머니의 말이 콕콕 찔러서인지, 마음 한구석이 쓰라렸다. &lt;/p&gt;
&lt;p&gt;이튿날 지호는 늘어지게 늦잠을 잔 모양이었다. 다 늦게 저 혼자 아침 밥상을 받아 놓고 벙어리가 됐는지 말이 없었다. &lt;/p&gt;
&lt;p&gt;&quot;우리 손자, 오늘 뭐 하고 놀까? 할머니하고 장 구경 하러 갈까?&quot;&lt;/p&gt;
&lt;p&gt;할머니가 녀석의 비위를 맞추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말이 없자 할아버지가 나섰다. &lt;/p&gt;
&lt;p&gt;&quot;지호 얼른 밥 먹고 할아버지랑 경운기 타고 저어기 가자.&quot;&lt;/p&gt;
&lt;p&gt;할아버지는 보란 듯이 대문 안쪽에 세워 둔 경운기에 시동을 걸었다. 쉬익쉬익, 털털털털털, 크릉. 요란한 소리 끝에 경운기에서 뽀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연기가 마법을 일으킨 것인지 지호가 후다닥 밥을 먹고 경운기에 올라탔다. &lt;/p&gt;
&lt;p&gt;할아버지의 경운기는 그날 저녁이 다 되어 마당으로 들어왔다. 어디서 무얼 하다 왔는지 땀과 땟국이 범벅이 된 지호가 경운기에서 내렸다. 녀석은 손에 든 비닐봉지를 뱅뱅 돌리면서 마당을 요리조리 살폈다. 그러더니 내 몸에 바짝 다가서서 냉동실 문을 열어젖혔다. &lt;/p&gt;
&lt;p&gt;&quot;앗! 뭐야? 너 지금 뭐하려고 그러는 거야!&quot;&lt;/p&gt;
&lt;p&gt;녀석은 까치발을 하고 서서 팔을 쭉 뻗더니 냉동실 안에 있던 얼음 틀을 꺼냈다. 그러고는 비닐봉지에서 꺼낸 것들을 얼음 틀에 하나씩 넣었다. 작은 돌멩이 몇 개, 깨진 유리구슬 몇 개, 그리고 부러진 찻숟가락 같은 것들이었다. &lt;/p&gt;
&lt;p&gt;&quot;이게 다 뭐야! 이제 내 몸을 아예 쓰레기통으로 만들 참이야?&quot;&lt;/p&gt;
&lt;p&gt;처마 밑으로 쫓겨나 냄새나는 신발이나 잔뜩 끌어안고 사는 것도 서러운데, 쓰레기통이라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발치에 잔뜩 힘을 주었다. 몸을 움직여 녀석을 떼어놓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소파와 책꽂이가 어느새 한 패가 되어 재미있다는 듯이 낄낄거렸다. &lt;/p&gt;
&lt;p&gt;&quot;여기다 숨겨 놓으면 아무도 모르겠지? 큭큭큭.&quot;&lt;/p&gt;
&lt;p&gt;지호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키득거리더니 얼음 틀을 제자리에 넣어 놓고 방으로 들어갔다. &lt;/p&gt;
&lt;p&gt;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지호는 날마다 무언가를 주워 왔다. 깨진 그릇 조각, 가장자리가 톱니바퀴처럼 생긴 납작한 병뚜껑, 흙바닥에 단단히 박혀 있던 장난감 바퀴, 플라스틱 반지 같은 것들이었다. 하루는 딱지 한 묶음을 깊숙이 던져 넣으며 말했다. &lt;/p&gt;
&lt;p&gt;&quot;이건 오늘 내가 딴 거야. 그러니까 잃어버리면 안 돼. 알았지?&quot;&lt;/p&gt;
&lt;p&gt;녀석이 하는 짓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lt;/p&gt;
&lt;p&gt;&quot;하하하. 야! 이런 건 굳이 여기에 숨기지 않아도 돼. 이까짓 걸 누가 가져간다고.&quot;&lt;/p&gt;
&lt;p&gt;하지만 녀석이 아끼는 무언가가 하나씩 몸속으로 들어오는 게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게다가 지금 소파와 몸거울은 은근히 부러운 눈길로 나를 보고 있지 않은가! &lt;/p&gt;
&lt;p&gt;녀석은 보물찾기라도 하듯이 날마다 무언가를 주워 왔다. 할머니를 따라 고추밭에 간 날에는 시든 네 잎 클로버를 들고 왔다. 어떤 날은 제법 쓸 만한 장난감 굴착기를 주워 와 하루 종일 마당에서 가지고 놀기도 했다. 그리고 그 날 주워 온 것은 뭐든 내 몸속에 숨겼다.&lt;/p&gt;
&lt;p&gt;지호가 냉동실 문을 자주 여닫을수록 새 냉장고를 곁눈질로 째려보는 일은 줄어들었다. 이젠 부엌에 있는 새 냉장고가 전혀 부럽지 않다. 하기는 낡은 신발에 지저분한 잡동사니만 가득한 이런 꼴로는 새 냉장고를 시샘할 수도 없었다. &lt;/p&gt;
&lt;p&gt;어느덧 지호가 집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왔다. &lt;/p&gt;
&lt;p&gt;&quot;하이고, 어린 것이 엄마, 아빠도 없이 어떻게 지내나 싶더니만 일주일이 금세 갔네.&quot;&lt;/p&gt;
&lt;p&gt;할머니는 혼잣말을 하며 부엌과 창고, 장독대를 바쁘게 오갔다. 그때마다 보따리 하나씩이 처마 밑에 놓였다. &lt;/p&gt;
&lt;p&gt;보따리가 서너 개쯤 되었을 때, 지호가 바지 속에 손을 넣은 채 마당으로 나왔다. 그리고 한참 동안 내 앞에 서서 냉동실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그동안 감춰 뒀던 제 물건들을 챙기려고 그러는가 보았다. &lt;/p&gt;
&lt;p&gt;&quot;가져가라, 가져가. 이까짓 쓰레기, 하나도 탐 안 난다.&quot;&lt;/p&gt;
&lt;p&gt;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론 오래도록 그것을 간직하고 싶었다. 무언가가 몸 밖으로 빠져나갈 때의 그 기분을 또 느끼고 싶지 않았다. 지호는 아무 말 없이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lt;/p&gt;
&lt;p&gt;&quot;야! 그냥 가는 거야? 이 안에 있는 것 다 가지고 가야지! 여기다 두고 가면 어떡해?&quot;&lt;/p&gt;
&lt;p&gt;녀석이 날 정말 쓰레기통쯤으로 여긴 건가 싶어 잔뜩 부아가 났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소파가 끼어들었다. &lt;/p&gt;
&lt;p&gt;&quot;크크크. 꼴좋다. 반은 신발장, 반은 쓰레기통이네. 차라리 쓰레기장으로 가는 게 낫겠다.&quot;&lt;/p&gt;
&lt;p&gt;몸거울도 한마디 거들었다.&lt;/p&gt;
&lt;p&gt;&quot;저 녀석 집에 가면 너 같은 건 다 잊어버릴 거야. 애들은 원래 싫증을 잘 내거든.&quot;&lt;/p&gt;
&lt;p&gt;그때 지호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다시 마당으로 나왔다. 마루 밑에 뒹굴던 벽돌을 가져다 딛고 올라서서 냉동실에 그것을 붙였다. 그러고는 거기에 적힌 것을 또박또박 읽었다. &lt;/p&gt;
&lt;p&gt;&quot;지. 호. 의. 보. 물. 상. 자.&quot; &lt;/p&gt;
&lt;p&gt;&apos;보물 상자라고? 내가?&apos;&lt;/p&gt;
&lt;p&gt;녀석이 마치 나에게 속삭이듯이 이렇게 말했다. &lt;/p&gt;
&lt;p&gt;&quot;이다음에 올 때까지 잘 가지고 있어. 알았지?&quot;&lt;/p&gt;
&lt;p&gt;그러고는 부엌으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lt;/p&gt;
&lt;p&gt;&quot;할머니, 할머니. 마당에 있는 장고 안 버릴 거지? 거기 내가 보물 숨겨 놨거든. 그러니까 저얼대 버리면 안 돼요. 알았지?&quot;&lt;/p&gt;
&lt;p&gt;순간 내 가슴에 뿌듯한 무언가가 가득 차올랐다. 반쪽짜리 몸거울에 모처럼 미소 띤 내 얼굴이 비쳤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당선소감&amp;gt;동화책에 아이들 표정 그리고 싶어&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지난해 겨울, 강원도 홍천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꽤 이름난 산장을 둘러보고 돌아 나오는데 담도 없는 어느 집 마당에 냉장고가 속을 훤히 드러내고 서 있었습니다. 안에는 낡은 신발들이 아무렇게나 쑤셔 박혀 있었고요. &lt;/p&gt;
&lt;p&gt;&apos;강력 탈취&apos;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남아 있는 채소 칸까지 신발이 꽉 들어찬 모습이 하도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어 두었습니다. 그 여행이, 그때 본 낡은 냉장고가 저에게 이런 순간을 선물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lt;/p&gt;
&lt;p&gt;2012년 새해를 의미 있게 시작할 수 있도록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전남일보 관계자 여러분과 심사위원 선생님, 고맙습니다. &lt;/p&gt;
&lt;p&gt;동화를 쓰는 일이 힘들지만 행복한 일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주신 정해왕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진심어린 격려와 따뜻한 위로로 늘 힘과 용기를 준 여러 글벗들에게도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제가 하는 일이라면 그게 어떤 일이든 믿고 응원해 주는 가족이 있어 행복합니다. 날마다 정성스럽게 길고양이의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마음 따뜻한 남편, 지금도 키보드 소리를 자장가 삼아 쿨쿨 자고 있는 우리 집 강아지 깜보, 사랑합니다. &lt;/p&gt;
&lt;p&gt;끝으로 우리 동네에 있는 동백 도서관아, 정말 고맙다. &lt;/p&gt;
&lt;p&gt;어린이 자료실에 빼곡히 꽂혀 있는 그림책, 동화책들아 고마워. 나에게는 꽉 끼는 작고 예쁜 의자들아, 커다란 엉덩이를 참아 주어 고마워.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책 속에 빠져들던 아이들아, 고맙다. 언젠가는 이 아줌마의 책이 너희들 얼굴에 그런 표정을 그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할게. 앞으로 잘 부탁해.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1975년 안성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apos;대한민국이 좋다&apos; 출간&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심사평&amp;gt;단정한 문장으로 깊이있는 울림&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2012 전남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 응모작들은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청소년에서 장년에 이르는 폭넓은 동화지망생들의 분포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lt;/p&gt;
&lt;p&gt;응모편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소재의 동화들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어린이들의 이성에 대한 관심, 정신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lt;/p&gt;
&lt;p&gt;응모자의 연령이 부쩍 젊어져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의 현실에 눈높이를 적극적으로 맞춰 나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겠다. 응모작의 양적팽창에 비해 두드러진 질적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lt;/p&gt;
&lt;p&gt;최종까지 손에 남은 네 편의 작품 가운데 &amp;lt;지니 놀이&amp;gt;는 좋아하는 &apos;마리&apos;에게 자신을 숨기고 멋진 친구 &apos;시후&apos;를 자신인 척 대신 내보냈다가 실패하는 &apos;곽두기&apos;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놓았다. 호흡을 조금만 더 진정시키면 더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lt;/p&gt;
&lt;p&gt;&amp;lt;내 이름을 부를 때&amp;gt;는 동명의 &apos;인기짱&apos;인 &apos;강찬오&apos;에게 주눅 들었다가 점차 자신감을 찾아가는 &apos;박찬오&apos; 이야기다. 박찬오가 느끼는 열패감에 비해 좋아하는 &apos;소희&apos;와 별 문제없이 연결되는 등 갈등의 원인과 그 해결이 쉬워서 긴장감을 잃었다. &lt;/p&gt;
&lt;p&gt;&amp;lt;할아버지의 숙제&amp;gt;는 오래 의절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apos;이다움&apos;의 이야기인데 역시 문제 해결이 너무 쉬워 그동안 쌓였을 감정의 벽, 이야기에 독자를 몰입시키는 아슬아슬함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역효과를 낳았다.&lt;/p&gt;
&lt;p&gt;&amp;lt;장고는 장고다&amp;gt;는 기존 신춘문예 동화와 흐름이 다른 동화다. 버려진 냉장고인 &apos;장고&apos;의 입을 통해 스러지는 것들에 보내는 따뜻한 눈길이 느껴졌다. 극적인 반전은 없지만 잔잔하게 작가만의 세상 바라보기를 풀어내었고 단정한 문장으로 한 번 뿐인 삶과 지속되는 시간에 대해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하고 있어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lt;/p&gt;
&lt;p&gt;당선자에게 축하를 전하며 그 걸음 그대로 오래오래 걸어가기를 응원한다.&lt;br /&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2:57:10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무등일보] 그게 무슨 소리야? -장한빛</title>
            <dc:creator>장한빛</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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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923/488/0b22210e2268e8a866f4756b94e1d1a2.JPG&quot; alt=&quot;물푸레~4.JPG&quot; title=&quot;물푸레~4.JPG&quot; width=&quot;300&quot; height=&quot;413&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그게 무슨 소리야?&lt;/p&gt;
&lt;p&gt;장한빛&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quot;너, 꼭 엄마 같다&quot;&lt;/p&gt;
&lt;p&gt;성은이의 표정이 왠지 밝아 보였다.&lt;/p&gt;
&lt;p&gt;&quot;우리 엄마가 너처럼 만날 잔소리 했거든&quot;&lt;/p&gt;
&lt;p&gt;눈물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이름만이라도 말해 볼까?”&lt;/p&gt;
&lt;p&gt;선생님이 재차 물었다. &lt;/p&gt;
&lt;p&gt;그래도 전학 온 여자애는 말이 없었다. 왜 저래? 말을 못 하나? 교실이 들썩이고 선생님 눈코입도 따라서 들썩들썩 움직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칠판 앞에 선 여자애는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채 입까지 망부석이었다.&lt;/p&gt;
&lt;p&gt;“낯설어서 그런가 보다. 이 친구 이름은 임성은이에요. 다들 잘 지내도록 하세요.”&lt;/p&gt;
&lt;p&gt;잠시 기다리던 선생님이 대신 소개를 했다.&lt;/p&gt;
&lt;p&gt;“에이, 선생님! 벌써부터 전학생 편애하세요?”&lt;/p&gt;
&lt;p&gt;“야, 우리도 어디로 갔다가 다시 전학 오자!”&lt;/p&gt;
&lt;p&gt;아이들이 와하하 웃으며 한마디씩 하자 교실이 소란스러워졌다. 선생님이 빈자리를 가리키자, 성은이란 전학생은 냉랭한 얼굴로 인사도 않은 채 자리로 들어가 버렸다.&lt;/p&gt;
&lt;p&gt;“안녕. 나는 반장 김경태야.”&lt;/p&gt;
&lt;p&gt;쉬는 시간만 되면 난장판이 되는 교실이 오늘만은 경태를 쫓아 조용해져서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였다.&lt;/p&gt;
&lt;p&gt;“…….”&lt;/p&gt;
&lt;p&gt;그런데 고개를 돌린 성은이는 경태 얼굴을 한 번 쳐다보고는 이내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말을 걸면 반가워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성은이의 눈빛은 마치 ‘그래서?’라고 묻는 것 같았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경태는 무척 당황스러웠다.&lt;/p&gt;
&lt;p&gt;“내가 학교 안내해줄까?”&lt;/p&gt;
&lt;p&gt;“오, 김경태!”&lt;/p&gt;
&lt;p&gt;주변에서 놀리는 소리가 터져 나오자 경태 얼굴에 불이 붙었다. 그런데도 성은이는 고개조차 돌리려 들지 않고 손에 든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그러더니 모기만한 목소리로 ‘됐어.’ 하고 대꾸했다.&lt;/p&gt;
&lt;p&gt;“어, 내 핸드폰하고 똑같다. 나랑 번호 교환할래?”&lt;/p&gt;
&lt;p&gt;경태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었다. 드드드, 경태의 물음과 동시에 성은이 핸드폰이 울렸다. 성은이가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lt;/p&gt;
&lt;p&gt;“여보세요? 누구세요? 엄마? 엄마야?”&lt;/p&gt;
&lt;p&gt;성은이의 다급한 목소리에 경태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런데 귀에 핸드폰을 대고 있던 성은이의 목소리가 곧바로 착 가라앉았다.&lt;/p&gt;
&lt;p&gt;“잘못 거셨어요.”&lt;/p&gt;
&lt;p&gt;전화를 뚝 끊은 성은이는 잔뜩 실망한 얼굴이었다. 뚫어질 듯 핸드폰만 내려다보고 있는 성은이 때문에 민망해진 경태는 그만 자리로 돌아오고 말았다. 짝꿍인 효정이가 입을 삐죽거렸다.&lt;/p&gt;
&lt;p&gt;“쟤 말은 할 줄 아나 보다.”&lt;/p&gt;
&lt;p&gt;“그러게.”&lt;/p&gt;
&lt;p&gt;성은이를 바라보던 경태가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덩달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주소록을 보면 엄마가 있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면 된다. 그런데 성은이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성은이의 옆모습을 보니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 &lt;/p&gt;
&lt;p&gt;&lt;br /&gt;급식을 마친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와 놀고 있는데 멀리서 같은 반 애들 몇 명이 경태를 향해 우르르 뛰어왔다.&lt;/p&gt;
&lt;p&gt;“큰일 났어! 교실에서 전학생이랑 효정이가 싸우고 난리도 아니야.”&lt;/p&gt;
&lt;p&gt;교실 뒤에는 다른 반 애들까지 잔뜩 모여들어 있었다. 경태가 틈을 비집고 들어가자, 성은이와 효정이가 당장 달려들기라도 할 것처럼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lt;/p&gt;
&lt;p&gt;“야, 쟤 미쳤나봐!”&lt;/p&gt;
&lt;p&gt;경태를 보자마자 효정이가 대뜸 내뱉었다. &lt;/p&gt;
&lt;p&gt;뒷짐을 진 효정이의 손을 보니 성은이 핸드폰이 들려있었다. 성은이는 두 눈이 빨개진 채 숨을 헉헉댔다. 몸싸움이라도 한 것처럼 둘 다 머리가 헝클어진 채였다.&lt;/p&gt;
&lt;p&gt;“애들처럼 왜 물건을 뺏고 그래?”&lt;/p&gt;
&lt;p&gt;“뺏은 거 아니야! 잠깐 좀 보자고 가져갔는데 쟤가 내 팔 비틀었단 말이야.”&lt;/p&gt;
&lt;p&gt;효정이는 나름 억울한 눈치였다.&lt;/p&gt;
&lt;p&gt;“내가 얼른 달라고 말했는데 네가 안 줬잖아!”&lt;/p&gt;
&lt;p&gt;성은이가 버럭 하며 끼어들었다. 그냥 핸드폰 주고 말 일이지, 사과 받으려고 고집을 피우다가 몸싸움으로 번진 모양이었다.&lt;/p&gt;
&lt;p&gt;“그만 돌려줘. 성은이 넌, 팔 비튼 거 미안하다고 사과하고.”&lt;/p&gt;
&lt;p&gt;선생님처럼 경태가 둘을 화해시키려고 했다.&lt;/p&gt;
&lt;p&gt;“싫어.”&lt;/p&gt;
&lt;p&gt;이를 앙다물고 성은이가 고개를 저었다.&lt;/p&gt;
&lt;p&gt;“쟤 좀 봐! 내가 돌려주고 싶겠어? 이딴 핸드폰이 뭐라고.”&lt;/p&gt;
&lt;p&gt;“네가 뭘 알아!”&lt;/p&gt;
&lt;p&gt;효정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은이가 달려들었다. 핸드폰을 안 뺏기려고 팔을 길게 뻗던 효정이가 그만 엉덩방아를 찧었다. 탁, 하는 거친 소리와 함께 성은이 핸드폰이 바닥을 굴렀다. 성은이가 허둥지둥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다행히 고장은 나지 않은 듯했다. 성은이는 한숨을 쉬며 일어나더니 주저앉아 있는 효정이를 매섭게 째려보았다. &lt;/p&gt;
&lt;p&gt;자기 자리로 돌아간 성은이가 책상위에 널브러진 책이며 필통을 가방에 쓸어 담았다.&lt;/p&gt;
&lt;p&gt;“임성은, 너 지금 뭐해?”&lt;/p&gt;
&lt;p&gt;“집에 갈 거야.”&lt;/p&gt;
&lt;p&gt;“수업 남았는데?”&lt;/p&gt;
&lt;p&gt;그 말엔 대꾸조차 않고 가방을 닫은 성은이가 쌩하니 교실 밖으로 나가 버렸다. 신발도 신는 둥 마는 둥하고 나가려는 성은이를 경태가 현관 앞에서 겨우 붙잡았다.&lt;/p&gt;
&lt;p&gt;“너 왜 이래? 선생님한테 혼나!”&lt;/p&gt;
&lt;p&gt;“그게 뭐?”&lt;/p&gt;
&lt;p&gt;무슨 상관이냐는 투였다. 설득할 말을 잃어버린 경태는 우두커니 선 채 입술만 실룩거렸다. 성은이의 붉어진 눈가가 몹시 사나워 보였다.&lt;/p&gt;
&lt;p&gt;“아무튼 가지 마!”&lt;/p&gt;
&lt;p&gt;경태가 목에 힘을 주며 성은이 앞을 턱 가로 막았다. 성은이가 씩씩거리던 숨을 가라앉히며 경태를 바라봤다. 경태가 성은이 손을 잡아끌자, 다행히도 성은이는 순순히 신발을 벗고 따라 들어왔다. 핸드폰은 손에 꽉 쥔 채로.&lt;/p&gt;
&lt;p&gt;교실에 들어가니 이미 수업시간이었다. 선생님이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반 아이들 핸드폰을 전부 압수하고 있었다.&lt;/p&gt;
&lt;p&gt;“선생님, 중요한 전화 올지도 모르는데요.”&lt;/p&gt;
&lt;p&gt;아이들이 칭얼대도 선생님은 막무가내였다. 핸드폰 가지고 싸우지 않을 때까지 압수하겠다는 것이다. 그 말은 ‘효정이와 성은이가 화해할 때까지’라는 말과 같았다. 아이들이 한숨을 쉬며 하나 둘 핸드폰을 꺼내놓았다.&lt;/p&gt;
&lt;p&gt;“성은아, 너도 핸드폰 있다며.”&lt;/p&gt;
&lt;p&gt;선생님이 손을 내밀었지만 성은이는 바닥만 본 채 대답을 안 했다. 다른 애들도 내놓았으니까 너도 핸드폰 줘야지. 선생님이 타일러도 마찬가지였다. 효정이가 기다렸다는 듯 투덜거렸다. 애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결국 성은이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선생님 손에 핸드폰을 올리는 성은이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선생님은 당황한 눈치였다.&lt;/p&gt;
&lt;p&gt;“왜 그래, 중요한 전화라도 기다리니?”&lt;/p&gt;
&lt;p&gt;성은이는 말없이 도리질을 치고는 책상 위에 엎드려 버렸다.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아이들이 수군거렸다. &lt;/p&gt;
&lt;p&gt;“시끄럽네. 누가 죽기라도 했냐.”&lt;/p&gt;
&lt;p&gt;불퉁한 목소리로 효정이가 한마디 했다. &lt;/p&gt;
&lt;p&gt;우당탕! 성은이가 벌떡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아이들은 숨을 삼켰다. 의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뒤로 나뒹굴었다.&lt;/p&gt;
&lt;p&gt;“너 지금 뭐라고 했어?”&lt;/p&gt;
&lt;p&gt;목에 핏대가 설 정도로 성은이가 악을 썼다. 눈에서 치직거리며 타는 소리가 날 것 같았다. 경태가 얼른 성은이의 두 손을 잡아챘다. 어디서 다쳤는지 손바닥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lt;/p&gt;
&lt;p&gt;“우리 엄마 안 죽었어. 안 죽었단 말이야!”&lt;/p&gt;
&lt;p&gt;손이 잡힌 채 몇 번 몸을 뒤틀던 성은이가 기어이 울음을 터뜨렸다. 주저앉아 엉엉 우는 성은이를 보며 아이들은 할 말을 잊었다. 교실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선생님이 다가와 성은이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었다. 울음이 점차 잦아들었다. &lt;/p&gt;
&lt;p&gt;“가자.”&lt;/p&gt;
&lt;p&gt;선생님이 성은이 핸드폰을 찾아 손에 쥐어주었다. 그러고는 부축해서 보건실로 향했다.&lt;/p&gt;
&lt;p&gt;오후 수업은 여느 때보다 조금 가라앉은 채로 진행되었다. 교과서를 팔락거리던 경태가 슬쩍 옆을 바라보았다. 효정이가 칠판을 바라보며 연필을 까딱거리고 있었다. 뚱한 표정이었지만 경태와 마찬가지로 수업에 집중이 되지 않는 듯했다. 시선을 느낀 듯 경태를 돌아본 효정이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나 곧 맥없이 고개를 돌렸다. 전학 온 첫날부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성은이 생각이 났다.&lt;/p&gt;
&lt;p&gt;결국 성은이는 수업이 다 끝날 때까지 교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종례 시간에 핸드폰을 돌려받아 전원을 켜본 경태는 깜짝 놀랐다. 겉모양은 같았지만 경태 것이 아니었다. &lt;/p&gt;
&lt;p&gt;“어라, 어떻게 된 거지?”&lt;/p&gt;
&lt;p&gt;경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메시지 함을 열었다. 지금까지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주고받았던 메시지는 하나도 없고 ‘엄마’라는 이름 앞으로 된 메시지만 잔뜩 있었다. &lt;/p&gt;
&lt;p&gt;망설이던 경태가 메시지를 열어보았다.&lt;/p&gt;
&lt;p&gt;다들 엄마가 하늘나라 갔대. 왜 나만 모르고 다른 사람들은 다 알아? 거짓말이지? 나한테 잠깐만 이모 집에 있으라고 했잖아. 근데 이모가 나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고 내 짐도 다 옮겨버렸단 말이야. 이제 우리 집에 다른 사람이 산대. 그럼 엄마는 어떻게 해? 엄마, 나 버린 거 아니지? 하늘나라 간 거 아니지? 어디 가면 꼭 나한테 말하고 가고, 무슨 일 있어도 나한테 다 말했잖아. 나 아프면 엄마가 걱정도 해주고, 내가 뭐 잘못하면 엄마가 혼내줘야 하잖아. 내가 울면 엄마가 안아줘야 하잖아. 응? 연락 좀 해. 전화도 매일 꺼져 있고 문자에 답장도 안 하니까 너무 불안하단 말이야. 엄마 미워. 나 보고 싶지도 않아?&lt;/p&gt;
&lt;p&gt;하루도 쉬지 않고 보낸 문자들이었다. 경태는 더 보지 않고 얼른 핸드폰을 꺼버렸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 안절부절못하던 성은이 얼굴이 떠올랐다.&lt;/p&gt;
&lt;p&gt;보건실로 들어가니 선생님은 안 계시고, 성은이 혼자서 이불을 덮어쓴 채 누워 있었다. 탁자에 경태 핸드폰이 놓여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기척을 느꼈는지 성은이가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경태를 보았다. 성은이의 잔뜩 부은 눈동자가 핸드폰이 들려있는 경태 손을 스치고 지나갔다. 경태는 말없이 탁자 위에 놓인 핸드폰을 바꿔 들었다. &lt;/p&gt;
&lt;p&gt;그러고 보니 별일이다. 아까 효정이랑 싸울 땐 한시도 핸드폰을 놓으면 안 될 것처럼 굴더니, 자기 핸드폰이 아닌 걸 알았을 텐데도 당장 찾으러 오지 않은 것이다. &lt;/p&gt;
&lt;p&gt;머뭇거리던 경태가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lt;/p&gt;
&lt;p&gt;“좀 괜찮아?”&lt;/p&gt;
&lt;p&gt;성은이는 등만 보여줄 뿐 대꾸가 없었다. 경태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lt;/p&gt;
&lt;p&gt;“파상풍 주사는 맞았지? 저번에 뉴스 봤는데 그거 장미 가시만 박혀도 큰일 난다더라. 그러니까 상처 같은 거 나면 대수롭잖게 생각하지 말고 바로 소독해야 된대. 아, 그리고 우리 할머니가 그랬는데 여자애가 흉터 같은 거 있으면 안 된다고 했어. 그래도 얼굴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치료 잘 하면 흉터 안 남고 금방 나을 거야. 그리고 효정이 있잖아. 걔 나쁜 애는 아닌데 좀 다혈질이거든. 좀 못되게 굴어도 그냥 그러려니 해. 그럼 금방 괜찮아질걸? 너도 조금만 같이 지내보면 친해질 거야.”&lt;/p&gt;
&lt;p&gt;그렇게 혼자 말을 계속하는데 갑자기 성은이 어깨가 들썩거렸다. 또 우나 싶어 당황한 경태가 말을 멈추었다. 잔뜩 긴장해서 뒤통수를 바라보는데 성은이가 고개를 돌렸다.&lt;/p&gt;
&lt;p&gt;“너, 꼭 엄마 같다.”&lt;/p&gt;
&lt;p&gt;남자한테 아빠도 아니고 웬 엄만가 싶었지만 경태는 일단 입을 다물었다. 또 소리 내어 울까봐 내심 긴장한 탓이었다. 그러나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있는 성은이의 표정은 왠지 밝아 보였다.&lt;/p&gt;
&lt;p&gt;“내가 엄마 같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lt;/p&gt;
&lt;p&gt;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 일부러 눈을 흘기며 묻자, 성은이가 피식 웃더니 몸을 일으켰다. &lt;/p&gt;
&lt;p&gt;“옛날에 우리 엄마가 너처럼 만날 잔소리 했거든.”&lt;/p&gt;
&lt;p&gt;성은이 눈에 고여 있던 눈물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 경태는 코끝이 새빨개지도록 코를 문질렀다. 핸드폰을 쥔 손이 축축하게 젖고 있었다.&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당선소감&amp;gt;&lt;br /&gt;&amp;nbsp;내 안의 겁쟁이야, 안녕&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지만 나는 앞으로 나가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고 그냥 제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누가 밀치면 앞이나 뒤로 엉거주춤 한 발짝을 내딛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물처럼 흘러가는 게 좋은 거라고 치장을 해보기도 했지만, 가고 싶은 방향으로 몸을 돌릴 용기조차 없는 자화상을 마주할 때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도 올라보지 못한 절벽 앞에서 포기하고 주저앉은 여행자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lt;/p&gt;
&lt;p&gt;해도 후회할 것 같고 하지 않아도 후회할 것 같은 일에 맞닥뜨리면, 선택의 기로 앞에서 턱이 빠져라 고민을 하다가도 결국에는 하지 않는 편을 선택하고는 했습니다. 해서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되는 일은 대부분 큰 도전의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내가 입을 상처로부터 안전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알지 못한 채로 상처가 생기는 것에만 겁을 먹었던 것입니다.&lt;/p&gt;
&lt;p&gt;그런 자신에게 ‘야, 이 겁쟁이야!’ 라고 외친 것이 6년 전입니다. 가고 싶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도 하고, 숨어 있는 나를 꺼내고 싶어 연극 동아리도 들어갔습니다. 전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 나는 겁쟁이를 멀리 쫓아내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할 즈음 돌이켜보니, 정작 하고 싶었던 것은 시야 밖으로 밀쳐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학교에서 매년 주최하는 문학상에조차 공모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서 겁쟁이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화가 나서 저 녀석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찢길 것을 각오하고 나 이외에 누구도 만난 적이 없는 글들을 세상에 꺼내놓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내가 겨우 내딛은 첫 걸음이었을 것입니다.&lt;/p&gt;
&lt;p&gt;나의 모습은 아직도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어린아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도전이라는 말이 좋아졌습니다. 어떤 두려운 결과가 기다리고 있더라도, 부딪히는 것이 부딪히지 않는 것보다 훨씬 후련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무릎이 깨질 각오를 하고 서툰 걸음을 내딛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준 분들에게 넘치는 감사를 소중히 전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없는 내 안의 겁쟁이에게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안녕!&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약력 ▲광주교육대 국어교육과 졸업 ▲현재 광주교육대 대학원 아동문학과 재학&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2:32:56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동아일보] 시인 아저씨께 보내는 편지 -이진하</title>
            <dc:creator>이진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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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904/488/6818e0a7682d65aba1cd8c2680dfae8c.JPG&quot; alt=&quot;물푸레~1.JPG&quot; title=&quot;물푸레~1.JPG&quot; width=&quot;200&quot; height=&quot;456&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시인 아저씨께 보내는 편지&lt;/p&gt;
&lt;p&gt;이진하&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안녕하세요. 저는 광명초등학교 3학년 3반 정희성이에요. 갑자기 편지를 받아서 놀라셨죠? 왜냐면 아저씨는 저를 모르실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아저씨를 알아요. 아저씨의 시가 우리 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거든요. 읽기책 43쪽이에요. 담임선생님은 교과서에 나오는 시를 모두 외우라고 하세요. 그래서 저는 아저씨가 쓴 시도 다 외우고 있어요. 아저씨가 쓴 ‘봄의 계단’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예요. 아저씨도 어렸을 때 국어를 좋아했어요? 저는 국어가 제일 좋아요. 다른 과목은 딱딱한 공식이랑 외워야 할 것들밖엔 없는데 국어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시도 있거든요. 하지만 시험 점수는 별로예요. 며칠 전에 쪽지시험을 봤는데 세 개나 틀렸어요. 이게 제가 틀린 문제인데요, 한번 보세요.&lt;/p&gt;
&lt;p&gt;&amp;lt;문제 7&amp;gt; 동시 ‘봄의 계단’의 분위기로 옳은 것을 고르세요.&lt;/p&gt;
&lt;p&gt;① 초라하다&lt;/p&gt;
&lt;p&gt;② 슬프다&lt;/p&gt;
&lt;p&gt;③ 애틋하다&lt;/p&gt;
&lt;p&gt;④ 불쾌하다&lt;/p&gt;
&lt;p&gt;⑤ 희망차다&lt;/p&gt;
&lt;p&gt;저는 2번을 선택했는데요, 5번 희망차다가 답이래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 2번이 답이 아닌 건지 모르겠어요. 저는 이 시가 슬프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이 부분이 무척 슬펐어요.&lt;/p&gt;
&lt;p&gt;부지런한 새싹&lt;/p&gt;
&lt;p&gt;땅 속에서 뽀얀 얼굴 내밀고 있네요&lt;/p&gt;
&lt;p&gt;잠에서 갓 깨어난 아기 씨앗 &lt;/p&gt;
&lt;p&gt;기지개 켜다가 눈물이 찔끔&lt;/p&gt;
&lt;p&gt;왜냐면 봄에 싹이 트는데 아기 씨앗은 혼자 늦게 잠에서 깨어났잖아요. 기지개를 켜는 척하면서 그러니까 몰래 울잖아요. 친구들은 다 싹이 트는데 자기만 느리니까요. 이 시의 분위기가 왜 희망차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건 이것뿐만이 아니에요.&lt;/p&gt;
&lt;p&gt;&amp;lt;문제 8&amp;gt; 다음 중 ‘봄의 계단’을 쓴 시인이 생각한 것으로 틀린 것을 고르세요.&lt;/p&gt;
&lt;p&gt;① 봄은 한 번에 오는 것이 아니라 계단을 밟고 올라가듯 천천히 오는구나!&lt;/p&gt;
&lt;p&gt;② 봄에는 많은 동물들과 식물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네.&lt;/p&gt;
&lt;p&gt;③ 추운 겨울이 지나면 곧 봄이 오니까 모두 힘내!&lt;/p&gt;
&lt;p&gt;④ 봄이 지나면 언젠가 다시 겨울이 오겠지.&lt;/p&gt;
&lt;p&gt;⑤ 개구리는 봄이 되면 신나서 폴짝 뛰나봐. &lt;/p&gt;
&lt;p&gt;아저씨, 아저씨는 시를 쓸 때 정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썼어요? 그리고 아기씨앗은 정말로 기대에 부풀어 있는 거예요? 슬픈 게 아니고요? 선생님은 아마도 아저씨와 아주 친한 사람이거나 아저씨의 마음을 다 들여다보는 마법사인 게 분명해요. 그렇지 않고서야 아저씨가 생각한 것을 선생님이 알고 이런 문제를 낼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하지만 선생님이 아저씨와 친한 사이일 리는 없고 마법사일 리는 더더욱 없죠! 저는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께 가서 문제가 이상하다고 말을 했어요.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lt;/p&gt;
&lt;p&gt;“희성이가 시를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시를 해석하는 게 어려운 모양이구나.”&lt;/p&gt;
&lt;p&gt;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더 머리가 아파졌어요. 시를 읽는 건 나고 그걸 느끼는 것도 나잖아요. 그런데 내가 느껴야 할 것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건 어쩐지 이상하잖아요. 집에 와서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내 생각이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아저씨도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는 아시죠?) 저는 선생님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 시가 누군가에게는 슬플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그날 밤 열두 시가 넘도록 잠을 자지 않고 책상에 앉아 아주 멋진 계획을 세웠지요. &lt;/p&gt;
&lt;p&gt;다음 날 저는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곧장 가지 않고 교실에 남아 있었어요. 그리고 선생님께 가서 공책을 펼치며 물었어요.&lt;/p&gt;
&lt;p&gt;“선생님, 이 문제 알려주세요.”&lt;/p&gt;
&lt;p&gt;선생님은 고개를 갸웃하시더니&lt;/p&gt;
&lt;p&gt;“이건 못 보던 시인데?”&lt;/p&gt;
&lt;p&gt;하셨어요. 못 본 게 당연했죠! 그건 교과서에 나오는 시가 아니었거든요.&lt;/p&gt;
&lt;p&gt;“문제집에 나와 있었어요.”&lt;/p&gt;
&lt;p&gt;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시를 읽었어요. &lt;/p&gt;
&lt;p&gt;제목 : 가을 운동회&lt;/p&gt;
&lt;p&gt;낙엽이 떨어지는 건&lt;/p&gt;
&lt;p&gt;가을이 시작된다는 신호&lt;/p&gt;
&lt;p&gt;준비!&lt;/p&gt;
&lt;p&gt;땅!&lt;/p&gt;
&lt;p&gt;단풍잎 손 주먹 쥐고 &lt;/p&gt;
&lt;p&gt;누가 누가 먼저 달려가나&lt;/p&gt;
&lt;p&gt;누가 누가 먼저 고운 물이 드나&lt;/p&gt;
&lt;p&gt;그리고 선생님은 턱을 괴고 문제도 가만히 읽었죠. &lt;/p&gt;
&lt;p&gt;&amp;lt;문제&amp;gt; 시인이 이 시를 쓴 이유로 옳은 것은?&lt;/p&gt;
&lt;p&gt;① 심심해서&lt;/p&gt;
&lt;p&gt;②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알리려고&lt;/p&gt;
&lt;p&gt;③ 낙엽을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lt;/p&gt;
&lt;p&gt;④ 가을 운동회가 시작되어서&lt;/p&gt;
&lt;p&gt;⑤ 여름이 지나간 것이 아쉬워서 &lt;/p&gt;
&lt;p&gt;선생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빨간 펜으로 답을 고르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lt;/p&gt;
&lt;p&gt;“자, 이 시는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아주 재미있게 표현했구나. 시인은 가을 낙엽을 운동장의 아이들에 빗대어 표현했어. 정확히는 가을 운동회 날 달리기 시합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거야. 아이들이 단풍잎 같은 손으로 주먹을 쥐고 달리면 마음에는 어느덧 푸른 물이 드는 거란다. 그렇게 가을은 무르익어 가고 아이들은 성장하는 거겠지? 그래서 답은 2번이 되는 거고. 이해가 되니?”&lt;/p&gt;
&lt;p&gt;운동장? 학생? 저는 황당해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어요. 저는 선생님을 똑바로 보며 말했어요.&lt;/p&gt;
&lt;p&gt;“선생님, 틀렸어요!”&lt;/p&gt;
&lt;p&gt;선생님이 무슨 뜻이냐는 듯이 나를 쳐다봤어요.&lt;/p&gt;
&lt;p&gt;“시인은 그런 생각은 안했어요. 그냥 낙엽이 빨리 땅에 닿는 게 달리기 경주하는 것 같다고 느낀 것뿐이에요. 그리고 시인은 가을이 오는 걸 알리려고 이런 시를 쓴 게 아니에요. 낙엽 보다가 생각이 나서 그냥 쓴 거죠!”&lt;/p&gt;
&lt;p&gt;선생님은 한숨을 내쉬더니 웃으며 제게 말했어요.&lt;/p&gt;
&lt;p&gt;“희성아. 그게 아니야. 여기 ‘단풍잎 손 주먹 쥐고’라는 부분을 보렴. 아이들이 작은 손을 움켜쥐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니? 제목도 ‘가을 운동회’고 말이야. 시인이 아무런 의도도 없이 시를 썼겠니? 희성이는 아무래도 시를 해석하는 방법을 조금 더 공부해야겠구나.”&lt;/p&gt;
&lt;p&gt;저는 허리에 손을 얹었어요. 그리고 선생님께 물었죠.&lt;/p&gt;
&lt;p&gt;“선생님, 이 시인이 누군지 아세요?”&lt;/p&gt;
&lt;p&gt;“글쎄, 잘 모르겠는데.”&lt;/p&gt;
&lt;p&gt;“정희성이에요!”&lt;/p&gt;
&lt;p&gt;선생님은 한참 저를 쳐다보시더니 곧 얼굴이 새빨개졌어요.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이요.&lt;/p&gt;
&lt;p&gt;“이걸 네가 썼단 말이니?”&lt;/p&gt;
&lt;p&gt;선생님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어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죠. 선생님은 잠시 당황한 듯 했지만 곧 무서운 표정으로 저를 노려보았어요. &lt;/p&gt;
&lt;p&gt;“너, 지금 선생님을 놀린 거니?”&lt;/p&gt;
&lt;p&gt;저는 너무 놀라서 울 뻔했어요. 선생님이 그렇게 화가 난 모습은 정말 처음 봤거든요. 저는 주먹을 꽉 쥐고 이렇게 외쳤어요.&lt;/p&gt;
&lt;p&gt;“선생님이 낸 문제는 엉터리예요!”&lt;/p&gt;
&lt;p&gt;그리고 나도 모르게 엉엉 울어버렸지요. 왜 울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뭔가 서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저는 한참이나 서서 울었고 선생님은 그동안 아무런 말도 없었어요. 얼마나 울었을까요?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았어요. 나는 어쩐지 민망해서 억지로 울음소리를 내면서 콧물만 훌쩍거렸지요. 저는 선생님이 차라리 나를 때리거나 벌을 세워주었으면 했어요. 가만히 앞에 세워만 두지 말고요. 울음소리 흉내 내기도 지칠 즈음, 선생님은 제게 사탕을 하나 건네며 이제 그만 집에 가라고 했어요. 복도에 나가서 창문으로 살짝 들여다봤더니 선생님은 어두운 표정으로 계속 책상에 앉아 있었어요. 집으로 돌아와서도 저는 자꾸만 선생님이 생각났어요. 내가 너무 심한 장난을 쳐서 선생님이 단단히 화가 난 것이 분명했지요. 선생님이 이제 나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어요. 나는 침대에 누워 월요일이 오지 않기를 빌었어요. 선생님을 다시 보는 게 두려웠거든요. &lt;/p&gt;
&lt;p&gt;주말이 지나 학교에 갔을 때, 그러니까, 오늘 말이에요. 선생님은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책상에 앉아 일기장을 검사하고 있었어요. 저는 선생님 눈치를 보면서 우물쭈물했어요. 선생님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지요. 마치 그날 일은 아주 없었던 것처럼요. 하지만 아저씨, 바뀐 것이 하나 있었어요. 오늘 본 쪽지시험 말인데요, 거기엔 글쎄 이런 문제가 있지 뭐예요!&lt;/p&gt;
&lt;p&gt;&amp;lt;문제 4&amp;gt; 이 시의 분위기로 옳은 것을 고르세요.&lt;/p&gt;
&lt;p&gt;① 초라하다&lt;/p&gt;
&lt;p&gt;② 슬프다&lt;/p&gt;
&lt;p&gt;③ 애틋하다&lt;/p&gt;
&lt;p&gt;④ 불쾌하다&lt;/p&gt;
&lt;p&gt;⑤ 희망차다&lt;/p&gt;
&lt;p&gt;⑥ 빈 칸에 자신의 생각을 쓰세요 ( )&lt;/p&gt;
&lt;p&gt;1번부터 5번까지만 있던 보기가 6번까지로 늘어났던 거예요. 제가 어떤 답을 선택했냐고요? 당연히 나만의 답을 선택했지요! 그리고 선생님은 그 문제에 파란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려주었어요. 선생님은 이제 저를 용서한 걸까요? 그러니까 동그라미를 그려주었겠지요? 저는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또 시를 쓰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아저씨, 제가 쓴 시는 어때요? 이만하면 저도 시인이 될 수 있을까요? 아참, 시인은 돈을 많이 버나요? 엄마가 시인은 가난하다고 했는데. 그리고 시인이 되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해요? 답장 기다릴게요!&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amp;lt;당선소감&amp;gt;&amp;nbsp; 동경하던 구두 선물받은 기분&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어렸을 때 엄마가 구두를 신은 모습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엄마 구두를 훔쳐 신으며 두근거리던 때도 있었지요. 내 발에 한참이나 큰 구두를 신고 뒤뚱뒤뚱 걸으며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lt;/p&gt;
&lt;p&gt;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듣고 저는 동경하던 구두를 선물 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lt;/p&gt;
&lt;p&gt;가만히 작은 발을 넣어봅니다.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아 어색하고 걸음걸이는 우스꽝스럽습니다. 하지만 가슴이 벅차오르고 자꾸만 웃음이 납니다. 하루 빨리 성장하여 이 멋진 구두에 걸맞은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lt;/p&gt;
&lt;p&gt;당선 소식을 듣자마자 불러내 꽃등심을 사주신 아빠, 언제나 내 편인 엄마,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내 동생 미나, 죄 없는 샌드백 - 이재훈 씨, 모드파 멤버들, 자랑스러운 동기들, 언제나 내게 질투와 동경의 대상인 ‘수작’ 문우들, ‘넌 될 거야!’라고 말해준 고마운 사람들. 이들 덕분에 한 문장씩 써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lt;/p&gt;
&lt;p&gt;부족한 제게서 가능성을 보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는 발전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걷겠습니다.&lt;/p&gt;
&lt;p&gt;문학의 기틀을 닦아주신 중앙대 교수님들과 동화의 즐거움을 알려주신 김서정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무한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1988년 경기 광명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4년 △대산대학문학상 동화부문 당선&lt;/p&gt;
&lt;p&gt;&lt;br /&gt;&amp;lt;심사평&amp;gt;&lt;/p&gt;
&lt;p&gt;설명적 내용을 시각적으로 풀어&lt;/p&gt;
&lt;p&gt;&amp;nbsp; &lt;/p&gt;
&lt;p&gt;270여 편의 응모작을 두 심사위원이 나누어 검토하였으며 썩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나 본심 작품들은 나름의 가능성이 크다. ‘D-day’는 이혼에 이른 부모의 상황에서 아이 입장을 단순히 비극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시선, 주체가 뚜렷한 아이를 그려낸 점이 신선하였으나 앞뒤가 뚝 잘린 부분적인 작품이라 아쉬웠다.&lt;/p&gt;
&lt;p&gt;‘구멍이 있는 사과’는 응모작 가운데서 상상력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미지가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운 느낌마저 주는데 이를 받쳐 줄 기본적인 문장력이 서툴러 공부가 더 필요해 보였다.&lt;/p&gt;
&lt;p&gt;‘두근두근 15분’은 낯선 사람을 의심하고 불신할 수밖에 없는 세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때로는 우리 교육이 되레 불신감과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건 아닌지 반성케 하는 지점이 있으나 이야기가 그저 해프닝이었을 뿐이라는 결론은 허탈감을 준다.&lt;/p&gt;
&lt;p&gt;‘시인 아저씨께 보내는 편지’는 다소 설명적일 수 있는 내용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점도 신선하고, 전형적인 시 교육에 의문을 제기하는 아이의 목소리도 흥미로웠다. 다만 작가의 단조로운 인식은 아쉽다. 작품 내용 중 ‘작가 의도’라는 표현은 ‘작품 의도’라야 적절하고, 논거만 충분하다면 작품은 여러 가지로 해석이 타당하다는 열린 시각이 필요하다. 문학교육, 나아가 경직된 사유 방식에 대해 당돌하면서도 창의적인 아이의 눈을 통해 다양한 관점의 포용이라는 문제를 제기한 재치가 돋보여 당선작으로 올린다.&lt;/p&gt;
&lt;p&gt;■심사위원 : 김경연 아동문학평론가, 황선미 동화작가&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2:19:58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부산일보] 크림빵과 두부 -정수연</title>
            <dc:creator>정수연</dc:creator>
            <link>http://cyw.pe.kr/xe/488899</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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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gt;크림빵과 두부&amp;nbsp; -정수연&lt;/p&gt;
&lt;p&gt;&lt;br /&gt;은우는 오늘도 대문 앞에 앉아 형을 기다립니다. 주머니를 만지작거려 보지만 은우 주머니는 언제나 텅텅 비어 있습니다. 형이 와서 크림빵 하나를 넣어주기 전까지는요. 또각또각 아주머니 한 분이 지나갑니다.&lt;/p&gt;
&lt;p&gt;&quot;은우, 오늘도 형 기다리니? 바람이 찬데 들어가서 기다리지.&quot;&lt;/p&gt;
&lt;p&gt;은우 집보다 조금 더 높은 언덕길 파란 대문에 사는 아주머닙니다. 아주머니는 은우 머리를 쓰다듬고는 또각또각 소리 내며 골목길을 올라갑니다. 쉬익∼∼. 아주머니 말대로 제법 찬바람이 은우 동그란 볼을 스칩니다. 재채기를 한 번 하고 콧물이 조금 나왔지만 은우는 앉은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습니다. 11월이 되자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은우 두 발이 슬리퍼 속에서 꼼지락거립니다.&lt;/p&gt;
&lt;p&gt;&quot;형아!&quot;&lt;/p&gt;
&lt;p&gt;은우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저 멀리 까만 가방을 멘 형이 오고 있습니다. 차가워진 은우 손은 벌써 주머니를 만지작거립니다.&lt;/p&gt;
&lt;p&gt;&quot;왜 나와 있어, 방에서 기다리래도.&quot;&lt;/p&gt;
&lt;p&gt;은혁이는 크림빵 하나를 은우 주머니 속에 넣어주며 손을 잡았습니다. 은우 얼굴은 금세 해맑은 웃음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렇게 일곱 살 은우는 중학교에 다니는 형을 기다리는 시간이 하루 중에서 가장 행복합니다.&lt;/p&gt;
&lt;p&gt;우리 은우는 오늘도 왕사탕이 더 좋은 기제? &lt;br /&gt;언제나 두부를 좋아할꼬. 자! 묵으라&lt;/p&gt;
&lt;p&gt;이른 아침 형이 찬물에 머리를 감고 방으로 들어옵니다. 그래도 아직은 물이 얼지 않아 다행입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오면 그나마 찬물도 꽁꽁 얼어 버릴 테니까요. 방 한 칸에 아빠와 형 그리고 은우가 살게 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이곳은 와글와글 다섯 가족이 한 집에 모여 삽니다. 각자 방 한 칸에 두세 명의 가족이 살지요. 좁고 복잡하긴 하지만 모두 서로 도와주고 아낍니다.&lt;/p&gt;
&lt;p&gt;&quot;은혁아, 공부 열심히 하고 있지? 학원도 못 보내 주고 미안하다. 그래도 너는 우리 집 희망이다. 알지?&quot;&lt;/p&gt;
&lt;p&gt;아빠가 형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형은 고개를 끄덕이고 까만 가방을 둘러멥니다. 아빠가 일 나가시고 형이 학교 가고 나면 은우는 또 혼자입니다. 그래도 형이 돌아올 때면 급식에서 나오는 크림빵을 가져올 것입니다. 은우가 최고로 좋아하는 크림빵을요. 은우는 이불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옆방 아주머니가 주신 헌 그림책을 봅니다. 그림책 속에는 은우가 살았던 집이 나옵니다. 넓은 거실과 멋진 소파가 있는 집. 그리고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욕실. 은우는 가만히 그림을 쓰다듬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이 참 부럽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주인공과 은우는 꼭 같은 아이였는데 지금은 그림 속의 엄마와 따뜻한 집이 은우에겐 없습니다. 은우는 콧물을 한번 훌쩍입니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오늘은 형이 늦는 날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형은 깜깜한 밤에 들어옵니다. 학원 다닐 형편이 안 되어서 큰 고모 댁 누나에게 수학을 배우고 오기 때문입니다. 은우는 옆방 할머니가 장사하시는 골목 아래 시장으로 갑니다. 삐뚤삐뚤 골목길을 걸어가니 귀에 익은 아주머니 아저씨 목소리가 들립니다.&lt;/p&gt;
&lt;p&gt;&quot;고등어요, 싱싱한 고등어요∼&quot;&lt;/p&gt;
&lt;p&gt;&quot;귤이에요, 맛있는 귤이요∼&quot;&lt;/p&gt;
&lt;p&gt;저 멀리 시장 한구석에 두부를 파는 옆방 할머니가 보입니다. 할머니는 은우를 보고 손짓하며 웃습니다. 은우는 할머니 옆으로 쪼르르 달려갑니다. &lt;/p&gt;
&lt;p&gt;&quot;은우 왔나. 점심은 챙겨 먹은 기가?&quot;&lt;/p&gt;
&lt;p&gt;은우는 얼른 고개를 끄덕입니다. 안 먹었다고 하면 할머니가 또 맛없는 두부를 은우 입에 한 움큼 넣어주실 것입니다.&lt;/p&gt;
&lt;p&gt;&quot;두부 먹어 보거래이 은우야. 밥 먹었으니 한입만 먹어 보거라. 두부가 건강에 얼마나 좋은 긴데.&quot;&lt;/p&gt;
&lt;p&gt;할머니 말에 은우가 손으로 입을 막습니다. 할머니는 그런 은우가 귀여운지 두부를 떼어 은우 얼굴에 갖다 댑니다. 은우 눈이 동그래지면서 울상이 됩니다. 은우는 두부가 너무 싫습니다. 아무 맛도 없고 물컹물컹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옆방 할머니는 날마다 두부 자랑을 합니다.&lt;/p&gt;
&lt;p&gt;&quot;은우야, 두부가 얼마나 고소한지 아나? 두부를 먹으면 머리도 좋아지고 또 사람의 마음도 깨끗해진대이. 왜 TV 같은 거 보면 감옥에서 나오는 사람들 두부 먹인다 아이가. 그게 다 희고 깨끗한 두부를 먹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그러는 거다. 알겠나. 두부는 사람한테 최고인기라.&quot;&lt;/p&gt;
&lt;p&gt;지나가던 아주머니가 껄껄 웃으며 두부를 사갑니다. 한참을 두부 자랑을 하던 할머니가 그제야 은우가 기다리던 왕사탕을 꺼냅니다.&lt;/p&gt;
&lt;p&gt;&quot;우리 은우는 오늘도 왕사탕이 더 좋은 기제? 언제나 두부를 좋아할꼬. 자! 묵으라.&quot;&lt;/p&gt;
&lt;p&gt;왕사탕을 받은 은우는 활짝 웃습니다. 한껏 기분이 좋아진 은우는 할머니 옆에 앉아 시장 구경을 합니다. 반찬 가게 할머니가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갓 담은 무김치를 보여 주며 맛보라고 합니다. 생선 파는 아저씨는 커다란 앞치마를 두르고 큰 생선들을 도마 위에서 땅땅 칩니다. 핫도그 파는 아주머니는 뜨끈뜨끈 맛있는 핫도그와 꼬지를 쟁반에 척척 올려놓습니다. 은우는 모든 것이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형이 늦는 날에는 이렇게 두부 파는 옆방 할머니께 왔다가 가면 시끌벅적 시장 모습도 구경하고 또 시간도 금방 지나갑니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오늘도 은우는 대문 앞에서 형을 기다립니다. 턱을 괴고 앉아 있던 은우는 문득 형 마중을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골목길이 너무 많아 어느 쪽에서 형이 올지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은 형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까만 가방을 멘 형을 보면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모릅니다. 은우는 콩콩 한 발을 들고 뛰다 걷다 합니다. 그러다 이상한 소리에 발을 멈춥니다. 저기 으슥한 골목길에서 사람 소리가 났습니다. 겁이 났지만 은우는 살금살금 소리 나는 쪽으로 다가가 봅니다. 골목 구석에서 누군가가 조그맣게 생긴 형을 가방으로 툭툭 칩니다.&lt;/p&gt;
&lt;p&gt;모자를 눌러쓰고 긴 점퍼로 몸을 가린 사람이 작은 형을 괴롭힙니다. 뒷모습이 꼭 악마 같습니다.&lt;/p&gt;
&lt;p&gt;&quot;오늘은 준, 준비물 사는 바람에 돈이 없어.&quot;&lt;/p&gt;
&lt;p&gt;작은 형 말에 악마 같은 사람이 주먹을 들어 보입니다. 작은 형은 못 견디겠는지 몸속 어딘가에서 돈을 꺼냅니다. 은우는 나쁜 짓을 저지르는 저 사람을 경찰이 잡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른이 지나가면 얼른 이르고 싶습니다. 그때 돈을 뺏은 사람이 가방을 둘러멥니다. 그런데 은우 눈이 깜빡거립니다. 까만 가방입니다. 악마 같은 사람은 흙 묻은 옷을 툴툴 털고 시장이 있는 쪽으로 걸어갑니다. 은우는 자기도 모르게 그 사람을 따라갑니다. 악마 같은 사람은 사람들이 많은 시장 어귀에 다다르자 푹 눌러쓴 모자와 몸을 가린 긴 점퍼를 벗습니다. 그리고 제과점으로 서둘러 들어갑니다. 은우는 눈을 크게 뜹니다. 잠시 후 그 사람은 크림빵 하나를 손에 들고 나옵니다. 은우 눈이 자꾸 따끔거립니다. 형입니다. 형이 크림빵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항상 은우 주머니에 넣어주던 그 크림빵입니다. 아빠는 형이 우리 집 희망이라고 했습니다. 은우에게도 형은 언제나 자랑스러운 사람입니다. 그런데 형이…….커다란 아빠 손이 형을 혼낼지도 모릅니다. 은우는 냅다 뛰기 시작했습니다. 슬리퍼가 벗겨질 것 같았지만 무조건 뛰었습니다.&lt;/p&gt;
&lt;p&gt;&quot;할머니, 할머니.&quot;&lt;/p&gt;
&lt;p&gt;시장 구석 두부 파는 할머니에게 달려온 은우 얼굴엔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lt;/p&gt;
&lt;p&gt;&quot;은우야, 와? 와 우노? 넘어졌나?&quot;&lt;/p&gt;
&lt;p&gt;은우는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하얀 두부가 눈에 보일 뿐입니다.&lt;/p&gt;
&lt;p&gt;&quot;할머니.&quot; &lt;/p&gt;
&lt;p&gt;은우는 손가락으로 두부를 가리킵니다.&lt;/p&gt;
&lt;p&gt;&quot;뭐? 두부? 두부 달라고?&quot;&lt;/p&gt;
&lt;p&gt;은우는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습니다.&lt;/p&gt;
&lt;p&gt;&quot;할머니, 두부 하나만 주세요.&quot;&lt;/p&gt;
&lt;p&gt;할머니는 멍하니 은우를 쳐다봅니다.&lt;/p&gt;
&lt;p&gt;&quot;두부? 두부가 먹고 싶은 거가? 그래. 집에 가져갈라꼬?&quot;&lt;/p&gt;
&lt;p&gt;은우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할머니는 까만 비닐봉지에 두부 한모를 넣어 은우 손에 쥐여줍니다.&lt;/p&gt;
&lt;p&gt;&quot;그래, 두부 먹고 쑥쑥 커야제. 두부는 사람 몸에…….&quot;&lt;/p&gt;
&lt;p&gt;할머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은우는 골목 쪽으로 뛰어갑니다. 눈물 콧물이 뒤섞여 찬바람에 얼굴이 따가웠지만 쉬지 않고 달립니다.&lt;/p&gt;
&lt;p&gt;&quot;이은우, 너 어디 갔다 와. 걱정했잖아!&quot;&lt;/p&gt;
&lt;p&gt;형이 대문 앞에 서서 은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형 손에는 크림빵 하나가 있습니다. 은우는 눈물을 닦습니다.&lt;/p&gt;
&lt;p&gt;&quot;은우야, 울었어? 왜 그래. 누가 때렸어?&quot;&lt;/p&gt;
&lt;p&gt;형은 은우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봅니다.&lt;/p&gt;
&lt;p&gt;&quot;크림빵 여기 있어. 얼른 가서 먹어. 오늘도 형이 안 먹고 가져왔어.&quot;&lt;/p&gt;
&lt;p&gt;은우는 가만히 까만 봉지를 만지작거립니다.&lt;/p&gt;
&lt;p&gt;&quot;이게 뭐야?&quot;&lt;/p&gt;
&lt;p&gt;형 말에 은우는 또 눈물이 나옵니다. 은우는 비닐에 손을 넣어 물컹한 두부를 꺼냅니다. 지는 햇살을 받아 할머니 말처럼 두부가 참 희고 예쁩니다.&lt;/p&gt;
&lt;p&gt;&quot;이게 뭐냐고, 은우야.&quot;&lt;/p&gt;
&lt;p&gt;형이 은우를 쳐다봅니다. 은우는 두부를 형 입에 한입 넣어줍니다. 형은 얼떨떨해 가만히 있습니다.&lt;/p&gt;
&lt;p&gt;&quot;형아. 나 이제 크림빵 싫어. 안 먹을래.&quot;&lt;/p&gt;
&lt;p&gt;&quot;뭐? 은우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잖아.&quot;&lt;/p&gt;
&lt;p&gt;&quot;아니, 이제 안 먹어도 돼. 두부가 몸에 좋대. 옆방 할머니가 두부가 사람 머리도 좋아지게 하고.&quot;&lt;/p&gt;
&lt;p&gt;형이 뚫어지게 은우를 쳐다봅니다.&lt;/p&gt;
&lt;p&gt;&quot;그리고 형아, 두부를 먹으면…….&quot;&lt;/p&gt;
&lt;p&gt;은우가 훌쩍훌쩍합니다.&lt;/p&gt;
&lt;p&gt;&quot;두부를 먹으면, 다시는 나쁜 짓을 안 한대.&quot;&lt;/p&gt;
&lt;p&gt;&quot;뭐?&quot;&lt;/p&gt;
&lt;p&gt;&quot;두부를 먹으면 이제 나쁜 짓을 안 하는 거래. 나쁜 짓을…….&quot;&lt;/p&gt;
&lt;p&gt;우물우물하던 은우가 얼른 방으로 뛰어들어갑니다. 은혁이는 잠시 멍하니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은우가 쥐여준 두부를 바라봅니다. 은혁이 손에는 크림빵 하나와 두부 하나가 있습니다. 은우는 돌아가신 엄마가 간식으로 챙겨주던 크림빵을 정말 좋아합니다. 크림빵은 은우에게 엄마입니다. 그런데 은우가 크림빵을 안 먹겠다고 합니다. 은혁이 눈에 찢어진 은우 슬리퍼가 들어왔습니다. 많이 뛰었나 봅니다. 두부를 먹으면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는 은우 말이 귀에 맴돕니다. 어쩌면 은우가 자기 모습을 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림빵을 든 은혁이 손이 천천히 아래로 떨어집니다. 은혁이는 가만히 두부를 한입 베어 뭅니다. 구멍 난 방문 틈으로 은혁이를 지켜본 은우는 그제야 큰 숨을 몰아쉽니다. 은우는 얼른 아빠와 형이 앉을 방을 정리합니다. 오늘 밤 은우 집을 비추는 달빛이 참 따뜻할 것 같습니다. &lt;br /&gt;은우는 오늘도 대문 앞에 앉아 형을 기다립니다. 주머니를 만지작거려 보지만 은우 주머니는 언제나 텅텅 비어 있습니다. 형이 와서 크림빵 하나를 넣어주기 전까지는요. 또각또각 아주머니 한 분이 지나갑니다.&lt;/p&gt;
&lt;p&gt;&quot;은우, 오늘도 형 기다리니? 바람이 찬데 들어가서 기다리지.&quot;&lt;/p&gt;
&lt;p&gt;은우 집보다 조금 더 높은 언덕길 파란 대문에 사는 아주머닙니다. 아주머니는 은우 머리를 쓰다듬고는 또각또각 소리 내며 골목길을 올라갑니다. 쉬익∼∼. 아주머니 말대로 제법 찬바람이 은우 동그란 볼을 스칩니다. 재채기를 한 번 하고 콧물이 조금 나왔지만 은우는 앉은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습니다. 11월이 되자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은우 두 발이 슬리퍼 속에서 꼼지락거립니다.&lt;/p&gt;
&lt;p&gt;&quot;형아!&quot;&lt;/p&gt;
&lt;p&gt;은우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저 멀리 까만 가방을 멘 형이 오고 있습니다. 차가워진 은우 손은 벌써 주머니를 만지작거립니다.&lt;/p&gt;
&lt;p&gt;&quot;왜 나와 있어, 방에서 기다리래도.&quot;&lt;/p&gt;
&lt;p&gt;은혁이는 크림빵 하나를 은우 주머니 속에 넣어주며 손을 잡았습니다. 은우 얼굴은 금세 해맑은 웃음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렇게 일곱 살 은우는 중학교에 다니는 형을 기다리는 시간이 하루 중에서 가장 행복합니다.&lt;/p&gt;
&lt;p&gt;우리 은우는 오늘도 왕사탕이 더 좋은 기제? &lt;br /&gt;언제나 두부를 좋아할꼬. 자! 묵으라&lt;/p&gt;
&lt;p&gt;이른 아침 형이 찬물에 머리를 감고 방으로 들어옵니다. 그래도 아직은 물이 얼지 않아 다행입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오면 그나마 찬물도 꽁꽁 얼어 버릴 테니까요. 방 한 칸에 아빠와 형 그리고 은우가 살게 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이곳은 와글와글 다섯 가족이 한 집에 모여 삽니다. 각자 방 한 칸에 두세 명의 가족이 살지요. 좁고 복잡하긴 하지만 모두 서로 도와주고 아낍니다.&lt;/p&gt;
&lt;p&gt;&quot;은혁아, 공부 열심히 하고 있지? 학원도 못 보내 주고 미안하다. 그래도 너는 우리 집 희망이다. 알지?&quot;&lt;/p&gt;
&lt;p&gt;아빠가 형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형은 고개를 끄덕이고 까만 가방을 둘러멥니다. 아빠가 일 나가시고 형이 학교 가고 나면 은우는 또 혼자입니다. 그래도 형이 돌아올 때면 급식에서 나오는 크림빵을 가져올 것입니다. 은우가 최고로 좋아하는 크림빵을요. 은우는 이불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옆방 아주머니가 주신 헌 그림책을 봅니다. 그림책 속에는 은우가 살았던 집이 나옵니다. 넓은 거실과 멋진 소파가 있는 집. 그리고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욕실. 은우는 가만히 그림을 쓰다듬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이 참 부럽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주인공과 은우는 꼭 같은 아이였는데 지금은 그림 속의 엄마와 따뜻한 집이 은우에겐 없습니다. 은우는 콧물을 한번 훌쩍입니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오늘은 형이 늦는 날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형은 깜깜한 밤에 들어옵니다. 학원 다닐 형편이 안 되어서 큰 고모 댁 누나에게 수학을 배우고 오기 때문입니다. 은우는 옆방 할머니가 장사하시는 골목 아래 시장으로 갑니다. 삐뚤삐뚤 골목길을 걸어가니 귀에 익은 아주머니 아저씨 목소리가 들립니다.&lt;/p&gt;
&lt;p&gt;&quot;고등어요, 싱싱한 고등어요∼&quot;&lt;/p&gt;
&lt;p&gt;&quot;귤이에요, 맛있는 귤이요∼&quot;&lt;/p&gt;
&lt;p&gt;저 멀리 시장 한구석에 두부를 파는 옆방 할머니가 보입니다. 할머니는 은우를 보고 손짓하며 웃습니다. 은우는 할머니 옆으로 쪼르르 달려갑니다. &lt;/p&gt;
&lt;p&gt;&quot;은우 왔나. 점심은 챙겨 먹은 기가?&quot;&lt;/p&gt;
&lt;p&gt;은우는 얼른 고개를 끄덕입니다. 안 먹었다고 하면 할머니가 또 맛없는 두부를 은우 입에 한 움큼 넣어주실 것입니다.&lt;/p&gt;
&lt;p&gt;&quot;두부 먹어 보거래이 은우야. 밥 먹었으니 한입만 먹어 보거라. 두부가 건강에 얼마나 좋은 긴데.&quot;&lt;/p&gt;
&lt;p&gt;할머니 말에 은우가 손으로 입을 막습니다. 할머니는 그런 은우가 귀여운지 두부를 떼어 은우 얼굴에 갖다 댑니다. 은우 눈이 동그래지면서 울상이 됩니다. 은우는 두부가 너무 싫습니다. 아무 맛도 없고 물컹물컹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옆방 할머니는 날마다 두부 자랑을 합니다.&lt;/p&gt;
&lt;p&gt;&quot;은우야, 두부가 얼마나 고소한지 아나? 두부를 먹으면 머리도 좋아지고 또 사람의 마음도 깨끗해진대이. 왜 TV 같은 거 보면 감옥에서 나오는 사람들 두부 먹인다 아이가. 그게 다 희고 깨끗한 두부를 먹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그러는 거다. 알겠나. 두부는 사람한테 최고인기라.&quot;&lt;/p&gt;
&lt;p&gt;지나가던 아주머니가 껄껄 웃으며 두부를 사갑니다. 한참을 두부 자랑을 하던 할머니가 그제야 은우가 기다리던 왕사탕을 꺼냅니다.&lt;/p&gt;
&lt;p&gt;&quot;우리 은우는 오늘도 왕사탕이 더 좋은 기제? 언제나 두부를 좋아할꼬. 자! 묵으라.&quot;&lt;/p&gt;
&lt;p&gt;왕사탕을 받은 은우는 활짝 웃습니다. 한껏 기분이 좋아진 은우는 할머니 옆에 앉아 시장 구경을 합니다. 반찬 가게 할머니가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갓 담은 무김치를 보여 주며 맛보라고 합니다. 생선 파는 아저씨는 커다란 앞치마를 두르고 큰 생선들을 도마 위에서 땅땅 칩니다. 핫도그 파는 아주머니는 뜨끈뜨끈 맛있는 핫도그와 꼬지를 쟁반에 척척 올려놓습니다. 은우는 모든 것이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형이 늦는 날에는 이렇게 두부 파는 옆방 할머니께 왔다가 가면 시끌벅적 시장 모습도 구경하고 또 시간도 금방 지나갑니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오늘도 은우는 대문 앞에서 형을 기다립니다. 턱을 괴고 앉아 있던 은우는 문득 형 마중을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골목길이 너무 많아 어느 쪽에서 형이 올지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은 형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까만 가방을 멘 형을 보면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모릅니다. 은우는 콩콩 한 발을 들고 뛰다 걷다 합니다. 그러다 이상한 소리에 발을 멈춥니다. 저기 으슥한 골목길에서 사람 소리가 났습니다. 겁이 났지만 은우는 살금살금 소리 나는 쪽으로 다가가 봅니다. 골목 구석에서 누군가가 조그맣게 생긴 형을 가방으로 툭툭 칩니다.&lt;/p&gt;
&lt;p&gt;모자를 눌러쓰고 긴 점퍼로 몸을 가린 사람이 작은 형을 괴롭힙니다. 뒷모습이 꼭 악마 같습니다.&lt;/p&gt;
&lt;p&gt;&quot;오늘은 준, 준비물 사는 바람에 돈이 없어.&quot;&lt;/p&gt;
&lt;p&gt;작은 형 말에 악마 같은 사람이 주먹을 들어 보입니다. 작은 형은 못 견디겠는지 몸속 어딘가에서 돈을 꺼냅니다. 은우는 나쁜 짓을 저지르는 저 사람을 경찰이 잡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른이 지나가면 얼른 이르고 싶습니다. 그때 돈을 뺏은 사람이 가방을 둘러멥니다. 그런데 은우 눈이 깜빡거립니다. 까만 가방입니다. 악마 같은 사람은 흙 묻은 옷을 툴툴 털고 시장이 있는 쪽으로 걸어갑니다. 은우는 자기도 모르게 그 사람을 따라갑니다. 악마 같은 사람은 사람들이 많은 시장 어귀에 다다르자 푹 눌러쓴 모자와 몸을 가린 긴 점퍼를 벗습니다. 그리고 제과점으로 서둘러 들어갑니다. 은우는 눈을 크게 뜹니다. 잠시 후 그 사람은 크림빵 하나를 손에 들고 나옵니다. 은우 눈이 자꾸 따끔거립니다. 형입니다. 형이 크림빵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항상 은우 주머니에 넣어주던 그 크림빵입니다. 아빠는 형이 우리 집 희망이라고 했습니다. 은우에게도 형은 언제나 자랑스러운 사람입니다. 그런데 형이…….커다란 아빠 손이 형을 혼낼지도 모릅니다. 은우는 냅다 뛰기 시작했습니다. 슬리퍼가 벗겨질 것 같았지만 무조건 뛰었습니다.&lt;/p&gt;
&lt;p&gt;&quot;할머니, 할머니.&quot;&lt;/p&gt;
&lt;p&gt;시장 구석 두부 파는 할머니에게 달려온 은우 얼굴엔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lt;/p&gt;
&lt;p&gt;&quot;은우야, 와? 와 우노? 넘어졌나?&quot;&lt;/p&gt;
&lt;p&gt;은우는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하얀 두부가 눈에 보일 뿐입니다.&lt;/p&gt;
&lt;p&gt;&quot;할머니.&quot; &lt;/p&gt;
&lt;p&gt;은우는 손가락으로 두부를 가리킵니다.&lt;/p&gt;
&lt;p&gt;&quot;뭐? 두부? 두부 달라고?&quot;&lt;/p&gt;
&lt;p&gt;은우는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습니다.&lt;/p&gt;
&lt;p&gt;&quot;할머니, 두부 하나만 주세요.&quot;&lt;/p&gt;
&lt;p&gt;할머니는 멍하니 은우를 쳐다봅니다.&lt;/p&gt;
&lt;p&gt;&quot;두부? 두부가 먹고 싶은 거가? 그래. 집에 가져갈라꼬?&quot;&lt;/p&gt;
&lt;p&gt;은우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할머니는 까만 비닐봉지에 두부 한모를 넣어 은우 손에 쥐여줍니다.&lt;/p&gt;
&lt;p&gt;&quot;그래, 두부 먹고 쑥쑥 커야제. 두부는 사람 몸에…….&quot;&lt;/p&gt;
&lt;p&gt;할머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은우는 골목 쪽으로 뛰어갑니다. 눈물 콧물이 뒤섞여 찬바람에 얼굴이 따가웠지만 쉬지 않고 달립니다.&lt;/p&gt;
&lt;p&gt;&quot;이은우, 너 어디 갔다 와. 걱정했잖아!&quot;&lt;/p&gt;
&lt;p&gt;형이 대문 앞에 서서 은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형 손에는 크림빵 하나가 있습니다. 은우는 눈물을 닦습니다.&lt;/p&gt;
&lt;p&gt;&quot;은우야, 울었어? 왜 그래. 누가 때렸어?&quot;&lt;/p&gt;
&lt;p&gt;형은 은우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봅니다.&lt;/p&gt;
&lt;p&gt;&quot;크림빵 여기 있어. 얼른 가서 먹어. 오늘도 형이 안 먹고 가져왔어.&quot;&lt;/p&gt;
&lt;p&gt;은우는 가만히 까만 봉지를 만지작거립니다.&lt;/p&gt;
&lt;p&gt;&quot;이게 뭐야?&quot;&lt;/p&gt;
&lt;p&gt;형 말에 은우는 또 눈물이 나옵니다. 은우는 비닐에 손을 넣어 물컹한 두부를 꺼냅니다. 지는 햇살을 받아 할머니 말처럼 두부가 참 희고 예쁩니다.&lt;/p&gt;
&lt;p&gt;&quot;이게 뭐냐고, 은우야.&quot;&lt;/p&gt;
&lt;p&gt;형이 은우를 쳐다봅니다. 은우는 두부를 형 입에 한입 넣어줍니다. 형은 얼떨떨해 가만히 있습니다.&lt;/p&gt;
&lt;p&gt;&quot;형아. 나 이제 크림빵 싫어. 안 먹을래.&quot;&lt;/p&gt;
&lt;p&gt;&quot;뭐? 은우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잖아.&quot;&lt;/p&gt;
&lt;p&gt;&quot;아니, 이제 안 먹어도 돼. 두부가 몸에 좋대. 옆방 할머니가 두부가 사람 머리도 좋아지게 하고.&quot;&lt;/p&gt;
&lt;p&gt;형이 뚫어지게 은우를 쳐다봅니다.&lt;/p&gt;
&lt;p&gt;&quot;그리고 형아, 두부를 먹으면…….&quot;&lt;/p&gt;
&lt;p&gt;은우가 훌쩍훌쩍합니다.&lt;/p&gt;
&lt;p&gt;&quot;두부를 먹으면, 다시는 나쁜 짓을 안 한대.&quot;&lt;/p&gt;
&lt;p&gt;&quot;뭐?&quot;&lt;/p&gt;
&lt;p&gt;&quot;두부를 먹으면 이제 나쁜 짓을 안 하는 거래. 나쁜 짓을…….&quot;&lt;/p&gt;
&lt;p&gt;우물우물하던 은우가 얼른 방으로 뛰어들어갑니다. 은혁이는 잠시 멍하니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은우가 쥐여준 두부를 바라봅니다. 은혁이 손에는 크림빵 하나와 두부 하나가 있습니다. 은우는 돌아가신 엄마가 간식으로 챙겨주던 크림빵을 정말 좋아합니다. 크림빵은 은우에게 엄마입니다. 그런데 은우가 크림빵을 안 먹겠다고 합니다. 은혁이 눈에 찢어진 은우 슬리퍼가 들어왔습니다. 많이 뛰었나 봅니다. 두부를 먹으면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는 은우 말이 귀에 맴돕니다. 어쩌면 은우가 자기 모습을 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림빵을 든 은혁이 손이 천천히 아래로 떨어집니다. 은혁이는 가만히 두부를 한입 베어 뭅니다. 구멍 난 방문 틈으로 은혁이를 지켜본 은우는 그제야 큰 숨을 몰아쉽니다. 은우는 얼른 아빠와 형이 앉을 방을 정리합니다. 오늘 밤 은우 집을 비추는 달빛이 참 따뜻할 것 같습니다.&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당산소감&lt;/p&gt;
&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899/488/b368c4f6b1684cfd88417e0c085e8136.jpg&quot; alt=&quot;정수연.jpg&quot; title=&quot;정수연.jpg&quot; width=&quot;250&quot; height=&quot;373&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감기가 심해 약을 먹고 침대에서 나오지 못하던 중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당선 소식이었습니다. 천근만근이던 제 몸은 전화 한 통으로 아픔이 싹 달아나 버렸습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믿어지지 않아 전화기를 들어 몇 번을 확인했습니다.&lt;/p&gt;
&lt;p&gt;너무도 바쁘게 달려온 지난 시간. 그 속에 동화는 지친 저를 웃게 해주는 친구였습니다. 어떤 소재로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던 시간도 모두 행복이었습니다. &lt;/p&gt;
&lt;p&gt;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바쁜 일상에 파묻혀 다시 글을 써 볼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펜을 잡게 되었고 이렇게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동화를 쓰라는 의미로 알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가족들에게 고맙고 좋은 동화를 읽게 해주고 동화 쓰는데 눈을 뜨게 해 준 김재원 선생님과 &apos;글나라&apos; 식구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대학 이후로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던 저에게 동화를 써보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해준 형부께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참 따뜻한 겨울을 보낼 것 같습니다. &lt;br /&gt;&amp;nbsp;&lt;br /&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2:11:56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문화일보] 승리초등학교 5학년 2반 이기자 여사님 - 박주혜</title>
            <dc:creator>박주혜</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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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894/488/e529b4a114ee2a6d46213ea28cfb35bb.jpg&quot; alt=&quot;2012010101035802202001_b.jpg&quot; title=&quot;2012010101035802202001_b.jpg&quot; width=&quot;560&quot; height=&quot;256&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승리초등학교 5학년 2반 이기자 여사님 - 박주혜&lt;/p&gt;
&lt;p&gt;&amp;nbsp;&lt;/p&gt;
&lt;p&gt;우리 엄마는 똑똑하다.&lt;/p&gt;
&lt;p&gt;“고등어를 잡았다고 할까? 멸치를 잡았다고 할까?”&lt;/p&gt;
&lt;p&gt;엄마가 연필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다. 나는 솔직히 둘 다 싫다. 하지만 엄마는 둘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고등어와 멸치를 앉혀놓고,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득을 해서 둘 다 잡아 올 것이다.&lt;/p&gt;
&lt;p&gt;“고등어는 너무 거짓말 같지? 우리가 잡은 게 멸치니까, 그냥 멸치로 하자.”&lt;/p&gt;
&lt;p&gt;엄마는 금세 글짓기에 몰두한다. 사각사각, 연필이 종이를 괴롭히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가 내게 쏟아붓는 잔소리 같다.&lt;/p&gt;
&lt;p&gt;엄마는 지금 바다사랑 글짓기를 하고 있다. 어쩌면 또 글짓기 대회에서 일등을 할지도 모른다. 엄마는 엄청 똑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뭐든지 잘한다. 불조심 포스터, 과학의 날 표어, 환경 독후감 대회, 방학숙제 잘하기…. 그중 최고는 글짓기다.&lt;/p&gt;
&lt;p&gt;“그래도 이번 휴가 때, 바다에 다녀와서 그런지 훨씬 쓰기가 쉽다. 그치?”&lt;/p&gt;
&lt;p&gt;엄마의 손끝에서 꼬불꼬불, 지렁이들이 태어난다. 이번 휴가 때 동해바다에 가서 멸치를 잡은 이야기를 쓰고 있나 보다. &lt;/p&gt;
&lt;p&gt;“그래?”&lt;/p&gt;
&lt;p&gt;나는 관심 없다는 듯 대답했다. 솔직히 관심이 없다. 엄마가 이렇게 글짓기를 열심히 할 줄 알았다면, 나는 아빠사랑 동시대회에도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lt;/p&gt;
&lt;p&gt;삼학년, 수업시간에 아빠에 관한 동시를 썼다. 선생님은 내 동시를 칭찬해 주었다. 잘 쓴 시를 뽑아서 전국대회에 내보낼 것이라고도 했었다. 그런데 내가 거기서 상을 받아버린 것이다. 그것도 이등을 말이다. 엄마는 그때부터 글짓기에 온 힘을 쏟았다. 대회란 대회는 모두 참가했다. 물론 모든 작품은 엄마가 썼다. 그러고는 항상 내게 이렇게 말했다.&lt;/p&gt;
&lt;p&gt;‘달희야, 너는 공부만 잘하면 돼. 이런 건 엄마가 쓸게!’&lt;/p&gt;
&lt;p&gt;엄마가 내 이름으로 응모를 하는 작품들은 거의 상을 탔다. 상도, 상품도 아주 다양했다. 엄마는 내가 상을 받을 때마다 정말 좋아했다. 내가 할 일은, 엄마 대신에 조회 때 단상 위에 올라가 상을 받는 것이다. &lt;/p&gt;
&lt;p&gt;학교 친구들은 내가 뭐든지 잘하는 줄 안다. 내가 잘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잘하는 건데 말이다. 엄마가 한 모든 것들이, 내 것이 되어 버렸다. 나는 글짓기도 싫고, 그림을 그리는 건 더욱 싫다. 피아노와 플루트는 재미가 없고, 그중 제일 재미가 없는 것은 공부다. 시험 때마다 서점에 나온 문제집들을 모두 사서 푸는 것은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다. &lt;/p&gt;
&lt;p&gt;“선생님이 월요일까지 글짓기 가져오래.”&lt;/p&gt;
&lt;p&gt;“알았어. 그래서 지금 하고 있잖아. 걱정 마. 넌 나가서 공부나 해.”&lt;/p&gt;
&lt;p&gt;엄마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글짓기에 푹 빠진 것이다. 나는 거실로 나왔다. 빨리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엄마는 나를 보면, 항상 공부하라는 말밖에 하지 않는다. 엄마는 나를 속속들이 잘 알지만, 내 진짜 속은 모른다. 나는 뭐든지 잘하는 엄마가 부담스럽다. 엄마가 나는 아니니까.&lt;/p&gt;
&lt;p&gt;베란다에서 문주란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문주란은 엄마가 제일 아끼는 화분이다. 신혼여행을 갔을 때, 기념으로 사온 화분이기 때문이다. 나는 베란다로 통하는 거실 문을 살짝 열었다. 문주란도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 좀 시원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여전히 땀을 뻘뻘 흘리는 것 같았다. 반짝이는 햇볕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lt;/p&gt;
&lt;p&gt;거실의 벽시계는 네 시를 가리켰다. 영어학원은 다섯 시 반까지 가야 한다. 나는 살금살금 내 방으로 향했다. 책상 옆에는 삼십 센티미터 자가 있다. 엄마는 다양한 용도로 자를 사용한다. 불조심 포스터에서 글자 구도를 잡을 때, 과학의 날 표어에 글자를 쓸 때, 또 나를 혼낼 때 사용한다. 하지만 나는 엄마와는 다른 용도로 자를 사용한다. 운동화에 붙은 껌을 뗄 때, 풀기 싫은 문제집에서 티 나지 않게 한 장을 잘라 낼 때, 또 시계를 돌릴 때이다.&lt;/p&gt;
&lt;p&gt;까치발을 들고, 자를 올렸다. 정각을 가리키는 분침을 자로 살살 건드렸다. 분침을 한 바퀴 돌리자 다섯 시가 되었다. 이제, 학원에 갈 시간이다. 나는 다시 자를 제자리에 갖다 두었다. 그러고는 학원에 갈 가방을 챙겨 거실로 나왔다.&lt;/p&gt;
&lt;p&gt;“엄마! 나 학원 간다.”&lt;/p&gt;
&lt;p&gt;“벌써?”&lt;/p&gt;
&lt;p&gt;엄마가 재빨리 방에서 뛰어나왔다. 나는 시계를 가리켰다.&lt;/p&gt;
&lt;p&gt;“벌써 다섯 시가 된 거야? 어머머, 글짓기를 하다 보니까 시간이 후딱 가네. 얼른 저녁 준비해야지. 달희야, 가서 영어공부 잘하고 와. 엄마가 맛있는 저녁 해 놓을게!”&lt;/p&gt;
&lt;p&gt;엄마는 나를 배웅했다. 오늘도 성공이다.&lt;/p&gt;
&lt;p&gt;역시 바깥 공기는 뜨거웠다.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뜨거운 공기가 가슴속으로 흘렀다. 답답했던 가슴이 조금은 뚫리는 것 같았다.&lt;/p&gt;
&lt;p&gt;“유달희!”&lt;/p&gt;
&lt;p&gt;세희다. 세희는 나와 제일 친한 친구이다. 내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친구이기도 하다. 우리는 같은 영어 학원에 다닌다. 세희는 영어를 아주 잘한다. 다른 건 잘 못하는데, 영어 하나는 정말 잘한다. 때로는 세희가 부럽다. 나도 뭐 하나만 잘했으면, 조금 편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대답 않고, 세희를 보며 웃었다.&lt;/p&gt;
&lt;p&gt;“선생님이 말한 글짓기 잘하고 있어?”&lt;/p&gt;
&lt;p&gt;“…응.”&lt;/p&gt;
&lt;p&gt;제일 친해도 엄마가 내 대신 글짓기를 해준다는 이야기는 못 했다.&lt;/p&gt;
&lt;p&gt;“이번에도 잘해서 또 상 받으면 좋겠다. 그치? 그럼 이번엔 네가 떡볶이 쏴!”&lt;/p&gt;
&lt;p&gt;세희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세희는 얼마 전,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일등을 했다. 그래서 나에게 떡볶이를 쐈다. 나는 맛있게 먹었지만, 엄마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세희가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걸 알면, 엄마는 당장 영어 문제집을 열권은 더 사올 것이다. &lt;/p&gt;
&lt;p&gt;“이번 월요일 조회 때 또 상 받아?”&lt;/p&gt;
&lt;p&gt;“몰라. 저번에 표어 대회 최우수 상장은 아직 못 받았어.”&lt;/p&gt;
&lt;p&gt;나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매번 조회 때마다 단상 위로 올라가는 것도 좀 민망하다. &lt;/p&gt;
&lt;p&gt;“너 상 받으러 올라가면, 연석이가 제일 박수를 크게 친다!”&lt;/p&gt;
&lt;p&gt;나는 걷다가 멈춰 섰다. &lt;/p&gt;
&lt;p&gt;“유연석이 너 좋아하잖아.”&lt;/p&gt;
&lt;p&gt;햇볕 때문에 자꾸 인상이 찌푸려진다. 유연석은 우리 반 꼴등이다. 매일 친구들과 축구만 한다. 절대 유연석이 싫어서 인상이 찌푸려지는 건 아니다. 세희가 실실대며 웃더니, 다시 앞으로 걸어간다.&lt;/p&gt;
&lt;p&gt;“뭐야….”&lt;/p&gt;
&lt;p&gt;나도 세희를 따라 걸었다.&lt;/p&gt;
&lt;p&gt;“유달희 오늘 일기장에 쓸 내용이 늘었네. 유연석이 나를 좋아한다, 이렇게 써야지!”&lt;/p&gt;
&lt;p&gt;세희가 놀리듯 말했다.&lt;/p&gt;
&lt;p&gt;“안 그래도 일기장 다 써가. 문방구 들렸다 가자. 일기장 사게.”&lt;/p&gt;
&lt;p&gt;“나도 사야지.”&lt;/p&gt;
&lt;p&gt;세희가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세희와 나는 비밀일기장이 있다. 우리는 일기를 두 개씩 쓴다. 학교에 내는 공식일기장과 나만 보는 비밀일기장, 이렇게 말이다.&lt;/p&gt;
&lt;p&gt;‘일기 쓰는 것도 글짓기 하는 것 같아.’&lt;/p&gt;
&lt;p&gt;내가 말하자, 세희가 해결책을 줬다.&lt;/p&gt;
&lt;p&gt;‘일기장을 하나 더 만들어. 그리고 거기엔 진짜 네 일기를 쓰는 거지. 나도 그렇게 하거든. 난 일기장이 두 개야.’&lt;/p&gt;
&lt;p&gt;그 이후로 나는 비밀일기장을 만들었다. 그 사실은 세희만 안다. 엄마도 모르는 일이다.&lt;/p&gt;
&lt;p&gt;세희가 나를 앞질러 걸어간다. 새로운 일기장을 살 생각에 신이 난 모양이다. 세희는 어른 같다. 처음 만났을 때에도 나보다 언니 같았다. 긴 생머리를 가졌고, 키도 크고, 옷도 어른스럽게 입는다. 제일 중요한 건 나보다 가슴도 크고, 세희는 생리도 한다. 정말 어른인 것이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894/488/5498c54b1d3e32241e7e98c4e7ddbbca.jpg&quot; alt=&quot;58_1.jpg&quot; title=&quot;58_1.jpg&quot; width=&quot;650&quot; height=&quot;1377&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amp;nbsp;일기장을 가방에 넣고 침대에 누웠다. 일기장은 항상 가방에 넣고 다녀야 한다. 엄마한테 들키기 싫기 때문이다. 엄마는 내 방에 있는 모든 걸 알고 싶어 하는 이상한 취미를 가졌다. 어제부터 계속 아파오던 아랫배를 쓰다듬으면서, 새우처럼 몸을 말았다. 이렇게 하면 덜 아픈 것 같았다.&lt;/p&gt;
&lt;p&gt;내일은 월요일. 아침 조회가 있는 날이다. 나는 분명히 단상 위에 올라가 상을 받을 것이다. 친구들은 모두 박수를 칠 것이고, 선생님들은 칭찬을 해 줄 것이다. 처음에는 단상 위에 올라가 상을 받은 게 즐겁고 뿌듯했다. 친구들의 박수소리도 정말 듣기 좋았다. 하지만 나는 엄마 대신에 상을 받는 것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친구들의 박수 소리가 마치 나에게 보내는 비웃음 같았다. 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우리 엄마, 이기자 여사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lt;/p&gt;
&lt;p&gt;얼핏, 잠이 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찔끔, 오줌이 나오는 느낌이었다. 나는 눈을 번쩍 떴다. 잠이 든 적이 없었던 것처럼, 화들짝 침대에서 일어섰다. 그러고는 벌컥, 문을 열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 거울 앞에는 내가 서 있었다. 이기자 여사가 아니라 나 유달희. 나는 지금 이게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엄마는 항상 내게 이야기를 했었다.&lt;/p&gt;
&lt;p&gt;‘달희야, 곧 너도 초경을 하게 될 거야. 그건 절대 무서운 게 아니야. 우리 달희도 여자가 된다는 거지. 그러니까 오줌 눌 때 피가 나오거나, 팬티에 피가 묻어도 절대 무서워하지 말고, 바로 엄마한테 말해. 알았지?’&lt;/p&gt;
&lt;p&gt;엄마는 내가 아직 애기인 줄 안다. 나도 알 건 다 안다. 학교에서도 수차례 성교육을 했었다. 친구들 중에도 초경을 한 친구들이 반 이상이다. 그렇게 애기한테 말을 하듯 알려주지 않아도, 나도 그쯤은 안다.&lt;/p&gt;
&lt;p&gt;‘시작하면 불편해. 처음엔 기저귀 찬 것 같아서 잘 걷지도 못했어.’&lt;/p&gt;
&lt;p&gt;세희가 말했었다.&lt;/p&gt;
&lt;p&gt;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는 살짝 팬티를 내려 보았다. 역시, 내 예감이 맞았다. 나는 재빠르게 팬티를 올렸다. 안방에서 아빠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와 엄마는 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왠지 엄마에게 달려가서 말을 하기 싫었다. 엄마가 모르는 나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휴지를 돌돌 말아서 팬티에 대어 놓았다.&lt;/p&gt;
&lt;p&gt;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뱃속에서 꾸물꾸물, 무엇인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았다.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쿵쾅거리기도 했다. 나는 느낌이 이상해서 밤새도록 화장실에 들락거렸다.&lt;/p&gt;
&lt;p&gt;“글짓기는?”&lt;/p&gt;
&lt;p&gt;“챙겼어.”&lt;/p&gt;
&lt;p&gt;“오늘 일기 내는 날이잖아. 일기는?”&lt;/p&gt;
&lt;p&gt;“그것도.”&lt;/p&gt;
&lt;p&gt;“유달희! 오늘 왜 이렇게 힘이 없어? 오늘도 힘차게!”&lt;/p&gt;
&lt;p&gt;엄마는 나에게 손바닥을 내보였다. 나는 건성으로 팔을 뻗어 엄마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엄마는 내 엉덩이를 토닥였다. 나는 엄마의 손길을 피해 재빨리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왔다. 팬티가 축축한 것 같았다. 하지만 화장실에 가 보면, 별로 묻은 것도 없었다. 자꾸 신경이 쓰이고 배가 아팠다.&lt;/p&gt;
&lt;p&gt;“아아, 학생여러분. 오늘은 월요일 아침 조회가 있는 날입니다. 모두 학교 운동장으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lt;/p&gt;
&lt;p&gt;스피커가 쨍쨍댔다. 세희와 나는 운동장으로 향했다. &lt;/p&gt;
&lt;p&gt;“이렇게 더운 날에 무슨 조회야. 그냥 방송조회로 하지.”&lt;/p&gt;
&lt;p&gt;세희가 툴툴거렸다. 나는 아랫배가 싸하게 계속 아파 왔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선생님들은 각 반 앞에서 자기 반 학생들을 챙기느라 바빴다. 운동장이 웅성웅성거렸다. 전교생이 한꺼번에 숨을 뱉어내서, 나까지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었다. 나는 크게 숨을 들이쉬면서 우리 반 줄을 찾았다.&lt;/p&gt;
&lt;p&gt;“호명하는 학생들은 앞으로 와 서세요. 2학년 1반 김초롱, 3학년 6반 사진희, 4학년 3반 김예슬, 5학년 2반 유달희….”&lt;/p&gt;
&lt;p&gt;내 이름이 불렸다. 나는 이름을 들었지만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나가고 싶지 않았다. 뒤에서 세희가 얼른 나가라며, 내 등을 밀었다. 반 친구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lt;/p&gt;
&lt;p&gt;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친구들의 눈빛이 내 뒤통수에 다닥다닥 달라붙었다. 햇볕도 내 뒤통수를 째려보는 것 같았다. 너무 더워 내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축축한 팬티 때문에 걸음걸이가 어색했다. 나는 계속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lt;/p&gt;
&lt;p&gt;하지만 앞으로 나가지질 않았다. 내 발이 이상했다. 땅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초콜릿이 녹듯이 발이 땅속으로 녹아내렸다. 너무 더워서 몸이 녹는 것이었다! 나는 놀라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친구들은 모두 아무렇지도 않았다. 내 몸만 녹아내리고 있었다. 발이 운동장 바닥으로 녹은 초콜릿처럼 붙어버렸고, 얼굴과 팔 머리카락까지 모두 녹아서 뚝뚝 떨어져 내렸다. 친구들은 모두 나를 보면서 웃었다. 만화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이 깔깔대면서 말이다. 친구들 사이로 내가 받았던 상장들이 걸려 있었다. 엄마가 그려줬던 불조심 포스터, 과학의 날 표어도 걸려 있었다. 상장과 그림들이 구겨지듯 깔깔대며 웃었다. 나는 점점 운동장 바닥으로 녹아내렸다. 운동장은 여전히 웅성거렸다.&lt;/p&gt;
&lt;p&gt;“꺅! 선생님!”&lt;/p&gt;
&lt;p&gt;세희의 비명소리가 들렸다.&lt;/p&gt;
&lt;p&gt;“달희야, 유달희!”&lt;/p&gt;
&lt;p&gt;하늘이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하늘도 녹아내린 걸까?&lt;/p&gt;
&lt;p&gt;“달희야, 괜찮아? 정신이 들어?”&lt;/p&gt;
&lt;p&gt;엄마가 내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물었다. 나는 침을 꼴깍, 삼켜보았다. 엄마가 잡은 손을 빼내 얼굴을 만져보았다. 벌떡, 일어나 앉아 내 다리를 확인했다. 모두 그대로였다. 나는 하나도 녹지 않았다.&lt;/p&gt;
&lt;p&gt;“배가 그렇게 아팠으면, 엄마한테 잘 말을 해야지. 너 쓰러졌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다행히 별일 아니래. 초경 때문에 놀란 모양이야. 괜찮아.”&lt;/p&gt;
&lt;p&gt;엄마는 집에서만 하는 앞치마를 하고 있었다. 내가 조회시간에 쓰러져 놀란 모양이었다. 어쩐지 햇볕이 너무 따가웠다.&lt;/p&gt;
&lt;p&gt;나는 조퇴를 하고 학교를 땡땡이쳤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공부를 할 때, 혼자 논다고 생각하니 꿈만 같았다. 나는 방 침대에 누워서 멀뚱멀뚱 천장을 쳐다보았다. 조회시간을 생각하니 끔찍했다. 정말 내 몸이 녹아서 없어지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나를 침대에 눕혀 놓고, 죽을 만들어 준다면서 부엌으로 향했다. &lt;/p&gt;
&lt;p&gt;“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누워 있어. 내가 놀라서 앞치마를 하고 뛴 생각을 하면, 으이그. 애물단지. 정말 아프다고 이야길 하지…. 엄마는 네가 꾀피우는지 알았잖아.”&lt;/p&gt;
&lt;p&gt;엄마는 죽을 먹여 주면서 말했다. 혼이 나는 것이었지만, 왠지 신이 났다. 엄마가 숙제에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나한테 신경을 쓴다는 게 좋았다.&lt;/p&gt;
&lt;p&gt;“딩동!”&lt;/p&gt;
&lt;p&gt;초인종이 울렸다. 엄마는 내게 숟가락을 쥐어주고 현관으로 달려 나갔다. 곧이어 세희가 내 책가방을 갖고 들어왔다.&lt;/p&gt;
&lt;p&gt;“가방 두고 갔더라. 아프면 말을 하지. 얼마나 놀랐다고.”&lt;/p&gt;
&lt;p&gt;세희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lt;/p&gt;
&lt;p&gt;“이제 안 아파.”&lt;/p&gt;
&lt;p&gt;“맞다, 선생님이 일기 검사한다고 내라 하셔서 내가 네 가방에서 일기 꺼내서 냈어. 너 글짓기 완성한 것도 내고.”&lt;/p&gt;
&lt;p&gt;“뭐?”&lt;/p&gt;
&lt;p&gt;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책가방을 열어보았다. 가방 속에 남아 있는 것은 공식일기장이었다. 내 비밀일기장이 아니라. 나는 울상이 되었다. 내 비밀일기를 선생님한테 검사 맡게 된다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lt;/p&gt;
&lt;p&gt;“왜? 내가 잘못 냈어? 가방에 있던 일기장 낸 건데?”&lt;/p&gt;
&lt;p&gt;“비밀 일기장….”&lt;/p&gt;
&lt;p&gt;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내 모든 비밀이 적혀 있는 일기장이었다. 그걸 보면 선생님은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lt;/p&gt;
&lt;p&gt;“야! 그걸 가방에 넣고 다니면 어떡해. 집에 숨겨놓고 다녔어야지!”&lt;/p&gt;
&lt;p&gt;세희는 도리어 화를 냈다. 괜찮던 아랫배가 다시 아파 왔다. 엄마가 들어오자 우리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연기를 했다.&lt;/p&gt;
&lt;p&gt;“세희야, 넌 언제 여자가 됐니?”&lt;/p&gt;
&lt;p&gt;엄마는 짓궂게 웃으면서 물었다. 세희는 자연스럽게 대답했지만, 나는 심장이 까맣게 타버리는 것 같았다. 아빠는 그날 저녁, 꽃과 케이크를 사오셨다. 축하를 할 일인가 싶었지만, 일기장 생각에 금세 우울해졌다. 제발 선생님이 내일 일기 검사를 하길 바라면서 침대에 누웠다. 나는 내일 일찍 학교에 가서, 일기장을 바꿔치기할 생각이다.&lt;/p&gt;
&lt;p&gt;하지만 선생님은 이미 일기 검사를 끝낸 후였다. 아무리 찾아도 일기장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교실에 털썩, 주저앉았다. 친구들은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지만, 실은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lt;/p&gt;
&lt;p&gt;선생님이 들어왔다. 나는 선생님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너무 창피했다. 선생님은 내 쪽을 쳐다보더니 싱긋, 웃었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시간 내내 집중이 되지 않았다. 칠판에 써진 글씨들이 모두 날아다니며 내 주위를 맴돌았다. 그냥 책상 밑으로 숨어버리고만 싶었다. &lt;/p&gt;
&lt;p&gt;“자, 오늘도 모두 수고 많았어요. 내일은 미술 준비물을 챙겨 와야 하는 거 알죠? 그럼 모두 내일 만나도록 해요. 아, 유달희는 잠깐 선생님 좀 보고 가도록!”&lt;/p&gt;
&lt;p&gt;나는 가방에 책을 쑤셔 넣다가 멈추고 말았다. 드디어 하루 종일 걱정했던 순간이 오고 만 것이다.&lt;/p&gt;
&lt;p&gt;“달희야.”&lt;/p&gt;
&lt;p&gt;“…네에.”&lt;/p&gt;
&lt;p&gt;선생님 앞에 섰지만,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lt;/p&gt;
&lt;p&gt;“이거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초콜릿이거든. 무척 힘든 날이나, 가슴이 답답한 날에 이 초콜릿을 먹으면 막 힘이 난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선생님은 힘이 드는 날에는 약 대신 이 초콜릿을 먹어. 달희에게 주는 선생님 선물.”&lt;/p&gt;
&lt;p&gt;선생님은 커다랗고 네모난 초콜릿 하나를 내밀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선생님은 내 손을 잡더니 초콜릿을 쥐어 주었다. 그러고는 비밀일기장을 내밀었다.&lt;/p&gt;
&lt;p&gt;“선생님은 지금까지 본 어떤 일기보다 감동적이었어. 선생님은 달희가 공부도 잘하고 글짓기도 잘해서 예쁜 게 아니야. 항상 열심히 해서 예쁜 거지.”&lt;/p&gt;
&lt;p&gt;선생님의 커다란 손이 내 앞머리를 흐트러트렸다. 나는 선생님이 돌려준 일기장과 초콜릿을 들고 교실에서 나왔다. 일기장을 펼쳐보았다. 매일 검, 도장이 찍혀 있던 것과는 다르게 참 잘했어요, 도장이 찍혀 있었다. 아랫배에서 무엇인가 꿈틀거리는 것 같았지만, 더 이상 배가 아프지는 않았다.＜끝＞&lt;/p&gt;
&lt;p&gt;&amp;nbsp;&lt;/p&gt;
&lt;p&gt;당선소감 -박주혜&lt;/p&gt;
&lt;p&gt;&amp;nbsp;&lt;/p&gt;
&lt;p&gt;제가 사는 세상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곳에서 외계생물체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동물친구들과는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고민이 많은 친구들과 서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말이 되지 않는 걸 우기면서 어른들과 싸우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세상을 항상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lt;/p&gt;
&lt;p&gt;그런 세상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성실하게 쓰겠습니다. 많은 친구들을 만나겠습니다.&lt;/p&gt;
&lt;p&gt;오랜 시간을 살아온 건 아니지만, 살다 보면 숨이 턱턱 막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어찌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럴 땐 초콜릿 과자를 잔뜩 뜯어 놓고, 동화책을 잔뜩 쌓아 둡니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과자와 동화책을 먹어 치웁니다. 한참을 킥킥거리면서 웃다가 잠이 듭니다. 깨어나면 또다시 일상입니다. 나는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lt;/p&gt;
&lt;p&gt;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가족들, 선생님들, 선배님들, 친구들 감사합니다. 어작교 식구들도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lt;/p&gt;
&lt;p&gt;박관수 아빠, 홍숙자 엄마 지금까지 괴롭혀서 죄송해요. 하지만 앞으로도 쭉 괴롭히게 될 것 같아요. 평소에 표현하진 못했지만 정말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항상 내 짜증과 투정과 성질을 말 없이 받아 주던 우리 똥깡이, 정말 사랑해. 언니가 초코 많이 사줄게.&lt;/p&gt;
&lt;p&gt;당선 소식에 기뻐해 주신 모든 분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lt;/p&gt;
&lt;p&gt;▲ 1988년 인천 출생&lt;/p&gt;
&lt;p&gt;▲ 추계예술대 문예창작학과 졸업&lt;/p&gt;
&lt;p&gt;▲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재학 중&lt;/p&gt;
&lt;p&gt;▲ 어린이책 작가교실 수료&lt;br /&gt;&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2:05:55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한국일보] 나랑 놀고가! - 나은경</title>
            <dc:creator>나은경</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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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889/488/33e939b4c1b1bad142f29d4428594143.jpg&quot; alt=&quot;bbuheng201112301856030.jpg&quot; title=&quot;bbuheng201112301856030.jpg&quot; width=&quot;400&quot; height=&quot;431&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나랑 놀고 가!&lt;/p&gt;
&lt;p&gt;나은경 &lt;/p&gt;
&lt;p&gt;&amp;nbsp;&lt;/p&gt;
&lt;p&gt;&quot;형! 엄마한테 같이 가자.&quot;&lt;/p&gt;
&lt;p&gt;형은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정신없이 총을 쏴대면서 듣기 싫은 욕도 한다. 컴퓨터에서 나오는 총소리와 형의 욕 소리 때문에 내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lt;/p&gt;
&lt;p&gt;&quot;나 엄마한테 갈 거야.&quot;&lt;/p&gt;
&lt;p&gt;&quot;바보 같은 놈. 어딘지도 모르면서?&quot;&lt;/p&gt;
&lt;p&gt;손가락으로는 연신 키보드를 두드리며 형이 슬쩍 대꾸했다. 또 바보 같은 놈이라고 했다. 요즘 형이 내가 무슨 말만 하면 하는 말이다. 새끼라는 욕을 하지 않은 것만도 고마워해야 할 정도다. 엄마가 집을 나간 이후로 형은 집에 매일 늦게 들어온다. 오늘처럼 빨리 오는 날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 계임을 하다가 아빠가 오면 슬쩍 공부하는 척한다. &lt;/p&gt;
&lt;p&gt;&quot;형, 같이 가자.&quot;&lt;/p&gt;
&lt;p&gt;&quot;꺼져~.&quot; &lt;/p&gt;
&lt;p&gt;형에게 한 번 더 떼를 써보았다. 꺼지라는데도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형이 마음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형도 엄마가 보고 싶을 테니까.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형은 변화가 없었다. 방문을 나서면서 다시 한 번 형을 돌아보았다. 여전히 형은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lt;/p&gt;
&lt;p&gt;&quot;니 엄마라는 여자는 너들을 버린 거여. 기다리지도 말고, 연락도 받지 마. 내 말 안 듣고 만나는 날에는 집에서 쫓겨 날 줄 알아.&quot;&lt;/p&gt;
&lt;p&gt;어제 저녁 밥을 먹으면서 아빠가 으름장을 놓았다. 나는 아빠의 말이 듣기 싫어서 고개를 숙이고 밥만 먹었다. 그러다 힐끔 형을 보았다. 형은 얼굴에 아무 표정도 없이 밥만 먹고 있었다. &lt;/p&gt;
&lt;p&gt;&quot;이 놈의 짜슥이 아빠가 얘기 하는데 인상 쓰고 얼굴을 돌려?&quot;&lt;/p&gt;
&lt;p&gt;내가 인상을 썼는지는 몰라도 얼굴을 돌린 건 형을 보기 위해서였다. 아빠가 오해를 한 것이다. 아니라고 말하기도 전에 아빠가 손바닥으로 머리를 후려쳤다. 형은 여전히 밥만 먹고 있었다. 참 착한 형. &lt;/p&gt;
&lt;p&gt;&quot;니 형 반만이라도 따라가 봐. 니 형이 언제 내 말에 토 다는 거 봤어? 꼭 멍청한 새끼가 성질을 돋운다니까.&quot;&lt;/p&gt;
&lt;p&gt;아빠는 늘 형과 비교해서 말한다. 아빠는 형이 아이 때부터 울지도 떼쓰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자꾸 울어서 시끄러웠다고. 그래서 그런지 아빠가 날 안아주었던 기억이 한 번도 없다. 그런 건 아주 옛날 일이라 아무래도 상관없다. &lt;/p&gt;
&lt;p&gt;&quot;에이~, 짜증나.&quot;&lt;/p&gt;
&lt;p&gt;아빠는 들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고서는 소파로 가서 텔레비전을 켰다. 시끄러웠다. 나는 텔레비전 소리가 싫다. 아빠는 집에 오면 텔레비전만 본다. 잠자기 전까지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본다. 웃는 것도 텔레비전을 볼 때뿐이다. &lt;/p&gt;
&lt;p&gt;나는 엄마를 많이 닮았다고 했다. 아빠는 그래서 멍청하다고 하지만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엄마는 텔레비전 보다 나를 더 좋아하니까. &lt;/p&gt;
&lt;p&gt;형이 뒤따라오는지 보기 위해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현관문을 닫고도 엘리베이터에 바로 타지 않고 형을 기다렸다. 아파트를 빠져나가면서도 아주 느릿느릿 걸었다.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lt;/p&gt;
&lt;p&gt;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얼마 전에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아빠가 사주지 않았다. 엄마가 형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지만 형은 받지 않는다. 정말 형의 마음을 모르겠다. &lt;/p&gt;
&lt;p&gt;느릿느릿 걸었는데도 어느새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지하철 안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엄마가 떠나던 날도 그랬을 것이다. &lt;/p&gt;
&lt;p&gt;&quot;정주야, 엄마가 취직해서 방 얻으면 같이 살자. 그때까지만 아빠랑 살고 있어.&quot;&lt;/p&gt;
&lt;p&gt;엄마가 서울 이모네 집으로 가면서 한 말이었다. 시집 안간 이모 혼자 사는 단칸방이라 우리를 데려갈 수 없다고 했다. 나도 딱 한 번 가본 적이 있다. 사실 나는 좁은 집이 좋다. 식구끼리 따로따로 있는 것보다 한 방에서 다같이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이야기도 하는 좁은 집이 나는 더 좋다.&lt;/p&gt;
&lt;p&gt;&quot;야! 너 여기 혼자 왔냐?&quot;&lt;/p&gt;
&lt;p&gt;엄마 생각을 하다가 난데없는 소리에 깜짝 놀라 주변을 돌아보았다. 까만 얼굴에 누런 이를 드러내며 씩 웃고 있는 남자 아이가 서 있었다. 열한 살, 내 또래 같았다. &lt;/p&gt;
&lt;p&gt;&quot;아니, 어. 어.&quot;&lt;/p&gt;
&lt;p&gt;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몰라 버벅거렸다. 혼자 왔다고 하면 얕잡아볼 것 같아 솔직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lt;/p&gt;
&lt;p&gt;&quot;누구랑 왔는데?&quot;&lt;/p&gt;
&lt;p&gt;&quot;혀, 형이랑 왔어.&quot;&lt;/p&gt;
&lt;p&gt;&quot;웃기고 있네. 너 들어 올 때부터 내가 쭉 봤네요~&quot;&lt;/p&gt;
&lt;p&gt;이죽거리는 녀석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냥 무시하고 가려는데 녀석이 나를 붙잡았다. &lt;/p&gt;
&lt;p&gt;&quot;어, 어이~ 그냥은 못가.&quot;&lt;/p&gt;
&lt;p&gt;&quot;뭐? 왜, 왜 못가?&quot;&lt;/p&gt;
&lt;p&gt;아이가 갑자기 나를 붙잡는 바람에 말을 더듬거렸다. 순간 지하철 앵벌이 얘기며, 나쁜 아저씨 얘기들이 마구 떠올랐다. 겁이 났지만 아무렇지 않은 체하며 아이를 째려봤다. &lt;/p&gt;
&lt;p&gt;&quot;여긴 내 구역이야. 여기 들어온 이상, 나랑 놀다 가야 해!&quot;&lt;/p&gt;
&lt;p&gt;잔뜩 긴장하고 있던 나는 맥이 탁 풀렸다. 괜히 떨었구나 싶어 설핏 웃음이 나려고 했다. &lt;/p&gt;
&lt;p&gt;&quot;뭐? 뭐라고?&quot;&lt;/p&gt;
&lt;p&gt;그 때 갑자기 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시끄러운 소리는 아이의 말을 삼켜버렸다. 아이는 내가 지하철을 탈까 봐 나를 꼭 붙잡았다. 그 힘이 무척 셌다. 중학교 1학년인 우리 형보다 훨씬 센 것 같았다. &lt;/p&gt;
&lt;p&gt;&quot;놔! 바보 같은 놈아.&quot;&lt;/p&gt;
&lt;p&gt;나도 모르게 형이 하던 말을 불쑥 내뱉었다. 내가 그런 말을 하다니. 나는 깜짝 놀랐다. &lt;/p&gt;
&lt;p&gt;&quot;미, 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quot;&lt;/p&gt;
&lt;p&gt;&quot;괜찮아~&quot;&lt;/p&gt;
&lt;p&gt;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씩 웃었다. 그 웃음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함께 놀고 싶어졌다. &lt;/p&gt;
&lt;p&gt;&quot;뭘 하고 놀 건데?&quot;&lt;/p&gt;
&lt;p&gt;내가 관심을 보이자 아이가 서둘러 설명을 시작했다.&lt;/p&gt;
&lt;p&gt;&quot;여기 지하철 발판 번호 보이지? 저기 1-1번부터 반대쪽 끝까지 누가 먼저 달리는지 내기하는 거야.&quot;&lt;/p&gt;
&lt;p&gt;아이는 사람들이 타려고 서 있는 곳의 발판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lt;/p&gt;
&lt;p&gt;&quot;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quot;&lt;/p&gt;
&lt;p&gt;&quot;그러니까 경주지. 그걸 피해서 달려야 하는 거야.&quot;&lt;/p&gt;
&lt;p&gt;아이는 나보다 앞서서 시작점으로 가고 있었다. 나도 아이를 따라서 그곳으로 갔다. 사람들 눈치가 보였지만 처음 해보는 놀이가 재미있을 것 같았다. &lt;/p&gt;
&lt;p&gt;&quot;들어오는 지하철 벨소리 들리면 그때가 시작이야. 그래서 사람들을 헤치고 저기 끝까지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quot;&lt;/p&gt;
&lt;p&gt;아이는 신이 나서 말했다. 그때 벨소리가 울렸다.&lt;/p&gt;
&lt;p&gt;&quot;시~작!&quot;&lt;/p&gt;
&lt;p&gt;아이가 먼저 뛰기 시작했다. 나도 질 수 없었다. 지하철이 멈춰 서자 지하철에서 내리는 사람과 타려는 사람들로 몹시 붐볐다. 그 틈을 비집고 뛰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이는 나보다 한참을 앞질러 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이는 사람들의 비난을 들을 새도 없이 앞으로 달려가 버렸다. &lt;/p&gt;
&lt;p&gt;&quot;어머! 얘 왜 이래~&quot;&lt;/p&gt;
&lt;p&gt;&quot;야! 이 자식 너 죽을래~&quot;&lt;/p&gt;
&lt;p&gt;욕은 내가 다 먹었다.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형과 함께 오지 못해 우울했던 기분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lt;/p&gt;
&lt;p&gt;&quot;땡! 내가 이겼지?&quot;&lt;/p&gt;
&lt;p&gt;도착점에 먼저 가있던 아이가 내가 다가가자 큰 소리로 외쳤다. 어느새 지하철은 바람을 일으키며 역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승강장이 조용해졌다. &lt;/p&gt;
&lt;p&gt;&quot;그런 게 어딨어? 니 맘대로 시작하고 니 맘대로 끝내고. 이건 무효야. 다시 해!&quot;&lt;/p&gt;
&lt;p&gt;내가 반발하자 아이는 흔쾌히 내 도전을 받아주었다. 이번엔 반대로 달려가기. 벨소리가 들리고, 다시 시작! 나는 아까보다 더 속력을 냈다. 장애물이 걸리면 최대한 민첩하게 피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이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아이는 꼭 바람 같았다. &lt;/p&gt;
&lt;p&gt;&quot;땡! 내가 이겼지?&quot;&lt;/p&gt;
&lt;p&gt;이기고 싶다는 생각에 나는 계속해서 도전했다. 아무리 반복해도 그 아이를 이길 수 없었다. 아이는 지치지도 않는지 점점 더 속도가 빨라졌다. 나만 지쳤다. 나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어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lt;/p&gt;
&lt;p&gt;&quot;힘들지?&quot;&lt;/p&gt;
&lt;p&gt;헉헉거리는 나와는 다르게 말짱하게 웃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약이 올랐다. &lt;/p&gt;
&lt;p&gt;&quot;왜 자꾸 웃냐?&quot;&lt;/p&gt;
&lt;p&gt;&quot;재미있어서. 너처럼 아무 의심 없이 놀아주는 애는 처음이야.&quot;&lt;/p&gt;
&lt;p&gt;내 핀잔에도 아이는 연신 싱글벙글거렸다. &lt;/p&gt;
&lt;p&gt;&quot;형이랑도 이렇게 놀고 싶다.&quot;&lt;/p&gt;
&lt;p&gt;나도 모르게 형 얘기가 튀어나왔다.&lt;/p&gt;
&lt;p&gt;&quot;왜? 형이랑 놀고 싶어?&quot;&lt;/p&gt;
&lt;p&gt;&quot;응, 형이 옛날에는 나하고 많이 놀아줬거든……. 오늘도 형이랑 엄마한테 같이 가고 싶었는데…….&quot;&lt;/p&gt;
&lt;p&gt;말끝이 흐려졌다. 내가 얘기를 하는 동안 아이는 고개까지 끄덕이며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고마웠다. 그러다 갑자기 나도 궁금한 게 생각났다.&lt;/p&gt;
&lt;p&gt;&quot;근데 넌 왜 이런 데서 놀아?&quot;&lt;/p&gt;
&lt;p&gt;&quot;나? 난 여기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quot;&lt;/p&gt;
&lt;p&gt;&quot;엄마, 아빠는 어디 갔는데?&quot;&lt;/p&gt;
&lt;p&gt;&quot;우리 엄마 아빠는 살 곳을 찾아다니고 있어.&quot;&lt;/p&gt;
&lt;p&gt;&quot;살 곳?&quot;&lt;/p&gt;
&lt;p&gt;아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도 살 곳이 생기면 나랑 함께 산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시무룩해진 얼굴로 아이가 말을 이었다. &lt;/p&gt;
&lt;p&gt;&quot;옛날엔 이곳이 산이었데. 우리 가족은 그 산속에 살았는데 여기가 지하철로 바뀌면서 우리는 더 이상 이곳에 살 수 없게 된 거야.&quot;&lt;/p&gt;
&lt;p&gt;&quot;산? 그래서 너는 지금 어디 사는데?&quot;&lt;/p&gt;
&lt;p&gt;&quot;됐고~, 새로운 게임이나 하자.&quot;&lt;/p&gt;
&lt;p&gt;아이는 내 말을 뚝 끊고, 앉아 있던 나를 일으켜 세웠다. &lt;/p&gt;
&lt;p&gt;&quot;무슨 게임?&quot;&lt;/p&gt;
&lt;p&gt;&quot;지하철에 탔다가 문이 닫히기 바로 전에 내리기, 어때? 재미있겠지?&quot;&lt;/p&gt;
&lt;p&gt;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모여들었다. 나도 얼른 자리를 잡고 준비 자세를 했다. 지하철이 들어오고, 문이 열리자마자 아이도, 나도 지하철 안으로 쏙 들어갔다. 그리고 지하철 안에서 내리는 방향의 서로 다른 문 앞에 가서 기다렸다. 타고 내리는 사람들 때문에 혼잡했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으려고 단단히 힘을 주고 서 있었다. &lt;/p&gt;
&lt;p&gt;&quot;출입문 닫습니다. 출입문 닫습니다.&quot;&lt;/p&gt;
&lt;p&gt;안내 방송이 나오자 한 번 참고, 문이 막 닫히려는 순간 잽싸게 뛰어내렸다. 등 뒤에서 아슬아슬하게 문이 닫혔다. &lt;/p&gt;
&lt;p&gt;&quot;휴~&quot;&lt;/p&gt;
&lt;p&gt;지하철에서 내린 사람들이 모두 승강장을 빠져 나가고 나자 나는 아이를 찾았다. 그런데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역사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찾아보았지만 아이를 찾을 수 없었다. &apos;혹시 문이 닫히기 전에 내리지 못한 건가?&apos;하고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lt;/p&gt;
&lt;p&gt;나는 벽 쪽에 놓인 의자에 앉으러 가면서도 아이를 찾느라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그러다 철로 된 입간판에 눈에 띄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호기심이 생겨 가까이 다가가서 보았다. 귀여운 도깨비 아이와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있는 도깨비 가족 그림이었다. 그 옆에는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lt;/p&gt;
&lt;p&gt;&quot;옛날에 이곳은 낮은 산이었습니다. 산에는 도깨비 가족이 살고 있었답니다. 사람들이 이 언덕을 지날 때면 도깨비가 나타나 힘겨루기를 하거나 재주 내기를 했다고 합니다. 도깨비들은 특히 인간들과 놀기를 좋아했는데, 도깨비와 함께 놀아준 사람에게는 도깨비들이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곳이 지하철로 개발되기 전에는 도깨비들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도깨비들이 나타나지 않아 어디로 떠났는지 아무도 모른답니다.&quot;&lt;/p&gt;
&lt;p&gt;&apos;산에 사는 도깨비?&apos; 나는 기분이 이상했다. 갑자기 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러나 믿을 수 없었다. &lt;/p&gt;
&lt;p&gt;아이를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아이는 다시 오지 않았다. &lt;/p&gt;
&lt;p&gt;집에 가야 할 시간이 훨씬 지나서 나는 천천히 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밖은 이미 캄캄했다.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가 어디선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lt;/p&gt;
&lt;p&gt;&quot;야, 이 바보 같은 놈아!&quot;&lt;/p&gt;
&lt;p&gt;역 입구에서 어둑한 형체가 튀어나와 소리쳤다. 형이었다.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깜짝 놀랐다. &lt;/p&gt;
&lt;p&gt;&quot;형!&quot;&lt;/p&gt;
&lt;p&gt;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했다. &lt;/p&gt;
&lt;p&gt;&quot;이 바보 같은 놈아, 너 혼자 어디 갔다 온 거야?&quot;&lt;/p&gt;
&lt;p&gt;형이 또 욕을 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lt;/p&gt;
&lt;p&gt;&quot;다음에는 나랑 같이 가!&quot;&lt;/p&gt;
&lt;p&gt;형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lt;/p&gt;
&lt;p&gt;&quot;정말?&quot;&lt;/p&gt;
&lt;p&gt;누군가 꼭 내 소원을 들어준 것만 같았다. 갑자기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lt;/p&gt;
&lt;p&gt;&apos;혹시 그 아이가?&apos;&lt;/p&gt;
&lt;p&gt;고개가 갸웃해졌다. 아이가 보고 싶었다. 나는 뒤돌아 지하철역을 쳐다보았다.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amp;lt;끝&amp;gt;&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889/488/c17b80f7d2b34766b278bad55d725a8f.jpg&quot; alt=&quot;bbuheng201112301858090.jpg&quot; title=&quot;bbuheng201112301858090.jpg&quot; width=&quot;550&quot; height=&quot;549&quot; style=&quot;&quot; /&gt;당선소감&lt;/p&gt;
&lt;p&gt;말들이 머릿속에서 가슴속에서 아우성을 칩니다. 등단 소감에 서로서로 한자리 차지하겠다고 자리싸움이 치열합니다. 그래서 한 줄도 써내려가기 힘이 듭니다. &lt;/p&gt;
&lt;p&gt;먼저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 말은 &apos;이런 날이 내게도 오다니~&apos;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꿈꾼다고 다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알 만한 나이이기에, 그저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하며 묵묵히 걸어가면 된다고, 지치지 말자고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대전과 서울을 오가는 잰걸음이 수선스러움으로만 비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자기 긍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마음에 이 상은 한줄기 빛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 빛을 따라 더 힘을 내 묵묵하게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걸음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알아가는 작가가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소외되고 여린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lt;/p&gt;
&lt;p&gt;두 번째로 &apos;고마움&apos;이라는 말이 튀어나옵니다. 기쁜 결과를 이룰 수 있도록 햇빛과 양분을 주신 분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왔을 때 제일 먼저 부르고 싶었던 이름 최현선, 저의 남편에게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 길에 들어 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당신의 지지 덕분입니다. 그리고 함께 기뻐해 주는 가족이 있어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또 아무것도 모르던 제게 무작정 쓸 수 있게 판을 깔아 주신 국민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교수님들과 대전에서, 서울에서 든든하게 함께 걸어가 주는 문우 여러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1:50:19 +0900</pubDate>
                                </item>
                <item>
            <title>[2012서울신문] 조나단은 악플러! - 윤숙희</title>
            <dc:creator>윤숙희</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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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875/488/81ac31c4bd70d757503b8565d7de011c.jpg&quot; alt=&quot;SSI_20120102180228_V.jpg&quot; title=&quot;SSI_20120102180228_V.jpg&quot; width=&quot;520&quot; height=&quot;410&quot; style=&quot;&quot; /&gt;&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조나단이 되면 나는 용감해진다. 두려운 게 없다.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처럼 인터넷이란 바다를 날아다니며 거침없이 행동한다. 부끄러워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인터넷에선 최고 멋진 아이로 변신한다. &lt;/p&gt;
&lt;p&gt;긁적긁적 긁적긁적. &lt;/p&gt;
&lt;p&gt;몸을 긁으며 가수 미라클 기사에 댓글을 달던 나는 효진이가 떠올랐다. 자기 미니 홈피에 미라클 자료가 많다며 보러 오라고 자랑하던 효진이. &lt;/p&gt;
&lt;p&gt;나는 효진이의 미니 홈피에 접속했다. 홈피를 예쁘게 꾸며놓아서 그런지 방문자 수가 많다. 미라클과 관련된 사진과 음악파일도 잔뜩 올라와 있다. 이곳저곳을 살피던 나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최효진’이라고 쓴 글귀를 보자, 어이가 없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lt;/p&gt;
&lt;p&gt;‘우웩!’이라는 댓글과 함께 토하는 이모티콘을 달았다. 가슴속에 꾹꾹 누르고 있던 것이 튀어나온 느낌이다. 그러나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내 댓글이 지워졌다. &lt;/p&gt;
&lt;p&gt;- 헐, 너네 집에는 거울도 없음? &lt;/p&gt;
&lt;p&gt;효진이가 지금 미니 홈피에 들어와 있나 보다. 내가 글을 올리기가 무섭게 또 지워졌다. 지우면 지울수록 더 하고 싶어졌다. &lt;/p&gt;
&lt;p&gt;- 완전 밥맛!! &lt;/p&gt;
&lt;p&gt;그러자 효진이가 내 글 밑에 댓글을 달았다. &lt;/p&gt;
&lt;p&gt;- 조나단, 나한테 감정 있니? &lt;/p&gt;
&lt;p&gt;- ㄴㄴ. &lt;/p&gt;
&lt;p&gt;- 혹시 너 미동초 다니니? &lt;/p&gt;
&lt;p&gt;- ㄴㄴ. &lt;/p&gt;
&lt;p&gt;시치미를 떼고 계속 댓글을 달고 있을 때였다. &lt;/p&gt;
&lt;p&gt;“종일 컴퓨터만 할 거니? 밖에 나가서 산책 좀 하고 와.” &lt;/p&gt;
&lt;p&gt;뒤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lt;/p&gt;
&lt;p&gt;아토피에 맑은 공기를 쐬야 낫는다는 둥,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둥, 인스턴트식품 먹지 말라는 둥. 엄마의 잔소리는 애국가 4절보다 길다. &lt;/p&gt;
&lt;p&gt;나는 마지못해 일어났다. 컴퓨터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엄마의 잔소리를 피하는 게 우선이다. &lt;/p&gt;
&lt;p&gt;날씨가 좋아도 딱히 갈 데가 없다. 함께 놀 친구도 없다. 아파트 단지를 세 바퀴째 빙빙 돌고 있을 때였다. 106동에서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아이가 나왔다. &lt;/p&gt;
&lt;p&gt;앗, 효진이다. 효진이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줄 미처 몰랐다. 나는 재빨리 커다란 나무 뒤로 숨었다. 효진이는 나를 보지 못한 듯 그냥 지나치더니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탔다. 일요일에도 학원에 가나 보다. &lt;/p&gt;
&lt;p&gt;지금이 기회다. 나는 부리나케 집으로 뛰어 들어왔다. 컴퓨터를 틀자마자 효진이의 미니 홈피에 접속했다. 대놓고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후다닥 썼다. &lt;/p&gt;
&lt;p&gt;- 왕재수!!! &lt;/p&gt;
&lt;p&gt;한 시간쯤 지났을까? 영어숙제를 끝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효진이의 미니 홈피에 들어갔다. 아직 효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지 않았나 보다. 내가 쓴 글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데 내가 쓴 글 밑에 댓글이 두 개나 달려 있다. &lt;/p&gt;
&lt;p&gt;- 왕재수 때문에 짜증나 -_- &lt;/p&gt;
&lt;p&gt;- ㅇㅇ 왕재수가 우리 반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어. &lt;/p&gt;
&lt;p&gt;누굴까? 누가 이런 댓글을 달았을까? &lt;/p&gt;
&lt;p&gt;내가 알기로 효진이를 싫어하는 아이는 우리 반에 없다. 다들 쉬는 시간이면 효진이와 친하고 싶어 효진이에게 몰려들었고, 효진이의 눈에 들려고 주위를 빙빙 돌았다. 나도 그랬다. 그 애의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에 끌려 가까이 다가갔었다. &lt;/p&gt;
&lt;p&gt;“어머, 네 얼굴 왜 그래? 옮는 피부병 아니니?” &lt;/p&gt;
&lt;p&gt;귓가에 효진이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던 그 애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lt;/p&gt;
&lt;p&gt;나는 효진이를 더 골려주고 싶었다. 효진이의 사진 밑에다가 분홍돼지 사진을 스캔해서 올렸다. ‘효진이의 진짜 모습’이라는 글과 함께. 내가 사진을 올리기가 무섭게 접속한 아이들이 주렁주렁 댓글을 달았다. &lt;/p&gt;
&lt;p&gt;- ㅋㅋㅋ. 공주병 환자가 사실은 돼지였네. 핑크돼지! &lt;/p&gt;
&lt;p&gt;- 핑크돼지가 돼지 콜레라를 퍼뜨리고 있다!! &lt;/p&gt;
&lt;p&gt;- 더러운 바이러스 덩어리는 지구를 떠나라~ &lt;/p&gt;
&lt;p&gt;‘어라? 얘네들 봐라. 얘네들도 나처럼 효진이한테 당했었나?’ &lt;/p&gt;
&lt;p&gt;더듬이를 세운 곤충처럼 눈치만 보던 아이들이 갑자기 효진이에게 달려들자, 컴퓨터를 떠날 수가 없다. 수시로 효진이의 미니 홈피를 들락거리며 댓글을 확인했다. 댓글이 늘어날수록 아이들은 거칠어졌다. 욕을 하기도 했다. &lt;/p&gt;
&lt;p&gt;이상하다. 그런 댓글을 보고 있으려니 처음엔 시원했지만, 긁으면 긁을수록 따가워지는 내 피부처럼 마음이 따가웠다. &lt;/p&gt;
&lt;p&gt;다음날, 황사가 찾아왔다. 올해 들어 최악의 황사란다. &lt;/p&gt;
&lt;p&gt;뿌연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앨리스가 누구니, 카멜레온이 누구니 하는 소리도 들렸다. ‘조나단은 누굴까?’ 하는 말에 몸이 얼음처럼 굳었다. &lt;/p&gt;
&lt;p&gt;“네 닉네임이 뭐야?” &lt;/p&gt;
&lt;p&gt;효진이의 짝 선화였다. 당황한 내가 더듬거렸다. &lt;/p&gt;
&lt;p&gt;“왜··· 왜?” &lt;/p&gt;
&lt;p&gt;“네가 혹시 카멜레온 아니니?” &lt;/p&gt;
&lt;p&gt;“아, 아니.” &lt;/p&gt;
&lt;p&gt;‘더러운 바이러스 덩어리는 지구를 떠나라’라고 했던 앨리스를 떠올리며 나도 선화에게 물었다. &lt;/p&gt;
&lt;p&gt;“네가 앨리스 아냐?” &lt;/p&gt;
&lt;p&gt;“말도 안 돼. 내가 왜 앨리스야?” &lt;/p&gt;
&lt;p&gt;선화가 핏대를 올리며 말했다. 아이들은 모두들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lt;/p&gt;
&lt;p&gt;‘이 아이들도 나처럼 컴퓨터만 틀면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건가?’ &lt;/p&gt;
&lt;p&gt;그때 경쾌하고 맑은 목소리가 문 앞에서 들려왔다. &lt;/p&gt;
&lt;p&gt;“얘들아, 안녕?” &lt;/p&gt;
&lt;p&gt;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본 순간, 모여 있던 아이들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장난기 많은 남자 아이들은 꿀꿀꿀 하며 돼지 흉내를 내기도 했다. &lt;/p&gt;
&lt;p&gt;“무슨 재미있는 일 있어?” &lt;/p&gt;
&lt;p&gt;레이스 달린 분홍 원피스를 나풀거리며 효진이가 다가왔다. &lt;/p&gt;
&lt;p&gt;두근두근. 효진이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lt;/p&gt;
&lt;p&gt;“아무것도 아냐. 너 노을 들어봤니?” &lt;/p&gt;
&lt;p&gt;선화가 재빨리 효진이를 데리고 자리에 앉더니 미라클 이야기를 꺼냈다. 이내 둘은 엠피쓰리로 미라클의 노래를 들으며 까르륵거렸다. &lt;/p&gt;
&lt;p&gt;그런데 첫째시간이 끝나고 난 뒤였다. 뿌연 창밖을 내다보며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목덜미를 벅벅 긁고 있을 때였다. 화장실 갔던 효진이가 눈이 퉁퉁 부은 채 교실로 들어섰다. 울었는지 눈동자가 뻘겠다. &lt;/p&gt;
&lt;p&gt;‘드디어 미니 홈피에 쓰여 있는 댓글들을 보았구나!’ &lt;/p&gt;
&lt;p&gt;뜨끔했다. 가려운 목덜미보다 가슴이 더 뜨끔했다. 거기 쓴 댓글들을 모두 내가 쓴 것마냥 가슴이 두 방망이질 쳤다. &lt;/p&gt;
&lt;p&gt;효진이는 의자에 앉자마자 시무룩한 목소리로 말했다. &lt;/p&gt;
&lt;p&gt;“방금 미라클 팬클럽 회장한테 문자 왔는데, 미라클 언니가 잠적했대. 자살했을지도 모른대.” &lt;/p&gt;
&lt;p&gt;효진이는 옆에 있는 선화를 껴안고 교실이 떠나가도록 울음을 터뜨렸다. &lt;/p&gt;
&lt;p&gt;수업시간 내내 엎드려 있던 효진이는 조퇴를 하고 집으로 일찍 가버렸다. 마음이 무거웠다. 어떻게 하루가 지났는지 모르겠다.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켰다. &lt;/p&gt;
&lt;p&gt;‘미라클, ‘모두들 안녕’이라는 유서 남기고 잠적!’ &lt;/p&gt;
&lt;p&gt;‘미라클을 벼랑 끝으로 내몬 건 바로 악플!’ &lt;/p&gt;
&lt;p&gt;포털 사이트를 도배하듯 미라클에 대한 기사가 잔뜩 올라와 있다. 미라클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그 원인이 평소에 시달리던 악플이라는 글을 보자 가슴이 벌렁거렸다. 그런데 기사 밑에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무서운 댓글이 달려 있다. &lt;/p&gt;
&lt;p&gt;- 차라리 잘됐다. 죽어라 죽어! &lt;/p&gt;
&lt;p&gt;소름이 쫙 하고 끼쳤다. 뾰족한 칼에 찔린 것처럼 온몸이 화끈거렸다. &lt;/p&gt;
&lt;p&gt;‘어떻게 이렇게 심한 글을 쓸 수 있지?’ &lt;/p&gt;
&lt;p&gt;불현듯 효진이가 생각났다. 나는 급히 효진이의 미니 홈피로 이동했다. &lt;/p&gt;
&lt;p&gt;지워졌다. 악플들이 싹 지워졌다. 악플뿐만이 아니라 미니 홈피에 있던 글이며 사진이 모두 지워졌다. 대신 ‘모두들 안녕!’이라고 쓴 글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귓가에 효진이가 배경음악으로 깔아놓은 ‘노을’이 점점 크게 들렸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미라클이 죽으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울먹이던 효진이가 떠올랐다. 어쩌면 어쩌면······. 불길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피어올랐다. 나는 부리나케 밖으로 뛰어나갔다. 황사바람을 뚫고 달리고 또 달렸다 &lt;/p&gt;
&lt;p&gt;‘효진이가 위험해. 효진이를 찾아야 해!’ &lt;/p&gt;
&lt;p&gt;단숨에 106동 앞까지 달려왔다. 막상 효진이의 집 앞까지 왔지만, 호수를 몰라 주위를 빙빙 돌았다. 한참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뿌연 황사 사이로 레이스 달린 분홍 원피스가 보였다. 효진이다. 효진이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다. 한 손에는 ‘언니 돌아와요!’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아프다고 조퇴하고 가더니 미라클을 응원하고 오나 보다. &lt;/p&gt;
&lt;p&gt;‘휴, 다행이다. 효진이가 무사해서.’ &lt;/p&gt;
&lt;p&gt;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효진이가 다가왔다. &lt;/p&gt;
&lt;p&gt;“내가 악플을 당해보니까 미라클 언니가 얼마나 괴로웠을지 이해가 돼. 아이들이 왜 나한테 악플을 다는 걸까?” &lt;/p&gt;
&lt;p&gt;갑작스러운 효진이의 질문에 더듬거렸다. &lt;/p&gt;
&lt;p&gt;“그, 그건······ 잘 생각해봐. 아이들이 왜 그런지.” &lt;/p&gt;
&lt;p&gt;발그레해진 얼굴로 효진이의 눈을 피한 채 돌아섰다. &lt;/p&gt;
&lt;p&gt;황급히 걷고 있는데, 뒤에서 효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lt;/p&gt;
&lt;p&gt;“야, 조나단!” &lt;/p&gt;
&lt;p&gt;흠칫 놀라 발을 멈추었다. 내가 조나단인 걸 어떻게 알았을까? &lt;/p&gt;
&lt;p&gt;“내 예감이 맞았어. 네가 조나단 맞지?” &lt;/p&gt;
&lt;p&gt;효진이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확신에 찬 말투로 몰아붙였다. &lt;/p&gt;
&lt;p&gt;“어떻게 그럴 수 있니? 내 홈피에 들어와 악플을 달다니, 너무한 거 아냐? 너 때문에 지금 내가 얼마나 마음 아픈 줄 알아? 넌 정말 비겁한 애야.” &lt;/p&gt;
&lt;p&gt;효진이의 말에 화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lt;/p&gt;
&lt;p&gt;“네가 먼저 상처줬잖아.” &lt;/p&gt;
&lt;p&gt;“내가 언제?” &lt;/p&gt;
&lt;p&gt;“전학 온 첫날부터 날 전염병환자 보듯 했잖아. 네 눈길이, 네 행동이 날 얼마나 힘들게 했는 줄 알아? 악플보다 더 고통스러웠다구!” &lt;/p&gt;
&lt;p&gt;“야, 그건······.” &lt;/p&gt;
&lt;p&gt;당혹스러워하는 효진이를 남겨두고 달렸다. 효진이가 따라오며 ‘조해윤’ 하고 불렀지만,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lt;/p&gt;
&lt;p&gt;달리다 생각했다. 그동안 내가 조나단 뒤에 숨어서 했던 일들을.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그것은 결코 장난이 아니었다. 효진이의 말처럼 비겁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lt;/p&gt;
&lt;p&gt;집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트니 팬들의 응원에 감동한 미라클이 다시 복귀했다는 기사가 떴다.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댓글을 달았다. &lt;/p&gt;
&lt;p&gt;- 언니가 돌아와서 기뻐요. 언니 힘내세요! &lt;/p&gt;
&lt;p&gt;이상하다. 내가 쓴 댓글을 보고 있으니 오히려 내가 힘이 나는 것 같다. 마음도 한결 편안했다. 그때 누군가가 내가 쓴 글 밑에 댓글을 달았다. &lt;/p&gt;
&lt;p&gt;- 조나단, 너도 미라클 팬이었구나? 반가워　 &lt;/p&gt;
&lt;p&gt;핑크공주라는 닉네임을 본 순간, 단박에 효진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lt;/p&gt;
&lt;p&gt;무시하고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려는데 댓글이 또 달렸다. &lt;/p&gt;
&lt;p&gt;- 내일도 황사온대. 학교 올 때 마스크 쓰고 와　 &lt;/p&gt;
&lt;p&gt;어라? 얘 좀 보게. 웬일로 내 걱정을 다하네. 모니터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나는 그제야 알아차렸다. 지금 효진이가 사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lt;/p&gt;
&lt;p&gt;- 조나단, 전학 왔을 때보다 요즘 피부가 많이 좋아졌더라! &lt;/p&gt;
&lt;p&gt;새로 달린 효진이의 글을 보자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lt;/p&gt;
&lt;p&gt;머뭇거리던 나는 드디어 댓글을 달았다. &lt;/p&gt;
&lt;p&gt;- 핑크공주, 오늘 입은 분홍 원피스 예쁘더라. 넌 분홍색이 잘 어울려. &lt;/p&gt;
&lt;p&gt;모니터 앞에 앉아서 웃고 있을 효진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내가 웃고 있듯 그 애도 지금 웃고 있을 것이다. &lt;/p&gt;
&lt;p&gt;그날 밤, 조나단이라는 갈매기는 인터넷이란 바다를 그 어느 때보다 멋지고 용감하게 날아다녔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875/488/cfb701804be4ed9e150e1e74f8620b6e.jpg&quot; alt=&quot;SSI_20120102165606_V.jpg&quot; title=&quot;SSI_20120102165606_V.jpg&quot; width=&quot;265&quot; height=&quot;400&quot; style=&quot;&quot; /&gt;윤숙희&lt;/p&gt;
&lt;p&gt;&amp;nbsp;&lt;/p&gt;
&lt;p&gt;당선소감&lt;/p&gt;
&lt;p&gt;&amp;nbsp;&lt;/p&gt;
&lt;p&gt;제가 동화작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일등 공신은 뭐니뭐니 해도 저의 아들들입니다. 시골에서 자란 덕에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반면, 책과는 그다지 친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lt;/p&gt;
&lt;p&gt;동화의 매력에 빠져든 건 아이러니하게도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난 뒤였습니다. 동화책을 들고 다니며 읽어 달라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니 어느새 동화의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되었지요. &lt;/p&gt;
&lt;p&gt;때로는 아이들이 잠든 침대 맡에 쪼그리고 앉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나오는 제제가 되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끝없는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되어 판타지 세계로 모험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동화를 써야지 하고 마음먹은 건 그것보다 한참 시간이 흐른 후였습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머리가 하얗게 변한 할머니가 되어서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동화였습니다. &lt;/p&gt;
&lt;p&gt;뒤늦게 동화라는 바다에 뛰어들었지만, 쉬운 줄 알고 만만하게 보았던 동화 바다의 끝없는 깊이와 넓이에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구명보트보다 더 귀한 당선이라는 지느러미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lt;/p&gt;
&lt;p&gt;심사위원들이 주신 지느러미를 달고 앞으로 동화의 바다를 멋지게 헤엄치겠습니다. &lt;/p&gt;
&lt;p&gt;제가 쓴 동화가 비록 세상을 바꾸진 못해도, 앞으로 아이들에게 위안과 기쁨이 되고, 희망이 되고, 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lt;/p&gt;
&lt;p&gt;살아오면서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저에겐 작은 산과 같은 부모님과, 늘 힘이 되어 주고 기쁨이 되어준 소중한 가족들, 이제는 눈빛만 보아도 마음이 통하는 따뜻한 벗들, 그리고 너무도 동화를 사랑하는 순수하고 맑은 영혼들의 모임인 글땅별땅 식구들. 이 모든 분들과 당선의 기쁨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t;/p&gt;
&lt;p&gt;■약력 &lt;/p&gt;
&lt;p&gt;1965년 경기 화성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졸업. 샘터동화상(2010). 통일동화상(2011) 수상&amp;nbsp;&amp;nbsp;&lt;/p&gt;&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1:38:1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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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12조선일보] 조금도 외롭지 않아 -최선영</title>
            <dc:creator>최선영</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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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h3&gt;주빈이는 창피를 줘도 화를 내지 않는다 &lt;br /&gt;&apos;기분도 안 나쁜가? 이래서 오프라인 애들은 신경 쓰인다니까&apos; &lt;br /&gt;나는 배터리도 없는 여우폰을 손에 꼭 쥐었다&apos; &lt;br /&gt;이것만 켜지면 난 혼자가 아니야, 친구만 300명이 넘는다고!&apos;&lt;/h3&gt;
&lt;p&gt;&lt;img src=&quot;http://www.cyw.pe.kr/xe/files/attach/images/17858/871/488/c4af5e5bd6ec36d961e48f5d6f86de55.jpg&quot; alt=&quot;2010123100754_0.jpg&quot; title=&quot;2010123100754_0.jpg&quot; width=&quot;480&quot; height=&quot;372&quot; style=&quot;&quot; /&gt;그림/최운석&lt;/p&gt;
&lt;p&gt;&amp;nbsp;&lt;/p&gt;
&lt;p&gt;드디어 나와 친구로 등록한 아이들이 300명을 넘었다. 나는 온라인으로 친구를 사귀는 게 취미다.&lt;br /&gt;&lt;br /&gt;싸이, 블로그, 버디버디, 트위터….&lt;br /&gt;&lt;br /&gt;온라인으로 친구를 사귀는 건, 식은 죽 먹기다. 사이트에 신기한 사진이나, 요즘 유행하는 게임에 대해 몇 줄 적어 놓으면 된다. 그러면 관심 있는 아이들이 우르르 모여든다. 오늘도 내 블로그 방문자만 200명이 넘는다. 난 내 블로그나 싸이 방문자가 많아질수록 기분이 좋다.&lt;br /&gt;&lt;br /&gt;수업 시간이 끝나면 잽싸게 여우폰을 꺼낸다. 여우폰 안에는 내가 키우는 강아지가 있다. 이름은 쭈니라고 지어 주었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혀를 쭉 내밀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다가가서 머리를 쓱쓱 문질러 주니, 등을 바닥에 대고 벌렁 눕는다. 진짜 강아지라면 꼭 안아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lt;br /&gt;&lt;br /&gt;쉬는 시간은 정말 짧다. 쭈니와 잠깐 놀다 보면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다. 어쩔 땐 오줌이 마려운 것도 참는다.&lt;br /&gt;&lt;br /&gt;여우폰은 안 되는 게 없다. 인터넷, 게임, 영화도 볼 수 있는 최신식 핸드폰이자, 나의 베스트 프렌드다.&lt;br /&gt;&lt;br /&gt;&quot;와, 이준모! 그게 여우폰이라는 거야? 좀 보여 주라.&quot;&lt;br /&gt;&lt;br /&gt;&quot;안 돼, 나 지금 트위터 하고 있단 말이야.&quot;&lt;br /&gt;&lt;br /&gt;&quot;트위터? 그게 뭐야?&quot;&lt;br /&gt;&lt;br /&gt;&quot;넌, 그것도 모르냐!&quot;&lt;br /&gt;&lt;br /&gt;나도 모르게 주빈이에게 짜증을 낸다. 이 녀석하고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 녀석은 남들 다 있는 닌텐도도 하나 없다. 닌텐도는커녕 휴대폰도 없다.&lt;br /&gt;&lt;br /&gt;주빈이는 창피를 줘도 화를 내지 않는다. 머리만 긁적이며 웃고 있을 뿐이다.&lt;br /&gt;&lt;br /&gt;&apos;쟤는 기분도 안 나쁜가? 괜히 미안하게시리. 이래서 오프라인 애들은 신경 쓰인다니까.&apos;&lt;br /&gt;&lt;br /&gt;난 오프라인으로는 친구를 사귀지 않는다. 친구를 사귀는 건 귀찮은 일이다. 오프라인 친구들은 진짜 마음에 안 든다. 내 기분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들 기분만 박박 우겨댄다. 먹고 싶지 않은 떡꼬치도 먹어 줘야 되고, 하기 싫은 축구도 해야 된다. 또 삐친 것 같으면 기분도 맞춰야 된다.&lt;br /&gt;&lt;br /&gt;하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나의 베프 여우폰만 있으면 된다. 이젠 친구를 사귀어도 놀 시간도 없다. 놀기는커녕 말할 시간도 없다.&lt;br /&gt;&lt;br /&gt;&quot;준모야, 이따 여우폰 꼭 보여줘. 우린 이웃사촌이잖아, 알았지?&quot;&lt;br /&gt;&lt;br /&gt;주빈이는 약속이라도 하라는 듯 새끼손가락을 흔든다. 그러고는 다른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다.&lt;br /&gt;&lt;br /&gt;&apos;웃기는 녀석.&apos;&lt;br /&gt;&lt;br /&gt;지난달 아파트 앞 공터를 지날 때였다. 그날도 여우폰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내 발 앞으로 축구공이 날아왔다. 하마터면 공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lt;br /&gt;&lt;br /&gt;&quot;에잇, 뭐야!&quot;&lt;br /&gt;&lt;br /&gt;숨을 헐떡거리며 달려온 녀석은 주빈이었다.&lt;br /&gt;&lt;br /&gt;&quot;어, 준모야! 공에 맞은 건 아니지? 근데 너 여기 살아?&quot;&lt;br /&gt;&lt;br /&gt;주빈이는 내 기분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짜증이 나서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lt;br /&gt;&lt;br /&gt;&quot;야, 나도 여기 살아!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냐. 벌써 4학년 1학기가 거의 끝나 가는데 이제 알다니. 우리 집은 701혼데, 넌?&quot;&lt;br /&gt;&lt;br /&gt;&quot;903호.&quot;&lt;br /&gt;&lt;br /&gt;축구를 하던 아이들이 주빈이를 불렀다.&lt;br /&gt;&lt;br /&gt;&quot;너도 같이 할래?&quot;&lt;br /&gt;&lt;br /&gt;&quot;됐어. 공 차고 놀 시간 있으면 블로그에 새 게임 소식이나 더 올리겠다.&quot;&lt;br /&gt;&lt;br /&gt;혼자 놀게 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 남의 기분 따윈 신경 쓰지 않는 거다.&lt;br /&gt;&lt;br /&gt;나도 3학년 때까지는 친구들과 꽤 잘 어울렸다. 하지만 아이들과 다니다 보면 마음이 안 맞을 때가 많다. 친구들의 기분을 맞추는 건 정말이지 지겹다. 나는 내가 하기 싫은 걸 하자고 할 때마다 &quot;난 그거 별로야&quot;라고 얘기했다, 그럼 아이들은 날 은근히 따돌리는 것 같았다. 먼저 따돌림을 당하느니 차라리 혼자 노는 게 낫다.&lt;br /&gt;&lt;br /&gt;난 집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혼자 노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다.&lt;br /&gt;&lt;br /&gt;아빠, 엄마는 늘 바쁘다. 엄마는 내가 사 달라고 하는 게 있으면 사 주는 편이다. 난 다른 아이들은 갖기 힘든 여우폰뿐 아니라, 최신식 닌텐도도 두 개나 있다. 마음 안 맞는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이걸 가지고 노는 게 훨씬 재미있다.&lt;br /&gt;&lt;br /&gt;사실 처음에는 혼자 노는 게 외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인터넷만 켜면 날 기다리는 쭈니도 있고, 친구도 300명이나 있는데 외로울 이유가 없다. 오프라인 친구 같은 건 필요 없다.&lt;br /&gt;&lt;br /&gt;학원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린다. 쭈니와 놀면서 비가 멈추길 기다렸다. 그런데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고 여우폰이 먼저 멈췄다.&lt;br /&gt;&lt;br /&gt;&apos;뭐야, 쭈니 밥 줘야 되는데. 에잇, 이건 다 좋은데 배터리가 너무 금방 나간다니까!&apos;&lt;br /&gt;&lt;br /&gt;비가 그치길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할 수 없이 편의점에서 우산을 샀다. 편의점 문 앞에 아이들이 우르르 모여 있다.&lt;br /&gt;&lt;br /&gt;&quot;준모잖아.&quot;&lt;br /&gt;&lt;br /&gt;&quot;어, 너희….&quot;&lt;br /&gt;&lt;br /&gt;3학년 때 친하게 지내던 우진이도 있다.&lt;br /&gt;&lt;br /&gt;&quot;얘들아, 우리 우산 사지 말고 그 돈으로 PC방 갈래? 요즘 &apos;DD퐁&apos;이라는 게임 새로 나왔는데, 진짜 재밌어. 딱 한 판만 하고 가자.&quot;&lt;br /&gt;&lt;br /&gt;&quot;그럼 비 맞고 가자고?&quot;&lt;br /&gt;&lt;br /&gt;&quot;야, 비도 맞아 줘야 쑥쑥 크는 거야.&quot;&lt;br /&gt;&lt;br /&gt;&quot;우리가 무슨 콩나물이냐? 크하하.&quot;&lt;br /&gt;&lt;br /&gt;아이들과 맞장구치며 얘기하던 우진이가 나를 슬쩍 쳐다본다.&lt;br /&gt;&lt;br /&gt;&quot;준모야, 너도 갈래?&quot;&lt;br /&gt;&lt;br /&gt;&quot;어…나?&quot;&lt;br /&gt;&lt;br /&gt;&quot;야, 쟤는 최신식 게임기가 넘친다며 PC방 같은 데 가겠냐? 빨리 가자.&quot;&lt;br /&gt;&lt;br /&gt;아이들은 비를 맞으면서 낄낄거리며 뛰어간다.&lt;br /&gt;&lt;br /&gt;&apos;내 대답은 듣고 가야지! 쳇, 누가 그까짓 PC방 간대! 나한테 최신식 게임 CD가 얼마나 많은데….&apos;&lt;br /&gt;&lt;br /&gt;아이들은 항상 그랬다. 언제부턴지 내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apos;준모는 안 한다니까, 준모는 안 먹는다니까.&apos; 자기들이 먼저 대답했다.&lt;br /&gt;&lt;br /&gt;조금씩 내리던 비가 멈췄다. 우산을 접어 돌돌 말았다.&lt;br /&gt;&lt;br /&gt;&apos;오늘 같은 날 하필이면 닌텐도를 집에 두고 와서.&apos;&lt;br /&gt;&lt;br /&gt;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으로 가려니 심심하다.&lt;br /&gt;&lt;br /&gt;아파트 공터에서 통통 공을 튕기는 소리가 들린다.&lt;br /&gt;&lt;br /&gt;&apos;땅도 젖었는데 웬 농구. 어, 주빈이네.&apos;&lt;br /&gt;&lt;br /&gt;주빈이와 몇 명의 아이들이 농구를 하고 있다. 아이들과 공을 주고받던 주빈이와 내 눈이 마주쳤다.&lt;br /&gt;&lt;br /&gt;&quot;이준모, 이제 오냐? 너 농구 안 할래? 그렇지 않아도 우리 팀에 한 명 부족하거든.&quot;&lt;br /&gt;&lt;br /&gt;&quot;싫어, 옷에 빗물 튀어.&quot;&lt;br /&gt;&lt;br /&gt;&quot;물 좀 튀면 어때, 옷이야 갈아입으면 되지. 가방 놓고 나와, 알았지?&quot;&lt;br /&gt;&lt;br /&gt;주빈이는 진짜 이상한 녀석이다. 무슨 말을 해도 화를 내는 법이 없다. 그래서인지 주빈이 주위엔 항상 친구들이 많다.&lt;br /&gt;&lt;br /&gt;엘리베이터 단추를 눌렀다. 화살표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lt;br /&gt;&lt;br /&gt;&apos;왜 이래, 고장 났나?&apos;&lt;br /&gt;&lt;br /&gt;한참을 기다려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lt;br /&gt;&lt;br /&gt;&apos;그냥 걸어가는 게 빠르겠네.&apos;&lt;br /&gt;&lt;br /&gt;9층까지 걸어 올라왔더니 숨이 찬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거실 전등 스위치를 눌렀다. 불이 켜지지 않는다.&lt;br /&gt;&lt;br /&gt;&apos;뭐야, 등이 나갔나?&apos;&lt;br /&gt;&lt;br /&gt;나는 가방도 내려놓지 않은 채 서랍에서 여우폰 충전기를 꺼냈다.&lt;br /&gt;&lt;br /&gt;&apos;쭈니야, 조금만 기다려. 형이 금방 밥 줄게.&apos;&lt;br /&gt;&lt;br /&gt;충전기를 여우폰에 연결하고 플러그를 꽂았다. 충전기에도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lt;br /&gt;&lt;br /&gt;&apos;어, 이상하네.&apos;&lt;br /&gt;&lt;br /&gt;TV도 컴퓨터도 마찬가지다.&lt;br /&gt;&lt;br /&gt;인터폰으로 경비실을 눌렀다.&lt;br /&gt;&lt;br /&gt;&quot;네.&quot;&lt;br /&gt;&lt;br /&gt;&quot;아저씨, 903혼데요, 우리 집에 불이 안 들어와요.&quot;&lt;br /&gt;&lt;br /&gt;&quot;너희 집만 그러는 게 아니고 지금 다 정전이구나.&quot;&lt;br /&gt;&lt;br /&gt;&quot;정전요? 인터폰은 되는데요?&quot;&lt;br /&gt;&lt;br /&gt;&quot;인터폰하고 유선 전화기만 될 게다. 답답해도 조금만 참아, 곧 들어올 테니.&quot;&lt;br /&gt;&lt;br /&gt;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TV도 보지 않고 컴퓨터도 하지 않고 있으려니, 가슴 속에 구멍이 난 듯 허전하다. 어쩐지 모든 게 멈춰 버린 것 같다. 꼭 세상에 나 혼자 덩그마니 남겨진 것처럼.&lt;br /&gt;&lt;br /&gt;나는 배터리도 없는 여우폰을 손에 꼭 쥐었다.&lt;br /&gt;&lt;br /&gt;&apos;이것만 켜지면 난 혼자가 아니야. 이 안에 날 기다리는 쭈니도 있고, 친구만 300명이 넘는다고!&apos;&lt;br /&gt;&lt;br /&gt;밖에서 노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창문을 넘어 집으로 들어왔다.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농구하는 아이들 모습이 보인다.&lt;br /&gt;&lt;br /&gt;비가 와서인지 밖이 어둡다. 그런데 이상하다. 다른 곳은 캄캄한데, 공터에만 불이 켜진 듯 환하게 보인다.&lt;br /&gt;&lt;br /&gt;주빈이 머리로 공이 날아왔다.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웃는다.&lt;br /&gt;&lt;br /&gt;&apos;쳇, 농구도 되게 못하네. 주빈이 머리가 골대도 아니고 거기에 공을 맞히냐. 내가 한 손으로 해도 쟤보다 잘하겠다.&apos;&lt;br /&gt;&lt;br /&gt;나는 눈앞에 공이라도 있는 듯 허공에 몸을 날린다. 슛!&lt;br /&gt;&lt;br /&gt;&apos;타다닥, 타다닥.&apos;&lt;br /&gt;&lt;br /&gt;거실에 불이 켜졌다. 전기가 들어온 거다.&lt;br /&gt;&lt;br /&gt;게임이 끝났는지 주빈이가 아파트로 들어간다.&lt;br /&gt;&lt;br /&gt;나는 여우폰을 충전기에 꽂아놓고 컴퓨터를 켠다. 의자에 앉아 부팅이 되기를 기다린다. 컴퓨터 대기화면에 아이들이 농구하는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lt;br /&gt;&lt;br /&gt;&apos;그까짓 농구 같은 건 안 해도 돼. 곧 300명의 온라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될 텐데 뭐. 300명의 온라인 아이들을….&apos;&lt;br /&gt;&lt;br /&gt;&quot;삐익, 삐익.&quot;&lt;br /&gt;&lt;br /&gt;밖에서 초인종이 울린다.&lt;br /&gt;&lt;br /&gt;&quot;누구세요?&quot;&lt;br /&gt;&lt;br /&gt;&quot;준모야, 농구하자!&quot;&lt;br /&gt;&lt;br /&gt;주빈이었다. 집으로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lt;br /&gt;&lt;br /&gt;&quot;잠, 잠깐만….&quot;&lt;br /&gt;&lt;br /&gt;심장이 쿵쿵 뛴다. 얼른 입고 있던 청바지를 벗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lt;br /&gt;&lt;br /&gt;&quot;이래서 오프라인 친구들은 귀찮다니까.&quot;&lt;br /&gt;&lt;br /&gt;&apos;농구하려면 운동화를 신는 게 낫나? 아니다, 비 왔으니까 샌들이 날까?&apos;&lt;br /&gt;&lt;br /&gt;신발장을 열었다. 안에 있어야 할 샌들이 보이지 않는다.&lt;br /&gt;&lt;br /&gt;&apos;또 어디로 간 거야? 아이 참.&apos;&lt;br /&gt;&lt;br /&gt;밖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운동화를 구겨 신는다.&lt;br /&gt;&lt;br /&gt;&quot;최주빈, 간 건 아니지? 나 지금 나가…….&quot; &lt;strong&gt;〈끝〉&lt;br /&gt;&lt;br /&gt;&lt;br /&gt;&lt;/strong&gt;&lt;/p&gt;
&lt;dl style=&quot;WIDTH: 160px&quot; class=&quot;left_img&quot;&gt;
&lt;dd&gt;&lt;img src=&quot;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012/31/2010123100754_1.jpg&quot; alt=&quot;2010123100754_1.jpg&quot; title=&quot;2010123100754_1.jpg&quot; width=&quot;160&quot; height=&quot;200&quot; style=&quot;&quot; /&gt; &lt;/dd&gt;&lt;/dl&gt;&lt;strong&gt;당선소감 - &quot;내 안의 작은 이야기 연못, 이젠 강을 향해 나섭니다&quot;&lt;br /&gt;&lt;br /&gt;&lt;/strong&gt;내 안에는 작은 연못이 있습니다. 서걱거리며 뒹구는 낱말들을 주워 모아, 그것들로 도랑을 파고 물을 길어 붓고, 낮은 담을 쌓은 연못. 그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살고 있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연못 옆에 쪼그리고 앉아, 뜰채로 떠다니는 이야기를 건졌습니다. 진부한 이야기, 익숙한 이야기, 어설픈 이야기를.&lt;br /&gt;&lt;br /&gt;이야기를 건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느 때는 뜰채로 연못을 휘저으며 초조하게 이야기를 기다렸고, 또 어느 때는 이야기의 머리만, 또 어느 때는 이야기의 꼬리만 모습을 드러내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야기 때문에 약이 오르기도 했으니까요.&lt;br /&gt;&lt;br /&gt;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일 년, 이 년… 그러다 기어코 콩닥거리며 파닥이는 이야기를 건졌습니다! 나는 이제 조심스럽게 파닥거리는 뜰채를 들고, 가보지 못한 강을 향해 길을 나서려 합니다. 난 내 안에 얼어붙은 동심(童心)에 대고 기합을 넣듯, 세게 입김을 불어 봅니다. 후후~.&lt;br /&gt;&lt;br /&gt;나를 낮은 의자에도 높은 의자에도 앉게 하시는 하나님께 영광 올려 드립니다. 사랑하는 엄마와 정인, 해인, 승기, 민기 우리 5남매, 동화세상 선생님들과 22기 글벗들, 글담어린이 출판사 사장님, 그리고 한빛기획 식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나의 글에 통로가 되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lt;br /&gt;&lt;br /&gt;&lt;strong&gt;▲1976년 서울 출생&lt;br /&gt;&lt;/strong&gt;&lt;strong&gt;▲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lt;br /&gt;&lt;br /&gt;&lt;br /&gt;&lt;/strong&gt;
&lt;dl style=&quot;WIDTH: 160px&quot; class=&quot;left_img&quot;&gt;
&lt;dd&gt;&lt;img src=&quot;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012/31/2010123100754_2.jpg&quot; alt=&quot;2010123100754_2.jpg&quot; title=&quot;2010123100754_2.jpg&quot; width=&quot;160&quot; height=&quot;200&quot; style=&quot;&quot; /&gt; &lt;/dd&gt;&lt;/dl&gt;&lt;strong&gt;심사평 - 자연스런 스토리 전개… 인물심리 묘사 뛰어나&lt;br /&gt;&lt;br /&gt;&lt;/strong&gt;예년에 비해 응모 편 수는 늘어났지만 작품의 전반적인 수준은 좀 낮아진 편이라 심사하는 내내 아쉬웠다. 응모작들의 경향은 대부분 제재나 주제가 엇비슷한 생활 동화, 완결성을 지니지 못한 환상 동화, 동화의 첫 번째 독자가 어린이임을 간과한 어른을 위한 동화들로 분류할 수 있었다.&lt;br /&gt;&lt;br /&gt;당선작으로 뽑은 최선영의 &apos;조금도 외롭지 않아&apos;는 온라인 친구를 300명 넘게 가진 아이의 이야기다. 안 되는 게 없는 최신형 스마트폰이 베스트 프렌드인 그 아이에게 오프라인 친구들은 챙기거나 배려할 일이 많은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 외롭지 않다는 주인공의 강변이 오히려 반어적으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요즘 아이들의 외로움이 물씬 묻어나며,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첨단 기기가 아니라 온기 섞인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보여주고 있는 것은 이야기 전개나 인물의 심리를 잘 다룬 작가의 역량 덕분일 것이다.&lt;br /&gt;&lt;br /&gt;당선작과 함께 최종심에 오른 송은혜의 &apos;짬뽕이 맛있는 집&apos;은 문장을 다루는 솜씨나 행간에 흐르는 유머가 상당하나 이야기가 따뜻하고 감동적인 미담에 그친 점이 아깝다. &apos;6시에 멈춘 엘리베이터&apos;는 동생의 죽음이 자신 탓이라고 여기는 형의 심리가 섬세하고 설득력이 있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 본인이나 부모의 역할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이하영의 &apos;부글부글 욱씨 이야기&apos;는 &apos;욱&apos;하는 성미를 가진 욱씨들이 모두 하늘로 날아가는 것으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설정과 전개가 재미와 공감을 주나 어린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우화로 읽히는 것이 더 적당할 듯싶다. 동화를 쓰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작품을 생산해낼 토대를 닦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당선하신 분은 물론 낙선하신 분들도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lt;br /&gt;/ 이금이·아동청소년문학가&lt;/div&gt;</description>
                        <pubDate>Tue, 10 Jan 2012 11:35:3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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